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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 바로 알기 시리즈

by 이필립


비트코인의 오해 #1

모든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혼동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비트코인 관련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는데, 그들 중 상당수가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실제로 투자하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마치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고 말하면서 전혀 다른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과 같은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이렇듯 암호화폐 전체를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으로 통칭하는 것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다.


비트코인은 2009년 탄생한 최초의 암호화폐로, 탈중앙화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비트코인의 등장은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이를 본따 만든 수많은 암호화폐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비트코인 이후 등장한 이더리움, 리플, 도지코인 등은 각각의 독립적인 목적과 특성을 가진 자산일 뿐, 비트코인과 동일하지 않다. 이와 같은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암호화폐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고,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를 이해하는 데 있어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의 관계를 비유로 삼아보자.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이 시장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현대나 벤츠가 만든 전기차를 테슬라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각 브랜드는 고유의 이름과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테슬라라는 이름은 오직 테슬라의 전기차를 지칭하는 데에만 사용된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역시 암호화폐 시장의 선구자이자 상징적인 존재로, 다른 암호화폐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고유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독보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최초의 암호화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비트코인은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보유하고 있으며, 탈중앙화라는 본질적 가치를 가장 충실히 구현한 자산이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다른 암호화폐들은 특정 목적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실행을 위한 플랫폼이며, 리플은 금융기관 간 송금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다. 각각의 암호화폐는 고유의 기술적 구조와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비트코인으로 뭉뚱그려 이해하는 것은 각 자산의 본질을 놓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오해는 투자자들에게도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신뢰성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의 대표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다른 암호화폐들은 비트코인에 비해 훨씬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신뢰 수준도 낮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든 암호화폐가 비트코인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거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구분하는 것은 단순히 용어를 바로잡는 문제를 넘어선다. 이는 시장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며, 나아가 디지털 자산이 제공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모든 전기차가 테슬라가 아니듯, 모든 암호화폐가 비트코인은 아니다. 이제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분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건전한 시장 이해와 올바른 투자 판단의 첫걸음이며, 더 나아가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을 이끄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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