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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Aug 25. 2018

그 어떤 선택도 하고 싶지 않은 선택

 요즘 정말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정말 하나도 선택하고 싶지 않은 두 자기 선택지를 두고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그것이 내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고민이 있지만 첫 번째는 이미 결론을 내려버린 선택이다.


 꼼꼼한지만 합리적인 팀(상대적으로 적을 뿐 많음) vs 배울 거 많지만 기반 없이 바쁜 팀(일 엄청 많음)


 전자의 팀에서 3년째 일하고 있다. 전체 직장 생활로 하자면 6년째인데.... 내부적인 요인으로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없다. 다만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할 기회가 있었고... 그래서 내가 가진 모든 용기을 다 끌어모아 얘기했다. 가기 싫다고... 왜냐면 당신과 당신 팀의 일이 싫기 때문이라고... 내가 가서 해야 할 일들이 애매하고 복잡한 거 투성인걸 뻔히 아는데... 당신은 그거 잘 안 챙겨 볼 사람이란거 안다..그래서 가기 싫다... 그런데... 그렇다고 지금 팀에 있고 싶은 것도 아니다. 지금 팀은... 내가 이 회사에 계속 있을 거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면 정말 나가서 다른 직장 얻기 힘들 일이다...그래도 우리 팀장은 날 지켜주려고 본인의 어려움도 감수하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남아서 다른 팀 가서 해야 할 일을 가지고 오면서까지 해나간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솔직히 나를 보고 옮기라고 하는 팀 팀장한테...미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나갈 세상 아니던가..미안하지만..당신은 솔직히 버텨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두 개 중에 아무것도 선택하기 싫지만 결국 바로 그만둘 것이 아니기에 후자의 팀에 가기로 했다.


전세 vs 매매


 그냥 집 사서 편하게 살고 싶다. 어차피 돈 없는 건 똑같고 은행에 많이 빌리냐 적게 빌리냐 차이인데... 그럴 거면 그냥 내 집에서 마음이라도 편하게 살고 싶다. 뭐... 회사를 다니는 이유 하나 정도는 확실하게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그렇지만 이번에 집 사서 눌러앉으면 앞으로 준비 중인 기회들에 하나도 도전할 수 없을 것이다. 사업을 하던지 아니면 가지고 있는 돈으로 뭐라도 도전을 하던지 해야 삶이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겠는가.. 사업 시작해볼 만큼 대인배는 아닌 것 같아서 집 가지고 뭐라도 좀 해보려고 하니 뭐 이렇게 어려운지.. 조금 이따가 집을 보러 가지만 왜 보러 가는지도 모르겠고 하...답답하다. 솔직히 난 매매해서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큰데.. 말 못 할 이유로 매매가... 좀 어렵다.


새로운 팀 가서 열심히 하기 vs 그만두고 다른 회사 가기


 솔직히... 올해 이직 면접도 한 번 봤고 그만두려고 다른 회사 입사 확정까지 된 상황에서 결론은 옮기지 않았다. 다른 팀에 가면 뭐 나름대로 역량 강화도 될 수 있고 내가 이 회사에 입사했던 직무로 다시 돌아가서 나쁠 건 없다. 그렇지만 결국 뭐가 변하겠는가... 이런저런 경력 쌓아서 더 좋은 곳에 지원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버티는 건데... 그렇다고 그만두고 다른 회사 가는 것도 딱히 땡기지 않는다. 어차피 내가 가고 싶은 회사들에는 뽑히지 않을 것 같고, 내가 갈 수 있을 것 같은 회사는 지금 회사보다 처우가 좋지 않다. 팀 이동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정말 내가 가고 싶은 회사만 선택해서 쓰고 있는데... 잘하고 있는 짓인지 모르겠다. 만약에 붙어서 간다고 하면 지금 회사에는 팀 이동하자마자 그만둔다고 하는 것이니...완전히 개판치고 가는 것 같은데...그렇다고 붙었는데 안 갈 것이냐? 그것도 엄청 바보 같은 짓이다. 이건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니 일단 붙고 생각하라고 하지만... 회사 끝나고 와서 자소서 쓴다는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힘든 것인데....그것도 못 참을 정도면 아직 옮기고 싶은거 아니라고 하는 말이... 야속하다기보다 솔직히 재수 없다. 예전에는 여기만 아니면 될 것 같아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자소서 써가면서 지금 회사로 이직했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이 아니다. 여기에 있는게 나쁠건 없는데 다만 버티고 있는게 너무 힘들고...다른 회사로 가는 것도 딱히 답은 아닌 것 같은게 문제이다.


 결론적으로 난 이 세 가지 고민에 대해 선택을 해야 한다. 첫 번째 선택은 이미 옮기는 것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최종 결론도 그렇게 날 것이다. 그렇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고민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 어떤 것도 선택하기 싫은 이 고민들 중에 난 무엇을 선택해서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또 뻔히 보이는 별거 없는 삶일 것 같아서... 참...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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