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8th BITor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밀키트로 끼니 해결!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최진우



코로나의 여파


  코로나 19의 여파로 ‘집콕' 생활이 늘어나고 있다. 집에 오랜 기간 혼자 머물면 먹을 것이 항상 문제이다. 시켜 먹기에는 너무 비싸고, 혼자 무엇을 해먹기에는 힘이 들고, 재료값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식품 산업에 부는 새로운 바람을 눈치채고 몸집을 기하급수적으로 불리는 스타트업이 있다. '프레시지 (Fresh Easy)'는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안목과 과감한 실행력을 통해 식품 산업에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밀키트와 프레시지? 


  밀키트(Meal Kit)는 Meal(식사)과 Kit(세트)의 합성어이다. 즉, 이미 손질된 식재료를 통해 빠르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식사 키트를 일컫는다. 이 분야에 큰 가능성을 보고 뛰어 든 회사가 있다. 바로 ‘프레시지’라는 회사이다. 1인 가구 같은 ‘혼족 가구’나 맞벌이 가구를 주 수요층으로 본 프레시지는 2020년 기준 430억원의 투자액을 유치했고, 올해 예상 매출은 12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712억원으로, 이는 2017년에 비해 약 47배가량 증가된 수치다. 이런 기하급수적인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출처: 프레시지)
(출처: 프레시지)

6D의 관점과 프레시지


  피터 디아만디스의 저서 <볼드>에서는 우리가 현재 기하급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기술은 매일 빠르게 바뀌지만 우리의 지각 능력이 이를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는 기하급수의 특징을 6D의 관점으로 도식화하여 기하급수의 시대에 발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이 글에서는 6D의 관점으로 프레시지의 성공을 분석하고자 한다. 

(출처: 볼드)

1.  디지털화


  디지털화는 물리적 과정이 디지털 과정으로 바뀌며 기하급수 곡선에 타는 과정이다. 사실 프레시지는 오프라인, 온라인 판매를 둘 다 진행하고 있기에 완벽히 디지털화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화가 제품을 기하급수적으로 퍼뜨리는 시발점 역할을 한다면, 프레시지도 이에 부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유통적인 측면에서 일부 디지털화된 온라인 방식을 따른다. 이를 통해 신속한 배달과 쉬운 접근성으로 소비자에게 음식이 도달하는 시간을 줄였다. 이는 세번째 단계인 파괴적 혁신으로 이어진다. 


2.  잠복기


  잠복기는 기하급수 성장이 눈에 띄지 않지만 언제든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시기이다. 사실 밀키트는 새로운 분야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화되면서 떠오른 시장이기에 아직 성장 가능성의 끝을 예상하기 힘들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1인가구의 증가와 집콕 문화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시지는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 시장이 2023년에 10조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서의 HMR은 간편가정식이나 가정식 대체식품정도를 일컫는다. 어쩌면 아직 밀키트 시장은 잠복기 한가운데에 있을지도 모른다.


3.  파괴적 혁신


   이 단계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기존의 시장을 파괴한다. 아직 시장 규모에 비해 식품 산업에서는 혁신이 미미하다. 식품 시장을 주도하는 플레이어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생각했을 때, 프레시지가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신규 시장을 개척해야 했다. HMR이라는 시장을 2016년부터 공략했다. 하지만 5개 스타트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투자를 받고 시작했다. 다른 회사들은 투자금으로 회사 홍보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프레시지는 제조시설 및 음식 품질에 신경을 썼다. 손질하는 불편함을 겪기 싫은 소비자들을 위해 바로 요리할 수 있는 형태의 밀키트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야쿠르트라는 대기업과 손을 잡아 제품 유통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또한, 2018년 2월경 국내 식품 유통기업인 웰푸드를 인수했다. 웰푸드를 인수함으로서 채소의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이 모든 차별화된 방법과 실행력이 프레시지로 하여금 국내 HMR 산업의 약 70%를 차지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프레시지는 한 시장의 선두주자이기도 하지만, HMR이라는 시장을 새로 알린 개척자이기도 하다. 가정간편식을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측면에서 파괴적 혁신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4,5. 무료화 & 소멸화


  무료화는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지불하던 돈이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HMR이 도래했다고 해서 기존의 단단한 식품산업이 한 순간에 뒤바뀌진 않는다. 하나의 편리한 옵션을 제공해주는 것 뿐이다.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사라지는 소멸화 역시 일어나고 있다 판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아주 먼 미래를 바라보고 비대면 시대가 지속적으로 도래한다면, 품질 좋은 HMR이 외식업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6. 대중화


  HMR 산업은 신규 산업이다. 하지만 프레시지가 예상하는 HMR의 미래는 매우 밝다. 2023년에 1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견하는 만큼, 대중화의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새로운 분야를 보는 눈은 매우 희귀하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문제를 제기하지만 기존의 것들에서 해결책을 고르려 한다.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프레시지와 같이 새로운 시장을 과감하게 개척하는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추진력을 가진다면, 스타트업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다.  



연세대 UD ECON 최진우

jimmy0819@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꿈꾸는 미래를 만드는 곳, 와디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