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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Jun 16. 2018

다들 이렇게 사는건가 싶다.

 정말이지 더럽게 바쁘게 이번주를 보냈다. 지방 출장을 두 번이나 갔고 행사도 한 번 했다. 선거로 수요일 쉬는 날이 있었던게 그렇게 감사할 수 없었다. 수요일이 없었으면 행사는 정상적으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쉬는 날이...내가 집중해서 일 할 수 있는 하루로 여겨지는...이 비상식 적인 생활이 너무나 이상하다.


 지난주에 봤던 면접의 결과가 너무 궁금했다. 분명히...너무 잘 봤던거 같은데...연락이 없더라...많은 글에서 봤는데...누가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하라는지....회사를 다니면서 이직하려고 하니까 더 간절하다. 하루라도 빨리 도망가고 싶어서 말이다...내가 그만두고 이직 시도를 안해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더욱더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솔직히 그만둔다고 당장 몇 달 동안 문제될건 없다. 내 생각이지만...그냥 알바하면서 최소시급만큼만 계속 벌면서 6시에 퇴근하고 집에와서 밥먹고 운동한 다음에 하루에 한 개씩만 회사 지원하면..지금보다 더 객관적으로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근데...그런게 안되니까 사람들이 자꾸 다니면서 하라고 하겠지...아 근데 남 얘기만 그렇게 듣고 살면 뭐할것인가...그 사람들이 내 인생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이러나 저러나 그만두고 이직준비 하는 것은 내 성격상 못할 것이다. 결과가 궁금해서 전화해 봤더니 최종 면접 치룰 다른 지원자들도 면접을 보느라 그랬다더라. 다음주 초에 다시 연락드릴꺼라고 결과가 안좋아서 연락을 안드린게 아니라고 죄송하다고 했다. 떨어졌다는 건지 붙었다는 건지 애매한 얘기였지만(붙은거겠지?)...어쨌든 거의 포기하고 있던 상황에서 또 한 줄기 희망이 생긴건 맞는거 같다.


  이번주는 팀장님이랑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속마음을 많이 이야기 하게 됐다. 굉장히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말까지 아직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얘기하다 보니...내 자신에게 당황스러웠지만 큰 거부감 없이 들어주셔서..나름 시원한 부분도 있었다. 내가 속한 팀에서의 업무만 보고 가능성만 본다면 난 지금 회사가 더럽게 바빠도 좋다. 우리 회사의 취약부분인 IT관련 사업 기획 및 운영은 정말 쥐뿔도 모르는 내가 한 3년 해봤다는 이유로 내가 주도하는데...이런 기회가 세상 어디있겠는가...진짜 신기하게 내가 생각하고 기획한 대로 일이 진행되고...덕분에 예전에 썼던 네이버 업무제휴 프로젝트도 성공해서 지금 한창 작업중이다. 팀장님이 했던 말 중에 가장 격하게 공감했던 부분이 있다. "우리는 새로운 일을 기획해서 회사의 일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라는 것이다. 내가 진짜 하고 싶던 일이 이런거고 내가 생각하는 사업기획이 그런거다. 비록 지금은 새롭게 기획하면 구체화 하는데 필요한 너무나 마이너한 일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큰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계속 시도하고 공부해보고 싶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였다...진짜 한 10분 했나? 다른 팀에서 자기들이 너무 바빠서 잘 못하고 우리 팀이 방향을 잡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던 일이 있다. 말이 좋아 도움이지 자기들(특히 담당자)이 하기 싫으니까 우리팀에 도와달라는 핑계로 넘겨버린 일이 있는데 그걸로 현장 지원 나오라고 하다가 싸움이 터진거 같더라. 이게 말로 표현하자니 좀 어려운데..진짜 간결하게 요약하면 "팀장이 자기가 잘 할 것 같고, 하고 싶은 일만 하려고 해서 본인이 싫어하는 담당자(위에서 얘기했던)한테 하기 싫은 일은 다 몰아버림!" 의 상황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담당자(계속 같은 사람)는 일을 더럽게 하기 싫어한다. 이 회사에 와서 길게 얘기해본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암튼 주변사람 되게 힘빠지게 하는 스타일이다. 정말이지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 대충 들어보니까 니네는 우리 일에 관심있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던데...솔직히 다른팀 일에 관심 있을 필요가 뭐가 있나..자기 할 일이나 잘 하고 있으면 그게 다 모여서 전체가 되는데...자꾸 전체를 보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자기들 하기 싫은거 안하고 남일에 간섭이나 하니까 쓸 때 없는 일이 발생하는거 아닌가...


 진짜 마음 다시 고쳐먹고 새로운 일들 제안하고 설득해가며 사업 기획자로서의 역략을 더더더더 높여가고 싶었는데....여기서는 안되겠다...다른데 가서 더 도전해봐야지 싶더라. 지금 마음은 그렇다. 내가 만약 여기를 나가게 된다면...세상에서 제일 아쉬운건 내가 말했던 그 팀 빼고 나머지 사람들이다. 특히 우리팀...이만한 조합이 없는데...너무 아쉽다.


 "그렇게 아쉬우면 남아서 바꾸면 되지 않느냐?" 라는 생각을 할 수 도 있겠지만...그것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랑 함께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들이 보기엔 내가 비상식이고 이상하겠지만...내가 보기엔 그들이 더 이상한데..뭐 그렇게 맞추려고 노력해야 하는가!! 다른 기회가 있는데..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 왜 즐겨야 하는가. 피할 수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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