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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Jul 15. 2018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다

 이직의 최종 면접은 실패했다. 하지만 전혀 후회는 없었다. 뭐...워라밸을 빼면...지금의 회사가 더 좋은건 맞으니까..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을 회사에서 하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일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어제도 오늘도 시간날 때 마다 일을 하고...잠시 짬내서 쉬고..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주 내가 기획했던 네이버 서비스가 오픈했다. 네이버에서 내가 기획한 서비스가 나온다는게..참 신기하기도 하고...나름 내 자식 같았다. 윗 분들도 좋아해주는 것 같아서...다행이긴 했지만..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서 괜히 나만 더 바빠졌구나..라는 생각을 지우기는 어렵다.


 올해초 이직을 안하기로 결심하고 이 회사에서 최소 5년을 채울 생각을 했다. 그 다짐을 하고 딱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이직을 시도했다. 내가 최애하는 브런치 작가님도 이직을 계속 생각하더라. 더 좋은 곳을 찾아야 하는 압박감? 같은 것이 든다고...딱 나도 그렇다. 지금도 사실 좋은 편이다. 그렇지만...계속 이곳에 있다가는 내 10년뒤의 삶이 걱정된다. 남들은 매출압박 없는 이런 회사 다니면서 뭐가 걱정이냐 하겠냐만....배부른 고민이라도 고민은 고민이다...이직 면접 하면서 보니까 지금의 회사에서 했던 일들은 사실 사기업 입장에서는 관심도 없는 일 같았다. 세상물정 모르는 애들의 회사놀이 정도로 생각하는건지 모르겠지만...사실 전혀 틀렸다고 말할수도 없다. 어디가서 돈때문에 아쉬운 소리 하는 법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어쨌든 다시 돌아왔다. 이 곳을 나의 진정한 일터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나만 힘들 것이다. 네이버 서비스 오픈과 함께 또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각났지만...이걸 해보자고 할지 그냥 넘길지 고민이 된다. 하면...퍼포먼스는 더 확 뛸 것 같은데...당장 돌아오는 토요일 행사가 걸린다.


 이놈의 행사는 진짜...거기다가 손 안대고 코 풀려는 사람들은 뭐 그렇게 많아서 여기저기서 같이 하자고 하는지 꼴보기 싫어 죽겠다. 그 와중에 자기 어깨 으쓱 하려고 말도 안되는 일 같이 하라고 하는 사람도 얄미워 죽겠다. 내가 회사에 다녀야 하는 이유를 더 느끼기 위해서 비싼 운동화를 하나 샀다. 내 돈주고는 안샀을 그런 모델이지만...어쨌든 갖고 싶었던건 맞았으니까 회사 복지로 사버렸다. 그래서 일하기 싫을 때 마다 그 신발을 봤다. 하지만...물질로 인한 만족은 1시간이 한계인 것 같았다. 오늘 신고 나갔다 오니....별 감흥이 없다.


 내년에는 내 업무를 재조정 해달라고 하고싶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다른 팀 가기는 죽어도 싫고, 우리팀에서 하는 다른 일은 더 하기 싫다. 에휴...어떻게 또 마음을 먹고 버텨나가야 할지...오랜만에 쓰는 이 글을 마무리 하면서...또 일을 시작해야 겠다.


 뭔가....이정도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너무 불행하다. 일하기 싫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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