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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Apr 06. 2018

재미있게 살고싶다...

뭐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삶인 것 같은데 지금의 나는 너무 재미없게 살고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잃을까봐 두려운 것도 하나 없다. 그런데 새로운 시도도 못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현재에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지도 않다. 당장 하고 싶은 소소하지만 대단한 것들을 하나도 할 수 없다는게 나를 한없이 우울하게 만든다.


1. 불타는 금요일 퇴근하고 친구들을 만나 이태원에 가서 놀고싶다.

 -> 난 유부남이다...


2. 야구 연습을 하고 싶다.

 -> 즐겨가던 근처 실내 야구 연습장이 폐업을 했다. 정말 저렴하고 좋은 곳이었는데.. 갈 곳을 잃었다.


3. 노래를 크게 듣고 싶다.

 -> 노래를 크게 들을 수 있는 스피커도 없고...조금만 크게 들어도 옆집에서 난리가 날 복도식에 산다.

   * 결혼하기 전에는 내방에서 엄청 크게 들어도 상관없는 그런 집에 살았는데...


4. 회사를 다니는 확실한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

 -> 나름의 소소한 만족과 새로운 시도가 있지만...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건 아니다. 꿈이 월급쟁이는 아니지 않는가?


5. 골프 연습도 다시 하고 싶다.

 -> 주말간 와이프와 함께 도산공원에 가기로 했다. 전부터 와이프가 그 근처에 구경가보고 싶은 가게가 있다고 해서.. 가야한다. 나도 양심이 있지...야구 다시 하는거 허락해줬는데...할 건 해야지...


6. 아무리 모아도 살 수 없는 집을 사기위해 돈을 모으기 싫다.

 -> 집을 사려면 평생 일을 해도 부족하다....내가 한남 더 힐,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뭐 이런 곳 사는걸 원하는 것도 아닌데... 2008년 이후 만들어진 경기도에 있는 22평 아파트도 대출 없이는 못사는 이 현실에서...왜 일하나 싶다. 은행에 대출 얻어서 사면 원금에 버금가는 이자(물론 원금보다는 싸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엄청 많이 낸다. 아까워 죽겠다.)를 내면서 살아야 하나 싶다.  


7. 마음에 꼭 드는 바지, 자켓 그리고 맞춤 정장을 갖고 싶다.

 -> 살 수 있다. 돈도 있다...하지만 이건 비상금이다...사는 순간 출처를 들키게 된다...할 수 없다...


8.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다.

 -> 강원도 이런 곳으로 가서 맛있는 회, 직접 구워내는 고기와 맛있는 술들과 함께 왁자지껄 떠들고 싶다.


지금까지의 것들을 보면 결혼한 유부남이기에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결혼해도 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나 혼자만의 기쁨과 행복만을 위해 살 수 없는 사람이 유부남 아니던가...내 와이프도 내가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은 별거 아닌 일도 못하며...힘들겠지? 라고 생각해도...생각만 든다...난 진짜 이기적인 사람인 것 같다. 나만 아는 놈이다. 난 개인주의자이며 다른 사람에게 내 삶을 강요하지 않고 타인의 삶에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자부하며 다닌다. 진짜 지만 아는 놈이다. 아닌척...하고 살 수 있겠지만 너무나 힘들다...본심을 노력으로 가리고 바꾸는 것이 아니던가... 재미있게 살고싶다.


 조금 재미있는 일 하고 적당이 늦게 퇴근하는게 칼퇴하고 바로 집에 오는 것 보다 좋은 지금의 삶은 뭔가 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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