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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Aug 04. 2018

내년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 회사에서 3년차를 보내고 있다.


 처음와서 했던 일들을 세 번째로 반복하고 있으며, 그전과 달리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도 있다. 항상 이맘때쯤 만드는 900페이지짜리 책자는 첫 해보다는 지금이 오타도 적고, 매년 만들 때 마다 조금씩 수고가 덜고있다. 정확히 말하면 나 말고 다른 이들의 도움을 훨씬 많이 받아서 만드는 구조로 만들고 있고, 다행히 매년 더 훌륭한 사람들이 함께해주며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올해는 새롭게 했던 일들도 있다. 전에도 말했던 네이버 제휴가 나름대로 큰 문제 없이 오픈했고, 계속해서 정확도를 높여가고 있다. 내가 기대한 만큼의 퍼포먼스가 나오는건 아니지만...마케팅에 있어 타겟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속한 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많은 타겟이 있는 곳에 다시 한 번 타겟팅을 하게 되었다. 빠르면 다음주쯤 적용하고 그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느낌상은 초대박일 것 같은데...물론..그렇다고 나한테 좋을건 없겠지만...에휴...뭐 이런 만족이라도 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요즘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지금 회사를 계속 다니느냐 마느냐는 것이다.


 안다니고 싶은 이유는,,일이 너무 힘들다. 그냥 진짜 일이 너무 많다. 소화도 안되고, 속도 쓰리고 살도 빠지고 있다. 머리도 너무 아프고 어깨 통증도 찾아왔다. 물론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아파지는거지만...아직 30대 극초반인데...그럴 시기는 아니다.


 너무 바쁜 문제를 제외하면...음...정말 가치없는 일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질때가 있다. 자꾸 교수사회의 이상한 문화와 자신들만의 아집에서 나오는 이상한 것들을...듣고 앉아있어야 하는 시간들이 너무 가치없게 느껴진다. 정확히 얘기하면 우리도 다 결정할 수 있는데...세상이..교수의 말을 들어주니까 이 사람들 모아놓고 결정하게 해서, 누가 뭐라고 하면 이 사람들이 결정했다...뭐 이런 논리로 가져가는 일들이 많다. 바빠 죽겠는데..그런 얘기 듣겠다고 다과 준비하고 앉아 있는 내 시간들이...너무 아쉽다. 아직 내가 어려서 그런건지...그 사람들을 무조건 싫어하는 아집에서 나오는 이상한 행동인지 모르겠지만...그냥..그 사람들의 말 한 마디에...방향이 바뀌어야만 하는 이런 상황이 진짜 싫다.


 나머지는....없는 것 같다. 어딜가나 있다는 또라이는 물론 있지만...다른 곳과 비교해보면...비교적 양호하다는걸 잘 알고 있다....답 없는 인생....전에 블라인드에서 봤던 말인데.."존버는 답이 아니고 현실이다"라는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누가 직장생활에서 답을 찾고 다니겠는가...


 얼마전부터 나름 인생의 목표를 잡았다. 그 목표를 시행하면 너무 좋을 것 같고...금전적인 여유도 생길 것 같더라...잘 될지는 모르겠지만..그걸 해보겠다고 책도 한 권 샀고...이것 저것 찾아보며 시간도 보냈다...그냥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재미있더라. 진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그래도 평생 직장만 다닐 생각은 없기에 망할 가능성이 높아도 꼭 시도해 보고 싶다.


 내가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고 그 일을 시작한다면...각 단계별 모든 에피소드를 브런치에 기록해보고 싶다..물론 이런거 하는 사람이 많지만...브런치는 나에게 있어..일종의 일기장 같은 곳이다. 그래서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흘러 봤을 때 "이맘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삻았구나"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10월쯤에 이사를 가야 하는데 내 와이프는 고민이 많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의 차이로 고민을 많이 하는데...난..그냥 집은 내가 사는 곳이고 빨리 사서 마음 편하게 내가 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싶은데..와이프는 좀 다르다..좀 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몇 번 더 옮겨다녀야 한다고 하는데...그러면서도 그냥 대출 많이 얻어서 집 사고 편하게 있고 싶은 마음도 있어....계속 고민하고 있다.


 난 그냥 대출 얻어서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내 집에 살고싶다. 그러면..그 집을 보면서 회사를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TV 없는 넓은 거실에, 크고 멋있는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 잔 하며 브런치에 글 쓰고, 책 읽을 수 있는 그런 집...일이 아무리 많아도 그냥 일찍 퇴근해서 내 방에 앉아 집에서도 편히 일 할 수 있는 책상과 듀얼모니터가 있는 컴퓨터..그러다 힘들면 잠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괜찮은 스피커가 있는 내방..이 갖고싶다.


 그래서 그 집을 보며 아무리 더럽고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묵묵히 참고 회사를 다니고 싶다. 그러다 때가 되면 내 목표를 위해 도전하는 것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방법 말고는 내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 계기가 없다. 그 과정을 와이프와 함께 얘기하면서....생각이 안맞는 것도 발견하고..상상만 해서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마찰이 찾아오더라... 세상 사는게 뭐이리 힘든지...에휴....그래서 이런 생각이 든다.


"2019년 8월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년에도...900페이지 짜리 책만들고 나서....행사 하고 남의집 살이를 계속 하고 있을지...아니면.. 절반 넘게 은행이 가지고 있어도 명의는 내꺼인 집에 앉아 지금과 같은 회사 또는 다른 회사의 일을 하고 있을지...와이프와는 안싸우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지....


 내년도 올해처럼 살고 있으면 정말 잘 살고 있는 것이고..감사해야 하는 마음은 알겠는데...솔직히 누가 그걸로 만족하고 살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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