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가족앓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글사랑 Dec 27. 2023

마음 성장기

무엇이 달라지길 원했을까, 어떤 노력을 했을까.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아들이 말해준 나의 장점이다. 무엇이 달라지길 원했을까. 어떤 노력을 했을까. 독서를 하는 목적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글쓰기 덕분에 변화하고 있다.


십 년 전, 처음 독서 할 때 책은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데 아는 게 없었다.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책을 읽었다. 도서관은 나에게 보물 창고였고 주말이면 달려가는 놀이터였다. 아이와 대화하다 막히는 곳이 생기면 책을 펼쳤다.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어른이 대화할 때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아는 내용이 나오면 책을 가지고 와서 펼쳤다. 책 장르는 다양했고 대화 내용이 나온 부분을 찾아 펼치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의 놀라는 표정이 재미있었는지 아들은 신이 나서 책을 읽었다.


지금은 나를 들여다보는 수단으로 독서를 하고 있다. 글은 나를 변화시켰지만 말은 여전히 문제가 많다. 마음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글 그릇과 달리 말 그릇에는 감정만 실린다. 오늘은 하루 종일 업무에 치여 저녁을 준비할 힘이 없었다. 퇴근길 반찬가게에 들러 남편이 좋아하는 무뼈닭발과 계란말이, 아들과 먹을 닭볶음탕을 샀다. 아들을 위해 저녁을 차렸다. 맛있는 닭볶음탕을 앞에 두고 난 고등학교 3학년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왜 하필 그 화두를 던졌을까. 아들을 아끼는 마음이 조금씩 잔소리로 변했고 맛있던 닭볶음탕도 식어갔다.


가족을 힘들게 하는 사람. 내 것을 얻기 위해 가족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나였다니. 삶의 일 순위는 가족이었다. 프레임에 갇혀 내 방식대로 생각하고 판단한 오류였을까. 가족의 솔직한 이야기는 불편하고 우울했다. 가족의 눈에 비친 나는 독불장군이었다. 내 마음과 전혀 다른 해석이 충격이었지만 지금 당장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행동한 까닭은 무엇일까. 가족을 위해 헌신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었다니.


2024년 가족과 나를 위한 필독 도서를 정했다. 김윤나의 말그릇, 마셜 B.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 세이노의 가르침과 머니트렌드 2024. 우리 집 키워드는 화목이다. 화목한 가정이 되기 위해 나만 잘하면 된다. 남편과 아들의 온순한 말투를 잘 듣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야겠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은 다 하고 있었다. 생각은 하지 않고 말만 했던 나. 가족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행복할 수 있게 예쁜 말을 모아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장점 사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