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김가영
올해 2월 SM 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아티스트 팬클럽 어플 리슨(LYSN)에 ‘Dear U bubble(이하 버블)’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했다. 버블은 월 4500원의 가격을 지불하면 선택한 아이돌에게 사진이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단순한 서비스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돌 팬덤은 이에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특정 아이돌의 메시지를 보낼 경우 SNS 실시간 트렌드에 #00버블이 올라갈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흔히 유료 콘텐츠는 기존의 VLIVE나 YOUTUBE를 통해 제공되고 있고, 팬클럽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경우 해당 아이돌의 공식 팬카페 등을 통해 전달되고 있는데 왜 아이돌 팬덤은 ‘버블’에 열광할까.
버블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아이돌이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닌 오직 ‘나’를 위해서 보내는 메시지라는 점을 강조함에 있다. 버블의 경우 카카오톡과 같은 개인적인 채팅과 같은 UI를 사용하며 마치 아이돌과 개인적인 연락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한다. 아이돌이 보내는 메시지의 내용의 경우도 대외적으로 보내는 메시지와 다르게 ‘밥 먹었어?’, ‘오늘 피곤했지?’와 같이 편안한 말투의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더욱 팬덤은 이런 개인화된 경험에 열광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메세지에서 아이돌이 자신을 부르는 이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어 ‘영희누나, 밥 먹었어?’, ‘정화야, 오늘 피곤했지?’처럼 고도로 개인화된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한다. 모두가 같은 내용을 받지만 그걸 받는 플랫폼이 개인 SNS와 비슷한 디자인이고, 자신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메시지에 포함 되면서 ‘팬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닌 진짜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버블은 단순히 자신이 설정한 이름으로 메시지를 받는 것에서 더 발전해 받은 메시지에 대해서 답장을 보낼 수도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물론 내가 보내는 메시지가 해당 아이돌에게 전달되지는 않지만 실제 사용하는 팬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제법 꼬박꼬박 답장을 보내게 된다고 전했다. 특히 받는 메시지의 내용이 무언가를 물어보는 메시지의 경우 그에 대해서 답장을 보낼 수 있고, 실제로 자신이 보낸 메시지가 읽음으로 뜰 경우 굉장히 행복한 감정이 든다고 전했다. 버블의 답장 서비스는 현재 아이돌 팬덤의 ‘적당한 연결 추구’라는 특성에 잘 맞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는데, 최근 아이돌 팬덤은 90년대 팬덤의 ‘혈서’와 같이 자신의 존재를 해당 아이돌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기보다는, 자신을 팬덤의 일부분으로서 인정하고 이를 즐기며 팬덤으로서 아이돌과의 ‘적당한’ 연결을 추구하는 문화가 강해지고 있다. 이런 특성을 가진 팬덤에게 버블의 ‘답장’ 기능은 아이돌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비록 닿지 않을 답장이지만 답장을 보낼 수 있다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팬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것이다.
버블은 월 4500원의 구독 서비스인 만큼 외부로 버블을 통해 받은 메시지나 사진을 유출하면 안된다. 하지만 메시지나 사진 등 외부로 유출하기 쉬운 콘텐츠이기 때문에 공유도 쉽다. 즉, 꼭 돈을 주고 구독하지 않아도 아이돌이 제공하는 메시지나 사진을 충분히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소속사에서도 버블 유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대부분의 팬들은 돈을 내고 자신의 계정으로 버블 서비스를 구독한다. 불법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지 않다는 의식 이외에도 직접 버블을 구독할 유인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첫 번째는 커피 한잔 값의 싼 가격이다. 월 4500원이면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메시지를 내 핸드폰을 통해 받을 수 있다. 각 아이돌에 따라 메시지를 보내는 빈도는 다르지만 정말 많이 보내는 경우 하루에 2개 이상 꾸준히 보내는 아이돌도 있어, 45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다는 의견을 대다수가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구독을 할 경우 본인이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앱 푸쉬 알람이 오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편하게 받아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또 다른 강점은 바로 앞서 설명한 이름 설정과 답장 서비스이다. 남의 이름으로 된 메시지를 검색을 통해 찾아서 보는 것과 자신의 이름으로 된 메시지를 개인 핸드폰으로 그 때 그 때 볼 수 있는 것, 둘 중 아이돌 팬이라면 후자가 4500원의 비용이 들더라도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생기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돌을 위해서 라면 큰 돈도 기꺼이 지불하는 팬덤에게 자신만을 위한 메시지를 매일 보내주는 서비스는 4500원이라는 돈으로는 메길 수 없는 더 큰 행복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 팬덤의 여론이라고 한다. 버블이 외부로의 메시지 유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더욱 적극적으로 캡쳐 금지나 기타 규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버블의 서비스를 더욱 개인화하고 고도화하는 것도 이런 팬덤의 여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는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버블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더욱 성장해 대부분의 아이돌이 팬덤과의 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될까, 아니면 현재의 상태에서 몇 달 안돼 종료될 일시적인 이벤트로 남을까. 개인적으로 더 많은 아이돌이 사용하며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의 아이돌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누가누가 더 팬들과 소통을 잘하냐’ 일만큼 팬덤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많은 인기 아이돌들의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팬사랑’도 기본적으로 소통에서 기반하는 만큼 아이돌의 성공에는 소통이 필수적이다.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함께한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아이돌과 팬덤과의 소통은 꾸준해야 하며,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더 이상 명목상의, 형식적인 소통은 팬들에게 안부 인사를 넘어선 감동을 주기 힘들다. 그래서 많은 아이돌이 팬들과의 소통을 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자체적인 콘텐츠 영상을 올리거나 SNS 채팅 소통 등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버블처럼 지속적으로 양질의 소통을 하기는 힘들다. 팬덤의 한 명, 한 명에게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최적의 서비스인 버블은 그 지속성에서도 큰 강점이 있으며 꾸준히 유지하기에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효율적이다. 결론적으로 공급자도 소비자도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만족감이 굉장히 높은 서비스인 것이다.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는 서비스인 만큼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만 버블이라는 이름으로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후에는 모든 아이돌이 버블과 같은 서비스를 사용하며, 누가누가 버블을 자주, 정성스럽게 보내는 지에 대해 경쟁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연세대 국어국문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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