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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Apr 13. 2018

오늘도 출근하는 이유

 지난주부터 이번주에는 꼭 하루를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름 노력도 해봤지만 결국 못했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고 하루쯤 미뤄도 괜찮겠지만...그냥 일이 밀리는걸 싫어한다.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 밀리지 않고 평소 꾸준히 일을 해두는 것이다. 그렇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꾸준히 해놔서 어떤 일이든 간에 벼락치기를 하지 않는다. 어쨌든...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내가 왜 회사를 다니는가?" 이다. 물론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돈이 필요하다. 내가 돈을 안벌면 우리집 수익은 절반으로 줄 것이고, 와이프가 버는 돈으로만 먹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올해 말 이사를 가야 하는데 그것도 차질이 생길것이다. 그런데 이런 근본적인 원인 빼고 생각해보자. 과연 나는 왜 회사를 다녀야 하는가? 사실 회사를 안다녀도 문제가 될 것 없이 피해나갈 구멍은 다 있다. 위에서 얘기한 가장 큰 문제에 대한 해답부터 제시해보자면 이렇다.


-> 출근 대신 알바를 하면서 약간의 생활비만 벌고 지금 사는집을 그냥 사버려도 된다.

-> 만약 내가 결혼을 안했다면...그냥 부모님이랑 살면서 계약직 같은 일을 하면서 내 앞가림만 한다.


 뭐...보는 사람은 한심하겠지만 그래도 사는데 문제는 없다. 남편으로서의 책임감도 없는거고 자식된 도리도 못하는거지만...그래도 뭐...나만 바라본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사실 이건 그냥 말만 그런거지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그러면 현실적으로....회사를 다니면서 돈을 벌고 하면 무엇이 좋을까에 대해 고민해봤다. 없다...진짜 없다...내 맘대로 1년에 한 번씩 미국에 야구보러 다녀올수도 없고 운동하면서 살수도 없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있는데 저축해야 한다고 못한다...그놈의 집이 뭔지...진짜..집...집... 엄청 싫다. 얘가 내 삶을 형편없게 만드는 것 같다. 대출 얻어서 열심히 갚고나면 나한테 남는것이 무엇이던가? 집? 그건...그냥 내가 먹고 자고 쉬는 곳 그 이상의 의미가 나한텐 없는데..난 왜 이것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가?


 대단한걸 바라는게 아닌데 왜 이렇게 형편없이 사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고싶은 친구들과의 만남, 주말 운동 그리고 내가 딱 원하는 여행과 라이프 스타일...다 할 수 있다. 못할 이유가 없다...근데 난 왜 못하고 있는걸까?


 집때문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남편과 자식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가끔 일때문에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지만...그래서 나한테 진짜 좋은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비슷할 내 삶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도 출근하는 내모습이 참 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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