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중국 고전 『논어』에 나오는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라는 구절은 배움과 생각의 조화를 강조한 대표적인 문장이다. 즉,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둠 속에 있는 것과 같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뜻이다. 이 짧은 문장 안에는 인간이 지식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진정한 앎에 이르는 길이 함축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는 ‘배운다’는 행위에 지나치게 익숙하다. 인터넷 강의, 자격증 학원, 각종 서적과 유튜브 콘텐츠 등 ‘배움의 수단’은 넘쳐난다. 그러나 진정한 배움이란 단순한 정보의 축적이나 남이 말한 것을 암기하는 데 있지 않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책을 읽는 기계와 다를 바 없다. 앵무새처럼 타인의 지식을 반복해서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사고 없는 지식이며, 곧 죽은 지식이다.
생각하지 않는 배움은 자기 언어가 없는 복사물과 같다. 학문은 궁극적으로 자기 이해와 연결되어야 하고, 그 이해는 다시 현실을 해석하고 바꾸는 힘으로 이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역사적 사건을 배운다면 그 사건의 맥락과 의미를 사유하고, 오늘날 나의 사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까지 고민해야 진정으로 ‘배운 것’이다. 지식을 내 삶에 적용할 수 없고, 그 지식이 나의 사고를 뚫고 나와 현실을 해석하는 도구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종이 위의 문장일 뿐이다.
반대로, 생각만 있고 배움이 없다면 그것은 또 다른 위험을 동반한다. 생각은 상상의 영역을 넓히고, 기존의 틀을 넘어서게 만드는 원동력이지만, 근거 없는 생각은 공상이나 망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아무리 창의적이라 해도 기초가 없고, 사실과 단절된 사유는 결국 허구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현실과 연결된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습이 필요하다. 학습은 사유의 재료이자 경계선이다. 배움이 없다면 생각은 모래 위에 쌓은 탑과 같다. 금세 무너지고 만다.
그렇다면 배움과 생각의 결합이 끝일까? 아니다. 그 다음은 ‘행동’이다. 생각은 행동을 위해 존재한다. 깊이 있는 배움은 사고로 이어져야 하고, 그 사고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아가야 완결된다. 결국 ‘배움–생각–행동’은 순환 구조를 가진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있다. 이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삶을 바꿀 수 없다.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하고, 생각한 것을 삶의 결정에 녹여내며, 행동을 통해 다시 배움의 필요를 자각하는 과정이 선순환되어야 한다.
특히 ‘생각 없는 행동’은 무모함이고, ‘배움 없는 행동’은 맹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은 반드시 ‘올바른 생각’ 위에 있어야 하고, 이 생각은 ‘배움’이라는 토대 위에 있어야 한다. 옳고 그름의 기준 없이 행동하는 것, 혹은 기준 없는 사고만 반복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협한다.
결국, 우리는 배우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다. 배움은 생각을 위한 재료이며, 생각은 행동을 위한 나침반이고, 행동은 그 배움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증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인간답게 성장하는 방식이며, 세상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길이다.
“지식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다. 생각과 행동을 거쳐야 지식은 진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