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7th BITors

오늘도 나는 알바하러 밭으로 갑니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김다원


일자리를 찾아 농촌으로 향하는 도시 청년들


일손이 필요한 농가와 일하기를 원하는 도시 청년들을 연결하는 농촌 일자리 플랫폼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 회사 ‘푸마시’다. 푸마시 측과 농장주들은 현장 테스트를 통해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지원자가 일을 처음 시작할 때와 2~3시간이 지난 후를 비교해서 얼마나 능숙해졌는지 평가하고, 자기만의 작업 요령을 만들었는지 등으로 일할 사람을 선발한다. 푸마시를 통해 농가에서 일을 할 경우 시간 당 만 원을 받는다. 당일 작업의 난이도에 따라 1만2,000~1만3,000원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도시에서 하는 아르바이트의 시급이 최저시급 기준인 8590원임을 생각하면 꽤 높은 액수다.


55383_31786_1851.jpg 출처: 농촌여성신문

직접 작업을 하는 일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 홍보와 판매, 교육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농촌 인력 또한 그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장 매니저’가 있다. 이들은 농장과 상품을 소개하는 홍보 담당자이자 도시에서 온 사람들의 농촌 적응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마케팅, 운영관리 등 도시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쌓아온 역량을 발휘해볼 수 있는 기회다.


도시 인력과 농촌 노동시장: 상생의 콜라보


농촌 일자리 연결은 각자의 니즈가 있는 두 집단이 기획력이 있는 중개자를 매개로 만나 상생의 열쇠를 찾은 좋은 사례다. 먼저, 코로나19 확산으로 농촌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일손을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다. 그 주요한 원인은 오랜 시간 이어져 왔던 농촌의 특수한 인력구조에 있다. 그 동안 농가의 일자리는 대부분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외국인 노동자가 채워왔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불법 체류자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을 떠났다. 설상가상 지방자치단체와 대학들도 연달아 예정되어 있던 농촌 봉사활동을 취소했다. 서둘러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농가들이 최악의 인력난에 시달릴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도시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많은 기업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으로 새로운 인재 채용을 잠정 연기하거나 포기하면서 취업은 바늘 구멍 뚫기가 됐다. 편의점, 카페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려 하는데 취업 준비생들까지 급한 대로 아르바이트를 찾기 시작하면서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졌다.


0000493352_009_20200506044917289.jpg?type=w647 출처: 한국일보


덧붙여, 지금의 ‘푸마시’로 대표되는 농촌 일자리 연결 플랫폼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사업이기도 하다. 한 예시로, 여행객의 발길이 끊어져 공실이 많은 지역 숙박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농가를 찾은 도시 일꾼들이 묵을 숙소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겠다. 더불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매너 없는 고객들의 갑질은 물론이고 밤늦도록 이어지는 야간 업무에 쌓이는 피로가 농촌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이 주는 스트레스’는 덜 할 것이라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optimize 출처: 뉴스1 (푸마시 제공)


다만, 최근 주춤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푸마시’에도 제동이 걸렸다. 물류센터에서의 확진자 급증으로 예정되어 있던 봉화군 일손교류 행사가 취소된 상태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서울형 농촌일손교류 프로젝트’로 전면 대기상태로 변경되었다. 앞으로 농촌일자리로 도시 청년들이 유입되는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다. 하지만, 일자리를 위해 농촌을 찾는 새로운 움직임이 미래 노동시장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연세대학교 경영 김다원

dawon15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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