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착 첫날 오후, 렌트를 하자마자 해변 길을 드라이브하는데 아름다운 노을이 우리를 반긴다.
이렇게 불고 아름다운 노을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잠시 2-3분만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지만, 제주의 첫날은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 제주 일정은 지난 글에서 말했듯 너무 뜻깊은 일정이다. 20년을 넘게 알고 지내온 아이들을 포함한 약 20여 명이 함께 하는 일정이고, 거기에 우리 선배 중 한 명은 제주도에 8년 전에 내려가서 이미 정착을 하였기에, 그렇게 총 여섯 가정이 함께 보내는 일정이었다.
평소 제주를 찾으면 제일 먼저 가는 집이 그 선배 형의 집이다. 그 집의 막내는 우리 첫째 아이와 나이가 같다. 처음 보면 어색해서 삐죽이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어느새 부둥켜서 놀고 있고, 시간이 더 지나면 싸운다. 천생 남자아이들이다.
우리를 환대해 주는 형님의 정성이 가득 담긴 닭볶음탕을 먹으며 제주의 첫 시작을 알렸다. 많은 말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3시간이 지나버렸다. 오늘만 날이 아니기에 앞으로 4일간의 여정을 함께 한다고 하니 아쉬움 없이 "그집"에서 나올 수 있었다.
제주에 오면 맞이해 주는 노을은 자연이었고, 맞이해 주는 사람은 그 형님네와 가족이다.
누군가 맞이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그런 기다림이 있기에 우리는 움직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