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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May 07. 2018

스포츠 마케팅_골프의 대중화

 최근에 보면 계속 회사가기 싫다 이런 글만 써서..(여전히 가기 싫다) 내가 브런치를 시작했던 초심으로 돌아와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자 한다. 몇 가지 쓰고 싶은 얘기들이 있는데 지난 "스포츠 사업기획 및 마케팅"에 이어 오늘은 골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골프"라는 스포츠를 하면 생각나는 첫 번째 이미지는 "비싸다" 이다. 맞다 아무리 골프가 대중화 되었어도 비싸다. 난 골프채를 잡아본 순간부터 지금까지를 구력으로 치는 주말 골퍼의 기준으로 봤을 때 14년차 골퍼이다. 31살의 나이에 골프를 치는게..빠르다면 빠른만큼 내가 골프를 접했던 과정을 소개하면 이렇다.


 중2때 부모님 따라 인도어 가서 우연히 쳐봄 -> 자주 따라가서 치다보니 프로가 조금씩 알려줌 -> 고등학교때는 드라이빙 레인지도 몇 번 따라가서 치다보니 아이언/드라이버 다 칠 수 있게 됨 -> 25살 휴학하고 외국계 회사 인턴할 때 정식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함(3개월) -> 우연히 라운딩 나가봄(퍼블릭/9홀) -> 부모님이 작정하고 정규홀 데려감 -> 취업 후에 대학 후배가 골프동아리 만들어서 들어감 -> 이제부터는 스스로 치게 됨


 내가 생각해도 부모님 아니였으면 내가 골프를 쳐봤을리는 없다. 솔직히 골프는 아직 완전히 대중화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라운딩 한 번 다녀오려면 30만원[라운딩피(12만원 정도), 캐디피(1인당 4만원), 카트비(1인당 2만원 정도였나?), 밥값(3만원), 그늘집(최소 만원)]은 필요하다.  부수적으로 한 번 라운딩 가면 4인 기준으로 보통 4시간을 걸리고, 오며가며 2시간 이렇게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를 다 써야 한다. 이렇듯 솔직히 골프는 여유좀 있어야 칠 수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골프가 어느정도 대중화 됐다고 생각하는건 [스크린 골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상 스포츠 업계의 최고라고 생각하는 [골프존]이 그 선봉에 있다. 스크린 골프는 인당 2만원 정도 주면 넷 이가서 최소 2시간은 신나게 놀수 있다. 중간에 자장면이나 피자도 시켜먹고 하며 신나게 웃고 떠들다보면 그렇게 재미있다. 물론 배우고 치면 좋겠지만 비기너 모드로 하고 처음 치는 사람들 골고루 배분하면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골프존]덕분에 퇴근하고 혼자 연습장 가서 스크린 라운딩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일반 연습장에서도 스크린 연습장비를 통해 타구의 방향과 거리를 보며 더 효과적으로 연습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이건 골프존 게임 화면이 아님


 골프존은 스크린 골프 장비 개발/판매로 시작해 자체 골프장 및 골프샵까지 운영하며 대한민국 골프업계를 점령해나갔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아는 수준에서 골프 장비를 믿고 가장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이 골프존 마켓이다.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을 말해주면 그 범위 안에서 괜찮은 클럽을 추천해주고, 매장에서 직접 쳐보면서 나한테 맞는 최적의 클럽을 고를 수 있다. 골프존이 있기 전에는 그냥 벽에다 시타해보고 감을 믿고 사거나 남들이 좋다는 골프채를 그냥 비싸게 주고 사는 것이였는데...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또한 실제 라운딩을 가서도 캐디들이 손으로 스코어 카드를 쓰는게 아니라 테블릿PC를 활용해 입력하고 웹/모바일에서 언제든 자신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변했다. 이렇게 골프존은 대한민국 골프의 문화를 만들고 그 시장을 성공적으로 장악했다. 또한 스크린 골프의 프로 리그를 만들어 대전 본사에 위치한 전용 경기장에서 리그도 운영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골프존은 정말 스스로 시장을 만들고 개척해 기존의 영역까지 모두 점령한 최고의 스포츠 산업 사례이다.

 

 이렇게 스크린 골프를 장악하고 최근에는 "스트라이크존"이라는 브랜드로 스크린 야구 점령에 나섰다. 런칭과 동시에 가장 핫한 [트와이스]를 모델로 활용하며 스크린 야구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렇게 골프존을 통해서 골프 대중화를 위한 기반은 마련되었다. 이제 정말 누구나 한 번쯤 골프를 쳐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골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 1인 라운딩이 가능해야 하고, 퍼블릭 골프장이 더 많아 져야 한다. 또한 의무적으로 캐디를 쓰지 않을 수 있어야 하며 전동카트도 자신이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게 변해야 한다. 그래야 라운딩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 그리고 골프를 즐기는 분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골프라는 스포츠가 내 사회적 지휘를 반영하고 대접받으며 치는게 아니라 자연 속에서 내 자신과 한 판 붙어볼 수 있는 즐겁고 고독한 스포츠가 되어야 한다.


 아직도 골프장에 가보면 남자 캐디 나오면 여자 캐디로 바꿔달라고 하고, 저속한 농담과 함께 반말 툭툭 하면서 갑질 하시는 꼰대들을 보면...하...여기까지만 하겠다.


 결론적으로 골프는 아직 대중화가 안됐고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 이유는 골프라는게 아무리 싼거 사도 100만원은 넘는 장비 세트를 가지고 라운딩 가서 하루에 30만원 쓰고 오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나부터도 야구 글러브 50만원짜리는 비싸서 못사는데...내가 가지고 있는 드라이버 두 개 합친 가격이 150만원이 넘는다. 이렇듯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구매력은 대단하다. 이 노다지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겠는가? 골프존이 점령하지 못한 시장은 아직도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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