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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금융의 비트코인 흡수의 위험성

비트코인

by 이필립

비트코인 금융의 핵심은 높은 변동성과 혁신적 특성에서 비롯된 기회와 리스크의 교집합에 있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제안한 이후, 이 기술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가격 급등에 따라 전통 금융권에서도 다양한 금융상품이 등장했는데, 그중 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바로 현물 비트코인 ETF다. 2024년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첫 번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며 이를 증권시장에 상장할 길을 열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비트코인 기반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레버리지 펀드, 선물 연계 상품, 신용공여 상품 등이 시도되었지만, 실제 시장에서 안착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비트코인 자체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으며(약 2,600조 원) 전통 금융자산과 견주어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투자자를 대변할 만한 금융 플랫폼은 아직 드물다.


첫째, 기존 금융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은행이 예금을 받아 대출·투자를 운용하듯, 비트코인을 ‘수탁’하고 이자를 붙이는 구조는 얼핏 수익 모델처럼 보인다. 그러나 거래소 및 수탁업체의 빈번한 해킹 사고, 내부 부정(뱅크런) 사례는 비트코인의 분산·탈중앙화 특성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예컨대, 큰 거래소들이 막대한 보안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뚫린 근본 원인은 ‘집중 보관’이라는 구조적 취약점에서 기인한다.


둘째, 금융회사의 이해 부족이다. 정부나 학계, 전통 금융기관이 내놓는 정책과 보고서에는 비트코인의 동작 원리와 거버넌스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완전한 소유권은 개인의 프라이빗 키에 달려 있으며, 이를 제삼자가 운용하는 순간 그 특성은 크게 훼손된다. 금융회사가 이 핵심을 이해하지 못한 채 수익 모델을 설계하면, 상품 자체가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속성을 전제로 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반중앙화 플랫폼의 API를 통해 은행권이 담보·대출·파생상품을 자동화하지만, 여전히 중앙화된 시책·규제와 충돌하는 지점이 존재한다. 앞으로는 분산 거버넌스를 유지하면서도 규제 준수를 보장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핵심이 될 것이다.


진정한 ‘비트코인 금융’을 선도할 기업은 비트코인의 기술적·철학적 토대를 이해하고, 보안·투명성·접근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설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미래 금융의 전환점을 만들어낼 것이며, 그들이 자리 잡은 도시는 새로운 금융 허브로 거듭날 것이다. 아직 시장에는 그러한 선도 기업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기술과 규제가 조화를 이루는 순간, 비트코인 금융 시대는 경쟁의 포문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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