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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없고, 비트코인은 있다

비트코인

by 이필립

상식을 넘어선 단 하나의 혁명


블록체인은 없다. 오직 비트코인만이 존재한다.

이 말은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문장을 신념처럼 되새긴다.

왜냐하면 이것은 ‘기술’이 아니라 ‘혁명’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혁명이란 원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과거의 지식, 익숙한 이론, 손에 잡히는 경제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단지 ‘금융 기술’이나 ‘지불 수단’의 발전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 노동, 신뢰, 화폐의 역사, 그리고 인간의 욕망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질서의 창조다.

복잡한 수학과 인문학, 경제학과 철학이 유기적으로 엮여야 겨우 비트코인의 본질에 닿을 수 있다.

이런 학문, 아니 이런 ‘사건’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2015년까지는 블록체인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고비용 금융 인프라를 대체할 지역화폐, 탈중앙 네트워크의 잠재력.

그것이 블록체인 혁명의 한 조각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방 깨달았다. 진정한 탈중앙은 ‘정부의 부정’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정부를 부정하면 결국 또 다른 권력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 순간부터 블록체인 혁명은 실현 가능한 대안이 아닌 허상, 일장춘몽이 되고 만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달랐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적 껍질 속에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그것을 초월했다.

2016년 이후, 비트코인은 더 이상 ‘지역화폐’가 아니었다.

그것은 썩지 않는 디지털 자산이 되었고, 몇몇 금융 선진국은 그 가능성을 전략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중요한 건 이것이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단지 희소성 때문이 아니다.

‘금’이 썩지 않듯, 비트코인은 위변조 불가능성이라는 기술적 무결성으로 인해 새로운 신뢰 자산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의 금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과 같은 것을 또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제2의 비트코인’, ‘차세대 블록체인’이라는 말을 쉽게 꺼낸다.

하지만 그것은 상식의 오류다.

비트코인은 태생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외부의 개입이나 조작을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존재다.

그것은 철저히 분산되고, 누구도 통제하지 않으며, 누구도 수정할 수 없다.

이 조건을 다시 구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선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

지동설이 천동설을 이길 때까지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린 것처럼,

비트코인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도 마찬가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블록체인 혁명을 외치며, 비트코인을 저급한 투기 수단으로 폄하했다.

그들의 말을 믿고 따라간 대중은 그 사이 비트코인이 품고 있는 혁명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오늘날 정부는 여전히 비트코인의 본질을 외면한 채,

STO니 RWA니 하는 허상 위에서 구시대 학자들의 언어를 반복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볼 때마다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

제발, 비트코인의 기술적 본질을 이해하고 논의해 주시길.


비트코인의 혁명적 가치는 전체의 0.1%만 보이더라도, 그것이 진짜 혁명의 씨앗이다.

그 0.1%조차 놓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의 질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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