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화폐

비트코인

by 이필립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카프카의 말은 단순한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경제와 권력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이었다. 나는 오늘, 조용히 화폐의 역사를 돌이켜본다. 인류는 언제나 편의를 위해 화폐를 만들었고, 효율성을 추구했다. 그러나 그 끝은 어김없이 사라짐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권력자의 욕심. 그들의 손에서 화폐는 과잉 발행되었고, 결국 신뢰는 붕괴됐다.


로마가 그러했다. 한때 금화의 신뢰로 세계를 통치하던 제국은, 점차 함량을 줄인 동전으로 궁핍을 감추려다 경제를 무너뜨렸다. 그 외 수많은 제국과 국가도 같은 길을 걸었다. 놀랍게도, 그때마다 금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그 어떤 권력의 말장난에도 휘둘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본질로 인간의 신뢰를 받아왔다.


하지만 인간은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금본위제 위에 세운 화폐는, 어느 순간 지배자에 의해 무너졌다. 1971년, 금과 달러의 연결고리가 끊긴 날 이후로, 세상은 ‘근거 없는 숫자’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5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금 그 과잉 발행의 욕망 앞에 서 있다.


물가는 오르고, 자산은 폭등하고, 돈의 가치가 흔들린다. 정부는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이라는 불가피한 길을 걷는다. 문제는 그 과정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것이다. 과거의 인플레이션은 전쟁을 이기고, 산업을 일으켰고, 인프라를 만들었다. 발전이 뒤따랐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누구를 위한 인플레이션인가?


나는 믿는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시민들이 행동해야 할 때다. 역사에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반복된 역사를 넘어서는 지혜를 실현해야 할 때다. 발전의 이익을 특정 집단만 누린다면, 그것은 진보가 아닌 약탈일 뿐이다. 과거가 현재를 돕지 못한다면, 그 과거는 현재를 해치는 독이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어딘가에서는 새로운 희망이 서서히 태동한다. 그것은 소리 없이 다가오며, 아직 모두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안에는 심오한 철학이 있고, 논리적 질서가 있으며, 공정함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내포한다.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되,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자에게는 침묵으로 대답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해하고, 학습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믿는다. 미래 화폐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신뢰의 문제이며, 선택의 문제이며, 더 나은 인류 공동체를 위한 도전이다.


역사는 다시금 묻고 있다. 당신은 무엇을 믿을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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