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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가족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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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글사랑 Jan 12. 2024

오늘도 빛나는 너

다른 걸 인정하는 것은 쉬운 듯 어렵다.

난 그녀를 모른다. SNS 파도타기를 하다 우연히 만난 그녀들. 첫인상에 끌려 영상을 보았을 뿐 그녀에 대해 아는 건 없다. 알지 못하지만 호감이 갔다.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룬 그녀,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비슷한 성향에 끌려 자꾸 보게 되었고 빠져들었다. 과거 영상을 보고 개인사를 알게 되었다. 그녀도 힘든 시기가 있었고 이를 현명하고 지혜롭게 이겨냈기에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다.


모든 근심이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예전에는 몰랐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내 마음처럼 대했으니깐. 내 마음이 변한 건지 상대의 마음이 변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 어렵다. 변덕스러운 내 감정도 문제겠지만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고 모두가 그 부분을 힘들어하는 시국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 민족이란 테두리가 오히려 다양성을 가로막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성향이 다 다른데 말이다.


다른 걸 인정하는 것은 쉬운 듯 어렵다. 아이가 커가며 나와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십팔 년간 키웠기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지 알지만 상황에 대해 판단하는 기준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상황을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 크기 때문일까. 조급한 나와 달리 상황을 멀리 보고 의견을 내는 아들이 기특했다.


친정어머니와 오빠가 김해에 내려갔다. 막내작은아버지의 부고로. 퇴근하고 아픈 아버지 저녁을 챙겨드리고 왔는데 방학이니 자기가 낮에 가서 할아버지 점심을 챙기겠다고. 고마웠지만 다음 주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있는 아들의 아량이 내키지 않았다. 외가의 장손으로 태어나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랑을 받긴 했지만 지금 중요한 건 자격증 시험이라 생각했다. 자기 실속을 챙길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늘 남의 처지를 먼저 살피는 아들이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고.


남편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며 내일 일정을 이야기 나눴다. 바쁜 일로 김해에 내려가진 못했지만 남은 가족을 챙겨야겠다고 말했다. 사촌동생 졸업식에 갈 거라고 한 아들은 외가에서 하루 자고 졸업식에 갔다 온다고. 나도 오전에 잠깐 시간을 내서 조카 졸업식에 갔다 출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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