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최진우
자신이 꿈꾸는 모습을 현실로 만들면 어떨까? ‘네이버 제페토’가 이를 구현 하는데 한 발짝 다가가고 있다. 네이버 제페토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SNOW)가 만든 3D 아바타 제작 앱이다. 2018년 8월에 출시된 제페토는 2018년 12월 누적 가입자 수 5000만 명을 넘겼고, 2020년 4월 기준 1억 5000만 명을 달성했다. 이 가파른 상승세에 대응해 제페토는 2020년 3월 16일 별도 법인인 네이버 Z로 분사되어 새 출발을 한다. 이런 단기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기존에 존재하는 얼굴 인식 아바타 기술, 예컨대 아이폰의 애니모티콘, 갤럭시의 AR 이모지와 제페토는 차별화된다. 단순한 얼굴 인식을 통한 생김새 구현을 넘어서, 본인이 직접 자신의 모습을 원하는 대로 꾸미고, 닮은 것보다 더 멋지게, 자아실현할 공간을 마련한다. 주 타겟층인 MZ세대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공간이 되며, 실제 10대 유저들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벤트를 참여하거나 광고를 볼 때 주어지는 ‘코인’, 또는 현금 결제를 통해 받는 ‘젬’으로 의상을 사고, 헤어를 바꾸고, 액세서리를 구입해 자신의 아바타를 꾸민다. 멋지게 꾸민 자신의 아바타는 제페토 스타일이라는 공간에서 좋아요와 ‘맞팔’ 기능을 통해 관심을 받을 수 있으며 흔히 말하는 스타가 될 수도 있다. 제페토 크루를 통해 다른 아바타들과 친목을 하고, 다양한 맵을 가진 제페토 월드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유저들이 직접 꾸밀 수 있는 크리에이터 맵 서비스 ‘제페토 빌드 잇’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실제 ‘제페토 빌드 잇’에서는 1만 5000명 이상의 맵 제작자가 활동 중이며 각자의 창의적인 공간으로 65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이끌었다. 숫자는 제페토가 밀레니엄 세대에 불어오는 혁신적인 바람임을 증명한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몇 달 전인 7월, 제페토는 가상 미술관을 오픈했다. 르네상스 시대를 콘셉트로, 가상 미술관에는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 대가 17명의 작품 69점이 전시되었다. 처음 오픈 이후, 미술관에는 15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안전한 비대면의 특성을 살려 서로 가상공간에서 인증샷을 찍거나 명화들 속의 숨겨진 공간을 찾는 등의 활동을 이어갔다.
비대면 시대에서 팬과 아이돌 역시 제페토에서 만난다. 9월 3일 시작한 블랙핑크의 버츄얼 팬 사인회에 무려 3400만 명을 넘는 유저들이 방문했으며, 멤버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또한, K POP에 열광하는 전 세계 팬들을 위해 제페토와 YG가 협업해 블랙핑크와 미국 팝 가수 셀레나 고메즈의 콜라보 영상을 공개했다. 이 뿐 아니라, 블랙핑크의 가상의 집을 방문해 사진을 찍거나, 자신이 직접 그들의 무대의상을 입어 보기도 한다. 아이돌과 손 한번 잡는 것이 꿈인 팬들에게는 진짜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순간일 것이다.
제페토의 의의는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를 넘은 숫자에 있다. 이미 많은 10대와 해외 유저들을 유치하면서 사업의 매력도를 증명했다. 제페토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우선, ‘제페토 스튜디오’의 존재이다. MZ세대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좋아한다. 쏟아져 나오는 VLOG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대 성공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출시된 지 한달 만에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월 3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린 창작자가 나타났고, 8억원 상당의 제품들이 판매됐다. 즉, MZ세대가 자신을 표현할 도구로 제페토를 거부감 없이 선택했다는 점에서 미래가 긍정적이다.
둘째,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다. 개인 뿐 아니라 기업들 역시 제페토 플랫폼에 뛰어들어 활동하고 있다. 블랙핑크 아바타 출시와 아바타로 만들어진 다른 팝 가수들과의 협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업들의 마케팅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더 나아가, 국가적으로 활용한다면 국민들의 의사를 다양하게 수집할 수 있는 회의 도구로도 활용 가능할 것이다. 상상력을 발휘하면 많은 것들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제페토 이기에, 플랫폼의 잠재성은 커져만 간다.
연세대 UD ECON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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