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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경제의 디지털화, 에어비앤비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이수현

[제목 사진 출처: Pixabay] 


 피터 디아만디스의 「BOLD」에 기반해 정의내린 BOLD한 스타트업은, 아이디어의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고객 중심 사고를 잃지 않는 스타트업이다. 이 정의에 따라, 에어비앤비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피터 디아만디스가 기술의 기하급수적 발전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6D 관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에어비앤비가 해결한 문제

에어비앤비의 숙소 예시 [사진 출처: Pixabay]

  에어비앤비의 시작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살던 두 청년이 월세를 낼 돈이 없어 집에 남아 있던 3개의 에어 매트리스(잘 수 있는 공간)를 단기간 대여해주고 돈을 받은 경험이었다. 이들은 유휴 공간을 거래하는 아이디어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현실화했고, 누구나 디지털 플랫폼에 자신의 공간을 등록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UX/UI를 개발, 등록을 무료화하여 자신이 소유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전 세계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에서 나아가 체험형 상품을 광고하는 플랫폼의 역할도 하며 여행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6D관점으로 분석한 에어비앤비: 디지털화부터 대중화까지 


  피터 디아만디스가 에어비앤비와 같은 기하급수 기술의 발전 과정으로 제시한 6D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잠복기(Deception), 파괴적 혁신(Disruption), 무료화(Demonetization), 소멸화(Dematerialization), 대중화(Democratication)이다. 이 여섯 가지 과정의 정의가 무엇인지, 에어비앤비는 각 과정을 어떻게 거쳤는지 알아보자.  


 디지털화: 물리적 형태였던 제품, 서비스가 디지털 형태로 바뀌는 것

 에어비앤비의 디지털화는 개인과 여행∙숙박업의 관점에서 나타났다. 에어비앤비가 등장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가진 문제는 자신의 방 한 칸, 별장 등 유휴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을 쉽게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해당 공간을 임대해주기 위해서는 직접 광고를 내거나 공인중개사를 찾아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기간도 장기 임대의 경우가 다수였다. 임대를 위해 개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며 광고를 싣거나 공인중개소를 이용하는 물리적 과정을 에어비앤비가 디지털 과정으로 바꾼 것이다. 

 여행∙숙박업의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여행∙숙박업은 자본 집약적 산업으로, ‘숙소 건축’이라는 물리적 과정을 필요로 했다. 에어비앤비는 유휴 자원을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숙소 건축의 필요성 자체를 없앴고, 본인의 기존 자원을 인터넷에 업로드하기만 하면 숙박 서비스가 시작되도록 만들었다. 


 잠복기: 대다수가 기하급수적 성장을 눈치채지 못하는 단계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 내부 평가액은 2019년 기준 46조원에 달하지만, 세 청년이 만든 첫 사이트 airbedandbreakfast.com은 VC 투자자들에게 초기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09년 Paul Graham의 Y Combinator에서 $20,000의 첫 투자를 받은 이후, airbedandbreakfast.com은 일주일의 $200의 수익을 냈지만 성장하지는 않는 상태였다.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낮은 숙소 사진 수준이라고 판단한 이들은 직접 뉴욕 숙소들의 사진을 찍으러 다니며 사진 수준을 높였고, 그 결과 일주일 수익이 $400으로 올라 기하급수적 성장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Fred Wilson VC가 투자를 거절하는 등, 2009년까지 에어비앤비의 성장은 잠복기였다. 


 파괴적 혁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현상

 에어비앤비가 가져온 파괴적 혁신의 바탕은 쉽게 유휴 공간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으로 디자인된 플랫폼과 무료 등록, 사용자 리뷰를 통한 방대한 숙박 데이터이다. 먼저 새로운 시장 창조 관점에서 에어비앤비는 공간 거래의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peer-to-peer 숙박 거래 시장을 창조했으며, 경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00에서 한달살기’ 등 장기 투숙 시장을 창조했다. 둘째로 기존 시장 파괴 관점에서는 평균 숙소 수준은 기존 2성급 이하 호텔과 비슷하고 가격은 더 저렴해 호텔 산업의 low-end 시장을 파괴했다. 또한 현지 경험에 열광하는 소비자를 목격한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들이 ‘경험’을 중심으로 한 숙박 시설 제공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자원 제공에서 경험 중심 서비스로 시장을 변화시켰다. 호텔 산업의 또 다른 참여자인 OTA 시장도 에어비앤비의 낮은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무료화: 더 이상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로 돈이 되는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태

 에어비앤비는 개인 숙박 사업 시작 자체와 유휴자원 홍보 광고를 무료화했다. 숙소 건축이 불필요하며, 숙소 등록, 등록을 위한 전문 사진촬영 서비스가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소멸화: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은 남아있지만, 물리적 실체는 사라지는 상태

 무료화에서 언급했듯이 공간에 대한 광고 기능이 사이트 안에 존재함으로써 단기 임대를 광고하거나 중개하는 서비스가 사라졌다. 공유 숙박에서 나아가 체험 상품 플랫폼으로 발을 넓힌 에어비앤비로 인해 천편일률적 관광 상품을 판매하던 여행사도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 


 대중화: 기술을 이용할 때 드는 경성 비용이 누구나 지불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 

 호텔 체인, 부동산 부자가 아니더라도 에어비앤비를 통해 무료 등록, 적은 수수료로 숙박∙임대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서비스 이용객도 여행사를 통할 필요 없이 에어비앤비에서 숙소, 체험 상품을 원하는 가격에 맞춰 무료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후반부 3D에 대한 의견과 에어비앤비의 미래

에어비앤비가 내놓은 온라인 체험 상품 예시 [사진 출처: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가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peer-to-peer 숙박 거래 시장을 창조하면서 여행∙숙박업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온 것은 맞지만, 아직 대형 호텔 체인들도 건재하다는 점에서 무료화, 소멸화, 대중화의 후반부 3D는 에어비앤비가 주력으로 하는 개인 간의 거래, 체험 상품 플랫폼으로의 역할과 관련해 부분적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숙소의 가성비나 여행지에서의 경험을 중시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여행자와 대형 호텔 체인의 서비스를 중시하는 여행자의 특성이 매우 달라 앞으로도 에어비앤비가 호텔 산업 전체를 무료화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여행지에서의 체험 자체를 디지털화한 ‘온라인 체험형 관광 상품’도 내놓고 있는데, 이는 6D 관점으로 분석했을 때 잠복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이용해 사진과 같은 온라인 요가 체험 상품부터 현지인에게 배우는 현지 음식 만들기, 전직 DJ의 디제잉 기술 수업 등 다양한 분야의 체험 상품을 손쉽게 디지털화했고, 온라인으로나마 새로운 경험을 하길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제 여행’에서 하는 체험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 개선 이후 에어비앤비의 선택에 따라 이 아이디어가 파괴적 혁신으로 평가받으며 큰 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연세대 경영 이수현

메일 heatherlees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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