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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가치는 돈이 된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이동현


왜 사회적가치인가?


초연결사회 (hyper-connected society)가 도래하면서, 기업과 비즈니스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소통과 정보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기업의 모든 행위가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이를 접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관계자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지만,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더 확대되고 있으며, 기업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 - 즉 사회적가치(Social Value)를 창출해주기를 기대한다. 다시 말해, 기업은 이제 이익을 많이 내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워진 것이다.


기업 이해관계자 도식화 (출처: LG U+ 지속가능경영_이해관계자 가치)

사회적가치는 어떻게 돈이 되는가?: SK DBL 사례


보통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라고 불리는 기업의 사회적가치 창출 활동은 "비용"으로만 여겨졌다. 기업 이미지 향상, 잠재적 고잭 확보라는 마케팅적 목표를 가지고 기업은 봉사활동, 환경 정화 등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하며 이윤창출과는 별개로 여겼다. CSR로 인해 만들어지는 사회적가치나 사회 문제 개선 성과 등은 관리되지 않고 외부효과의 한 부분으로 치부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CSR은 기업 내에서 비용 잡아먹는 프로젝트 정도의 인식을 가지고 탐탁치 않지만 이미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비용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CSR을 넘어서 비즈니스 기회 창출의 연장선인 경영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사회적가치를 기업 가치와 평가에 영향을 주는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체적으로 사회적가치 측정방법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SK를 들 수 있다. SK의 경우, 자체적인 사회적가치 측정방법론이자 프레임인 DBL (Double Bottom Line)을 개발하여 각 자회사들의 사회적가치 측정에 활용한다. SK는 사회적가치의 정의를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사회성과의 총합으로 본다. 크게 "사회(social)"와 "환경(environmental)"로  사회 성과를 구분하여 각각의 편익과 비용을 계산한다.


SK DBL 개념도 (출처: SK_사회적가치)



쉽게 말해 긍정적 사회적가치(사회적 편익)는 +값으로, 부정적 사회적가치(사회적 비용)은 -값으로 반영한다. 예를 들면 한 제조기업이 전년도에 $100K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가정하자. 이번년도의 생산 및 가공 공정 개선으로 $75K의 온실가스 배출 비용이 발생했다면 감축액인 $25K만큼 재무제표에 +사회적가치 계정에 더해지는 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가치를 유형별로 체계적으로 정량화여 측정 하고, 이 정량 지표를 궁극적으로 화폐화(monetization) 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적가치가 회계 및 재무 지표로 변환되는 과정 (출처: SK Innovation_사회적가치)



사회적가치 측정의 한계와 비전


1. 한계: 보조금 의존 문제

SK 뿐만 아니라 국내의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환경,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면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을 가지고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일회성 캠페인, 제품, 서비스 제공으로 기업의 수명을 다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이익을 내기 힘든 이들의 수익 구조 상 대기업이나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2. 한계: 누구 마음대로 가치의 크기를 정할 것인가?

또한 사회적가치가 전세계적으로 기업 경영 전략의 트렌드이긴 하지만 아직 사회적가치 계정이 기존의 회계기준 및 기업가치평가 기준에 반영될 근거가 부족하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재무지표 (혹은 EV)와는 달리 사회적가치 지표들은 개발된 역사가 짧으며 이해관계에 따라 이를 인정하기도,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수많은 환경지표 가운데 기업들이 현재 활발히 반영하는 지표는 Eco-cost에 기반한 탄소배출권 정도이다. 측정방법이나 프록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근거가 기업, 학계별로 제각각이라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3. 비전: 글로벌 사회적가치 측정 시도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사회적가치가 반영된 글로벌 회계기준 개발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이미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 합의체를 만들어 연구를 진행중이다. BASF, Norvatis, SAP, SK 등의 글로벌 기업 협의체인 Value Balancing Alliance (VBA)가 그 예이다.  사회적가치 측정에 대한 학문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선의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서로 인정할 만한 사회적가치 지표와 측정식을 협의하며 개발한다는 아이디어다.


4. 비전: 요즘 투자자들은 사회적가치를 본다

미주와 유럽의 많은 사모펀드, 자산운용사들이 social value를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쓰며 이들이 운영하는 금액은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사회적가치 추구에 노력과 리소스를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1). 피투자자인 기업들은 자금원인 투자사의 눈치를 보고, 투자사는 각 투자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때문에 사회문제와 환경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는 미래가 다가올 수록 사회적가치 측정은 기업에게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VBA 구성 기업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2019년 10월 282호 Issue 1 )


(1)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 Achieving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The Role of Impact Investing.


연세대 영어영문 이동현

paul3ldh1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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