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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카': 종이 쿠폰이 사라진 세상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김다원


스타트업, 스타트업, 스타트업! 


어느 때보다 ‘스타트업’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거운 요즘이다. <스타트업>이라는 제목의 드라마까지 방영을앞두고 있으니 이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용어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스타트업’은 보통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칭하는 단어다. 하지만, 사전적 정의만으로는 그 형태와 특징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보다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덧붙이자면,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이란 다음과 같다.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가지고 있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


현존하는 모든 스타트업을 포괄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가장 엄밀한 정의가 무엇일지 고민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보다 넓은 범주에서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 2가지를 정의로 삼고자 했다. 이밖에도 ‘대규모 자본 투입 이전 단계의 기업’, ‘리스크와 자유도가 높은 신생 기업’ 등을 떠올려보았는데, 전자의 경우는 스타트업의 정의보다는 벤처기업과의 차이에 가까운 것 같고, 후자는 그 기준이 지나치게 상대적이라고 생각해 배제하게 되었다.


    1)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 기존의 기업들이 풀지 못한 문제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거나, 이미 해결책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되도록이면 더 나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2) 성장 가능성: 스타트업은 성장을 전제로 한다. 결말이 정해진, 비유하자면 유통기한이 있는 기업은 스타트업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다.


(이미지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스타트업의 좋은 예: BOLD한 스타트업이란?

 

그렇다면, 이러한 ‘스타트업’의 좋은 예시가 될 만한 기업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답은 천차만별이겠지만, 필자는 피터 디아만디스와 스티븐 코틀러의 저서 <BOLD>의 내용을 참고해보았다. ‘Bold’라는 제목에서부터 혁신을 위해서는 대담한 생각과 실행이 필요함을 주장하는 이 책에는 ‘6D’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무엇인가가 급격히 성장할 때에는 ‘D’로 시작하는 6가지 단어로 대표되는 사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6D이론을 바탕으로, 현존하는 국내 스타트업 중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력으로 성공을 거두어 낸, 즉 가장 BOLD한 기업은 무엇일지를 꼽아 본다면 ‘스포카’가 그 답이 될 수 있겠다.



고객관리의 혁신, '스포카(Spoqa)'


스포카는 음식점, 카페 등에서 태블릿 PC로 고객을 관리하는 ‘도도 포인트’를 개발한 기업이다. 도도 포인트를 이용하는 매장에서는 종이 쿠폰 없이 전화번호 입력 만으로 소비자가 간편하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카페에서 태블릿 pc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포인트를 적립할 때마다 우리는 스포카의 '도도 포인트'를 이용하고 있다.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1) 디지털화: ‘스포카’의 도도 포인트 서비스는 모든 B2C 상거래 현장의 고객 관리 기록을 한꺼번에 디지털로 옮겨왔다.


2) 잠복기: 초기에는 선별한 매장을 직접 찾아가 영업하고 1:1로 계약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런칭 초기 단계에는 인지도가 미미했다. 그러나 지금은 급속도로 고객 범위를 확장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 파괴적 혁신: 스포카의 첫 사업 아이템은 직접 무언가를 사먹지 않아도 친구들이 적립할 때마다 내게도 ‘공짜’ 포인트가 제공되는 적립 애플리케이션 ‘스포카’였다. 하지만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스포카는 매장 방문 고객들 각자의 휴대폰에서 매장 내 태블릿 PC로 서비스 매체를 전환했다. 이제 ‘스포카’ 앱을 쓰는 사람은 없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이 매장마다 설치되어 있는 태블릿 pc로 도도 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다.


4) 무료화: 도도 포인트를 사용하는 모든 매장은 고객 수, 성비, 연령 비교, 총 적립액 등을 무료로 분석할 수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 같은 서비스를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고객에게 적용한 모습이다. 식자재 명세서 관리 같은 부가 기능도 무료로 제공한다. 도도 포인트 시스템만 사서 쓰면, 나머지 부가적인 매장 관리는 스포카가 무려 ‘공짜로’ 다 알아서 해준다는 인식을 만들었다. 덧붙이자면, 스포카도 무료화의 혜택 속에서 탄생한 기업이다. 스포카의 기술 대부분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다고 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픈소스 개선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고, 관련 인사이트는 자체 기술 블로그를 통해 모두에게 무료로 공개한다.

https://spoqa.github.io/


5) 소멸화: 이제 종이 쿠폰을 지갑에 모아서 챙겨 다니거나 매장 방문 때마다 일일이 꺼내 보여줘야 하는 수고로움은 없다.


6) 대중화: 약 1200만명, 우리나라 국민의 ¼ 정도가 도도 포인트 사용 경험이 있다고 한다. 대중들에게 특별한 경험 변화를 요구하지 않고, 처음 이용하는 누구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에 빠르게 대중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스코파 홈페이지)


연세대 경영 김다원

메일 dawon1547@naver.com

*제목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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