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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런 정부의 국가라면…

by 이필립



시장에서 신제품이 출시되었다. 기술의 발전과 혁신으로 탄생한 신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며,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신제품의 등장은 항상 기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기존 제품 생산자는 매출 감소의 위협을 느끼고,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고자 정부에 로비를 시작한다. 그들의 목적은 명확하다. 신제품 생산을 제한하거나, 최소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제품 생산을 위해 이미 대규모 투자에 나선 기업들은 혼란에 빠진다. 새로운 장비를 들이고, 생산 시설을 구축하며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지만, 정부의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불확실하다. 그들은 조용히 기다리며, 정부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그러나 정부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신제품이 어떤 산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 관련 부서들 사이에서는 책임 소재를 떠넘기거나, 상황을 단순히 방관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이 틈을 타 일부 기업가들은 ‘혁신’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정부에 사업 제안을 제출한다. 문제는 이러한 제안이 실제로는 신제품과 전혀 관계없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담당자는 제안서를 검토하며, 마치 신제품 산업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계획처럼 보이는 이 사업을 수용한다. 그러나 이 제안서가 실질적으로 신제품과 무관한 내용이라는 점은 신제품 관련 전문가라면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하며 이를 지적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한다. 정부와 제안자는 전문가를 배제한 채 자신들의 계획을 밀어붙인다.


결국 시간이 지나 정부가 주도한 사업은 신제품 산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실질적인 효용 가치조차 없는 불필요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실패를 감추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손을 맞잡고 이를 ‘우수한 성과’로 포장한다는 점이다. 언론은 이를 성공 사례로 보도하며 국민에게 전달한다. 국민들은 언론을 통해 이를 대단한 업적으로 인식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정부의 성과를 칭송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과연 국가의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 답은 명백하다. 이런 시스템 아래에서 국가는 결코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정부는 신제품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세금을 낭비하며, 특정 기업은 정부와의 유착을 통해 국민의 세금을 착취하는 데 몰두한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언론은 허상을 만들어내고, 국민은 그러한 허상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국가의 발전은 정부의 역할이 올바르게 설정될 때 가능하다. 정부는 정확한 이해와 판단을 통해 신제품 개발과 혁신을 지원해야 하며, 이를 통해 산업 발전과 국민 복지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내부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배치되어야 하며,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필수적이다. 또한, 정부는 자신에게 아부하는 세력과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진정한 전문가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추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존재 이유는 특정 이익 집단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한 기관이며, 국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 아래에서는 어떤 혁신도, 어떤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국가의 진정한 성장은 올바른 판단력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정부에서 시작된다. 혁신을 지원하고, 진정으로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실현하는 정부만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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