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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by 이필립

비트코인은 타임머신이다


10년 전, 나는 익숙했던 IT 업계를 떠나 비트코인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그 결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문과 충격을 안겼다. 안정적인 경력을 가진 내가 불확실한 길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이들도 있었고, 실패를 예견하며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들에게 비트코인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대화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비트코인의 본질은 단순히 기술적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블록체인의 구조적 혁신, 경제 원리의 변화, 정치적 의미, 그리고 인간 사회의 철학적 고민까지 연결해야 비로소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이런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최소 열 시간은 필요했다. 그러나 이미 비트코인에 부정적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 중 누가 10시간을 할애해 이 이야기를 들어줄까?


종종 사람들은 이렇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렇게 잘 안다면 비트코인을 한 줄로 설명해 보세요.” 나는 이렇게 답했다. “비트코인은 타임머신입니다.”


이 한마디에는 세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첫째, 타임머신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면 그 경제적, 사회적 가치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비트코인은 바로 그러한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다.

둘째, 타임머신은 현대 기술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기계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선 혁신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가능성을 실현해 냈다.

셋째, 과거의 기록을 우리는 신뢰에 기반해 받아들이지만, 타임머신을 통해 직접 과거로 간다면 더 이상 ‘신뢰’가 아닌, 객관적 ‘사실’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은 바로 이러한 왜곡 불가능한 기록을 제공하며, 신뢰를 넘어 ‘사실’ 그 자체로 인정받는다.


비트코인은 혁명적 기술이다.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네트워크는 정보 부패를 방지하고, 기존 기축통화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을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더 나아가 비트코인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스스로 성장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생명력의 중심에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부여한 신뢰가 있다. 채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비트코인은 스스로 몸집을 키우며, 해시파워를 기반으로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견고함을 강화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화가 아닌,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경제적 시스템이다.


결국 비트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화폐가 아니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타임머신이다. 이 혁명적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시대에 주어진 기회를 붙잡는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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