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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eBook 혁신의 문을 열리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송민정


    

    피터 디아만디스와 스티븐 코틀러는 그들의 공동저서 <BOLD>에서 기하급수의 성장을 보이는 현대 기술 진보의 과정을 6D로 압축하여 설명하였다.


이는 연쇄 과정으로 일어나는 발달의 과정인데, [디지털화, DIgitalization] → [잠복기, Deception] → [파괴적 혁신, Disruption] → [무료화, Demonetization] → [소멸화, Dematerialization] → [대중화, Democratization]이다. 이러한 6D를 이끌어내는 기업이 바로 "Bold"한 기업이다.



기하급수성장을 이끄는 6D 프레임워크 (출처 : Singularity University)

   

    나는 '밀리의 서재'eBook을 소재로 새로운 Business Model을 창조하며 기존의 책 시장에 파괴적 혁신을 일으켰기 때문에 Bold 한 기업이라 생각한다. 이번 IJ에서는 밀리의 서재가 책 시장에 일으킨 변화가 무엇이며, 어째서 Bold 한 기업으로 생각되는지 6D의 단계별로 차근차근 생각해보았다.





밀리의 서재, 뭐하는 서비스인가?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 라는 문구는 ebook을 무제한적으로 제공하며 독특한 독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를 압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출처: '밀리의 서재' 공식 홈페이지



    밀리의 서재는 월정액으로 도서를 대여해 읽을 수 있는 전자책 서비스이다. 2016년에 서영택 전 웅진씽크 대표이사가 설립한 이래 현재 국내 월정액 도서 서비스 중 최고 수준인 약 5만 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다.

    eBook과 종이책 구독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독서 방식과는 다른 '오디오북'과 '챗 북'(채팅 형식의 독서 서비스)도 제공하며 책과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독서와 친해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성하고 있다.



신개념 독서법 "챗북"을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 (출처: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 6D 관점으로 분석하기



1) 디지털화

    eBook이 처음 탄생하면서 ‘책’ 자체가 디지털화되기 시작했다. 실물로만 접할 수 있던 책을 인터넷에서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2) 잠복기

    eBook이 나타난 초기에는 여전히 사람들은 종이책을 더 선호했지만, 태블릿과 eBook 전용 리더기가 많이 출시되면서 eBook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이에 따라 eBook 관련 서비스도 물론 나타났는데, eBook을 구매하여 영구적으로 소유하거나 유료로 일정기간 동안 대여하는 서비스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이는 기존 종이책 비즈니스에서 활용했던 BM을 그대로 eBook에도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게 없다. 아이템은 종이책에서 eBook으로 변화했는데, 서비스는 그대로라는 말이다.



3) 파괴적 혁신 (현 단계)

    정체된 eBook 시장에서  밀리의 서재는 더 이상 종이책이 아닌 eBook에 맞춰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앱에 구비된 eBook을 자유롭게 읽는 월 단위 기간제 멤버십을 제공하며, eBook계의 넷플릭스로 자리매김했다. 밀리의 서재가 기존 eBook 서비스와 다른 점은, 책을 읽다가 마음에 안 들면 깔끔하게 ‘뒤로 가기’를 누르고 다른 책을 골라 읽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추가 비용 없이.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런 서비스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서비스는  eBook 구독 멤버십에서 넘어서 독서습관 기르기 챌린지, 저자와의 소통 등 독서문화 전반을 지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4) 무료화 & 소멸화

    밀리의 서재의 등장을 계기로 eBook 시장에 혁신이 일어남에 따라, 앞으로 종이책은 점점 가격이 낮아지다가 곧 소멸될 것이다. 이는 eBook이 출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온 얘기지만, 밀리의 서재 같은 eBook 전용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종이책의 소멸화는 가속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젠 소유보단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책 또한 소유가 아닌 경험하기 위해 읽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고, 따라서 책 판매량도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밀리의 서재같은 eBook 구독 서비스로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다. 책을 사는 것은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종이책 소멸화에 한몫할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종이책만이 줄 수 있는 감성이 있기 때문에 종이책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줄긴 해도, 소멸까지 일어나기엔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누구나 핸드폰에 카메라를 달고 다니는 요즘 같은 시대에도, 코닥 필름 카메라는 아직 조금이나마 팔리긴 하듯이 말이다.



6) 대중화

     요즘 1가구 1태블릿일 정도로 태블릿이 보편화 되어 있다. 이젠 많이 흔해진 태블릿이 영상 시청이나 필기 뿐만 아니라 eBook을 실물 책과 거의 같은 크기로 구현하여 글을 편하게 읽을 기기로 기능하면서 본격적으로 eBook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 것이다. 올해 2분기에 18.6% 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인 태블릿 시장은 앞으로도 전망 좋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태블릿을 통해 eBook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며 eBook의 대중화가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카카오톡에 프로필 음악을 설정하여 음악을 공유하는 것처럼, 앞으로 eBook을 밀리의 서재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일상적으로 공유할 만큼 대중적인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카페 테이블 위에 종이책 말고 eBook이 놓인 모습이 일상이 될 것이다.(출처: 테크크러쉬)





eBook 독서 문화를 지휘할 마에스트로

     


     밀리의 서재는 종이책과 차별화되는 eBook만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eBook의 기하급수적 성장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니다. 밀리의 서재는 대중들의 독서에 대한 진입장벽도 확 낮춰주었다. 챗북과 독서 습관 챌린지 등을 통해 독서 또한 유튜브나 게임처럼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책을 읽을 때 마음 잡고 그 한 권을 깊게 파지 않고 가볍게 쓱 읽어봐도 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며 독서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줄여주었다. 

     이처럼 밀리의 서재는 eBook 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동시에, 독서에 대한 인식을 재정의한 기업이다. 앞으로 밀리의 서재가 eBook을 통해 새로운 독서 문화를 지휘할 마에스트로가 되리라 기대해본다.




연세대 계량위험관리 송민정

msong31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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