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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보다 적게 버는 대표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윤이제


'나'의 회사가 아닌 '모두'의 회사를 꿈꾸다 - 브라더스 키퍼

사진 출처: LG 네이버 블로그

대표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가? 차 좋고 기사있고 좋은 집에 사는...그러니까 돈이 많은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내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브라더스 키퍼의 김성민 대표이다. 김성민 대표는 "이 회사는 '나'의 회사가 아니라 '모두'의 회사다" 라는 철칙 아래, 가장 봉급이 높은 직원보다 낮은 봉급을 받고 있다.

브라더스 키퍼는 2018년 설립된 사회적 기업으로 보호종결아동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정서적 자립을 지원한다. 브라더스 키퍼의 주요 사업은 벽면 녹화를 포함한 조경사업이다. 보육원 출신인 직원들 대부분이 공고나 농고 출신이기 때문에 조경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고, 식물이 직원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가져다주고, 또 조경 사업의 경우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젊은이들의 직장으로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해당 사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잠시 '보호종결아동'의 개념을 짚고 넘어가자

사진 출처: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난 13일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20살 여자아이는 "보호기관에서 머무를 수는 없냐"라는 물음에 "20살이라 이제 보육원엔 못들어간다" 라고 답했다. 20살이 되면 보호가 '종결'되어 아이들은 보육원에서 살 수 없다. 준비가 되었든 되어있지 않든 정부에서 준 자립금으로 홀로 집을 구해, 홀로 돈을 벌며 살아나가야 한다.



브레스 키퍼

영등포구청 푸른도시과 / 서울시 제공


브라더스키퍼의 조경사업을 브레스 키퍼라고 명칭한다. 브레스 키퍼는 생화 및 인공식물 디스플레이, 수직공원 설계 등 기업의 환경을 식물을 사용해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서울시 구청민원실에서에서 식물 배치 디자인을 했을 때, 실내 공기 정화, 소음 감소, 직원들의 스트레스 대처능력 향상등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최근 오피스내 조경사례가 쏟아지는 것으로 보아, 조경사례의 세대교체를 고려한 것은 똑똑한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직원보다 적게 버는 대표


브라더스 키퍼의 두 가지 측면이 흥미로웠다. 첫번째는 앞서말한 급여체계의 혁신성이다. 우리는 한 단체의 대표가 금전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우대 받는 것을 당연시한다. 이는 조직의 발전에 가장 많이 기여한 사람은 대표라는 보편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라더스 키퍼는 조직원의 의욕을 고취하는 방법으로 대표의 임금을 삭감하는 과감한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높은 임금이 아니라 '대표보다 높은 임금'이 주는 의욕과 자긍심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임금체계가 직원 입장에서는 혁신적이긴 하다만, 대표입장에선 그리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당장의 성과가 중요한 스타트업의 대표라면 부분적으로라도 시도해볼만한 전략이라 생각한다. 대기업은 보통 직급에 따라 급여에 차이가 생기고, 사람의 수가 많은 만큼 비교적 개인의 책임이 덜하다. 반면 스타트업의 경우 직책이 유연하고 사람의 수가 적은 만큼 개인의 성과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성과형 급여를 시도하기에 알맞은 구조인 것이다.


  


브라더스 키퍼의 다음 사업은?


두번째로 흥미로웠던 것은 주요사업으로 조경 사업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일자리 창출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보육원 출신을 보는 사회적 시선 또한 고려해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선정한 것이 인상 깊다. 현재 브라더스 키퍼가 다음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직원들의 정서적 안정이라는 가치를 계속해서 가지고 갈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가치가 브라더스키퍼라는 브랜드의 상징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여 유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대표의 생각은 또 다를지도 모른다. 이로써 브라더스키퍼의 행보에 주목할 이유가 생겨버렸다.




연세대 중문 윤이제

dbsdlwp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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