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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우리 이대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이상민


오프라인 유통업 이대로 무너지는 것인가?


지난 몇 년간, 유통업체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에 사활을 걸었다. 오프라인 3대 유통기업은 자체 배송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심 물류 업체와 제휴하며 온라인 배달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속도로 승부하기엔 불충분했고, 시장주도권을 지키려 초저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마저 코로나 바이러스로 기세가 꺾여 롯데마트는 연내 16곳의 매장을, 홈플러스는 3곳을 닫기로 결정하였다.

 

배송 속도 경쟁과 비대면 트렌드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애물단지와 같은 존재로 전락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미 기업들은 점포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여 반등의 기회로 삼고 있다.



점포 기지화(점포 풀필먼트)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매장을 ‘배달기지’로 활용하는 ‘즉각배송’의 가치를 발견하였다. 


B2C 물류는 속도전이기에 각광받고 있는 주제는 ‘도심물류’이다. 주요 소비층이 도심에 몰려있어, 배송에서 속도로 압도할 수 밖에 없다. 대형마트는 주거지 근처에 위치하기에 1시간 이내 즉시 배송이 가능해진다. 반면 이커머스의 풀필먼트센터는 도시 외각에 있어 리드타임이 상대적으로 길다.


점포기지화는 두 가지 형태 나눠볼 수 있다.


                        1) 매장의 기능을 축소하여 물류 거점 기능을 장착하는 형태(매장 + 물류) 

                        2) 폐점하여 온라인 물류 기지로만 활용하는 형태(물류) 




홈플러스의 쇼킹


쇼킹은 shopping과 picking이 합쳐진 말로, 고객이 장을 보는 전통적인 매장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온라인 주문 전용 물류 센터의 기능을 수행한다. 홈플러스는 매장을 구축할 때부터 점포 후방과 물류차량의 입출차 공간을 넉넉히 구축했기에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다. 홈플러스는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이 점포를 21년까지 140개로 확대하여 하루 배송 기존 3.3만건에서 12만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홈플러스 쇼킹 매장 트레이(출처:물류신문)


풀필먼트 센터 내에는 홈플러스에서 취급하는 4만여 종의 상품 중에서 온라인 주문의 70%가 집중되는 3천여 종의 핵심상품만 모아서 진열되어 있다. 그 진열대 사이로 롤러 컨베이어 한 줄이 길게 늘어져있고, 컨베이어 위로 트레이가 올려져있다.


트레이에는 상품 고유 최적정보, 주문수량, 차량번호가 적힌 바코드 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이 정보는 스캐너에 의해 인식되며,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던 트레이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놓인 진열대 앞에 멈춰 선다. 그러면 담당 구역 피커가 트레이에 상품을 담는다. 상품이 담긴 트레이는 다시 다음 구역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트레이 하나가 컨베이어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분이며 배송 트럭에 실려 마트를 떠나게 된다.


홈플러스 쇼킹 매장 배송 준비 (출처:물류신문)


기존에 1400명이었던 피커를 4000명으로 인원을 늘리고 기존의 매장 근로자를 피킹의 업무로 전환하는 계획을 하고 있다. 또한 배송 차량을 기존 1000대에서3000여대로 늘려 신선식품 배송 경쟁에 전면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또한 점포의 규모에 따라 취급하는 상품의 양이 다를 수 있기에 기존 오프라인에 기초한 수요예측을 넘어 온오프라인 수요예측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홈플러스 쇼킹의 강점 및 한계]

1) 시공 기간 및 비용 절감 

(물류센터 건설은  2~3년 및 수 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점포 풀필먼트는 7개월 및 60~70억원 필요)

2) 주거지 인근이기에 신선 품질, 배송 속도, 운영 효율면에서 우수함

3) 도심 물류 최적화된 시스템

4) 매장과 물류센터가 공간과 재고를 공유하는 데서 오는 시너지


하지만 빠르고 효율적인 피킹이 가능하도록 매장 구조 설계에 온라인 유통 시각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마트의 주된 타겟층이 가족 단위고객이기에 1인 가구에 맞춘 커스터마이징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구체화해야하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

대형마트, 이커머스와 한판 승부를 볼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이커머스 업체는 유료 회원제로 소비자들의 이탈을 무료 배송, 가격 할인과 같은 혜택을 제공하며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상황에서 대형마트는 자사 온라인 플랫폼으로 해당 소비자들을 끌어내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잘못된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1) 속도 경쟁 – 개인적인 생각으로 속도는 물류를 활용한 마케팅이다. 쿠팡의 로켓배송, 마켓컬리의 새벽배송과 같이 속도가 그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된 것처럼 말이다. 대형마트 또한 도심물류의 장점을 내세워 2시간 배송과 같은 정체성을 만들어야할 것이다. 또한 최저 주문 가격을 낮추거나  배송 시간의 선택과 같이 이커머스가 제공하기 힘든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2) 신선 식품 – 현재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의 신선식품 주문량은 50%가 넘는다. 이커머스는 잡화 제공엔 탁월하지만 신선식품만큼은 쿠팡, 마켓컬리 등과 같은 업체로 한정되어있다. 많은 이커머스가 콜드체인 배송에 문제를 겪지만, 대형마트는 기존 냉동물류창고와 콜드체인 차량을 활용하면 신선 식품을 필두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PB 다각화 – 대형마트는 자체 PB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익성이 NB(National Brand)보다 확실할 뿐만 아니라 해당 마트의 방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존엔 최저가로 승부를 봤다면, 프리미엄 제품 혹은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 같은 전문 제품을 선정하여 PB를 다각화할 수 있다.


4) 기존 온라인 플랫폼과 제휴 – 최근 홈플러스는 네이버가 신규 런칭하는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해 네이버 이용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로그인과 네이버페이로 홈플러스 온라인몰 회원가입 및 결제 수단 등록 절차를 생략할 수 있기에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이다. 


 5) 반품 물류 – 이커머스 고객의 반품 프로세스는 택배원의 자택 방문 픽업이 필요하며(보통 1~3일) 여러 택배 프로세스를 거쳐 반품처리가 된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매장 자체가 반품 거점이 될 수 있기에 오프라인 그리고 온라인 반품 속도에서 압도적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존 규제는 대형마트의 전환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마트 영업 시간 규제는 새벽 배송을 불가능하게하며, 한 달 2번의 의무휴업일 또한 수익성 악화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인상깊다. 단순히 '상품 구색 제공' 의미를 넘어서 '배송 기지'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매장을 재정의함으로써 발견한 가치를 활용하여 앞으로 어떻게 소비자를 행복하게 할지 상당히 기대가 된다. 



연세대 노어노문 이상민

peter9509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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