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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플러스멤버십 출시의 의미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6기 윤영훈

[제목 사진 출처: 네이버]



새로운 구독 모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네이버가 6월 1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의 이용료로 다음의 5가지 서비스 중 4가지를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디지털 라이프팩.jpg (출처: 네이버)


이러한 혜택에 더해 네이버가 가장 강력한 무기로 내세운 것은 ‘네이버 페이의 적립금’이다. 네이버 페이 결제 시 적용됐던 기존 1%의 적립 비율이 멤버십 가입 시 5%로 증가한다. 즉, 4%의 추가 적립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 달에 10만 원 이상 네이버 페이를 이용했던 고객은 멤버십 사용 시 추가로 제공되는 4%의 적립금(4,000원)만 받아도 한 달 이용료(4,900원)를 돌려받는 셈이기에, 적립금 혜택이 멤버십의 최대 무기라는 것이 네이버 측의 주장이다.



혜택이 좀 애매한데?


그렇다면 실제로 네이버멤버십 플러스를 가입할 만큼 혜택이 유의미할까? 이에 대해 새로운 멤버십 모델의 혜택이 애매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선, 가장 강력한 무기로 내세운 추가 적립금 제공이 모든 상품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표기가 있는 제품에 한해서만 적용되기에, 혜택이 제한적이다. 또한, 선택할 수 있는 4가지 서비스가 한정적이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에 제한되어 있다 보니, 이미 음악, 클라우드 등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경우 네이버로 넘어올 만큼 큰 유인이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시리즈온으로 영화, 드라마를 시청하기에도 콘텐츠가 한정되어 있고, 네이버 오디오북은 서비스 이름조차 생소한 분야다. 더군다나 모든 서비스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게 아니라 금액, 용량 등의 이용 제한이 있다. 이로 인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관련 글에는 "인기 없는 아무 상품이나 넣은 서비스", "시식코너 도는데 4,900원" 등의 악플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를 의식한 네이버?


네이버는 과연 이러한 소비자들의 우려와 반응을 예측하지 못하고 빠르게 멤버십을 출시했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네이버는 카카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빠르게 구독 모델을 선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네이버는 초기 검색 엔진 서비스로 유저 Lock-in 효과를 확실히 누리고 있는 기업이다. 검색 엔진으로 사람을 모으고, 광고, 쇼핑, 금융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네이버를 잡기 위해 메신저, 기프트를 시작으로 게임, 음원, 모빌리티, 페이지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고 있지만, 확장에 집중한 만큼 아직 멜론을 제외하고는 개별 서비스의 수익성이 높진 않은 상황이다. 실제 플랫폼 단위로는 2019년 기준 영업이익이 네이버가 카카오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높다.


인베스트조선.png (출처: 인베스트조선)


하지만 카카오가 무서운 점은 이러한 문어발식 확장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우리의 삶에 이미 상당 부분 침투해 있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도 빠짐 없이 '카카오'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더 매력적인 구독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다. 한편, 이러한 구독 모델이 무서운 점은 하나의 서비스 단위가 아니라 플랫폼 단위로의 유저 유입과 이탈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렇게 유입, 이탈 된 유저는 구독 모델에 의해 해당 플랫폼에 Lock-in 된다. 그러므로 구독 모델 경쟁에서 네이버가 패배할 경우, 플랫폼 단위로 다수의 유저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네이버에게도 엄청난 타격일 것이고, 네이버는 분명히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네이버의 전략은 무엇인가?


이렇듯, 플랫폼 단위로 위상이 흔들리는 것은 네이버 입장에서도 상당한 타격이다. 이는 한두 개의 서비스 단위의 이탈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이다. 특히 지금까지 초기 플랫폼의 지위에서 유저 Lock-in 효과를 확실히 누려 온 네이버는 역으로 Lock-in 효과에 당할 수 있는 현재의 위협을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지금이라도 카카오처럼 빠르게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서 우리의 삶 곳곳에 들어오고, 이를 활용해 더욱 매력적인 구독 모델을 만들어야 할까? 이는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이미 상당 수의 유저가 Lock-in 되어 있는 카카오 서비스의 후발 주자로서 움직이는 것이기에 신규 유저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더군다나 괜히 머뭇거리다가 카카오에서 먼저 구독 모델을 내세워서 이용자들이 Lock-in 되기 시작하면, 뒤늦게 이 격차를 따라잡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실제 카카오도 서비스와 가격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구독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빠르게 구독 모델을 출시해서 초기 유저를 Lock-in 시키고, 누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구독 모델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빠른 실행의 가치


이처럼 네이버는 경쟁사인 카카오보다 빠른 실행을 택했다. 어떤 생각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언급한 것처럼 빠른 실행을 통해 점차 서비스를 고도화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 서비스를 실행해 본 사람은 알 수 있듯이, 생각과 실행은 다르다. 완벽하다고 생각한 논리도 실행에서 부서지기 부지기수다. 자신감이 가득하던 주관도 점차 희미해지면서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존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네이버 역시 새로 출시한 모델이 소비자의 니즈를 완벽히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출시한 것이 아닐 확률이 높다. 우선, 시장에 출시한 후 소비자의 반응 데이터를 통해서 모델을 더 정교하게 만들려는 전략일 것이다. 예를 들어, 멤버십 가입자 중 30대의 비율이 낮다면, 이들이 관심 있는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새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 1억 5천만 명의 서비스 구독자를 보유하며 아마존을 지금의 위치로 만든 ‘아마존 프라임’ 구독 서비스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해서 서비스를 고도화시켰다. 예시로 50, 60대의 멤버십 가입률이 떨어지자, 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헬스케어 분야의 온라인 약국 회사인 ‘필팩’을 인수해, 온라인 처방 및 약품 배송 서비스를 구독 모델에 추가했다. 네이버 역시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충분히 서비스를 고도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 필팩 인수.jpg (출처: 필팩)


마치며


실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아마존 프라임이 될지, 향후 출시될 카카오 구독 모델에 밀려 플랫폼의 기존 위상까지 흔들릴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네이버는 유저 Lock-in 효과와 실행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따라서 네이버의 빠른 구독 모델 출시는 충분히 의미 있는 행보로 보이며, 앞으로 해당 경영진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서 유저를 유치할지 기대된다.



연세대 정치외교 윤영훈

same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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