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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보다 강력한 쿠팡의 로켓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이상민


총성 없는 전쟁의 서막


 쿠팡을 시작으로 B2C 물류는 총성 없는 전쟁터로 변모했다. 도시 외각의 풀필먼트 센터를 넘어서 현재는 도심의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주유소의 물류 거점화 등 쿠팡이 대한민국 물류 속도전에 미친 영향은 반박할 여지가 없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으로 물류에 속도라는 가치를 더했다. 쿠팡 전엔, 오프라인 구매와 온라인 주문 사이 리드타임 차이가 극명히 존재했다. 주문 후 수령까지 2~3일 소요되던 택배보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직접 보고 느끼며 즉시 소비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절대적이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었지만 소비자는 그 차액과 2~3일의 배송 시간를 두고 저울을 재곤 했다. 하지만 쿠팡은 배송 기대치를 하루 수준으로 올려 두었고, 소비자는 “어떤 플랫폼에서 쇼핑을 할 것인가” 보다 “어떤 배송 서비스를 받을 것인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또한 스마트폰 간편 결제 시장의 성장은 소비자 편리성을 극대화하였고, 스마트폰의 중장년층 보급률 상승은 쿠팡 이용 고객 연령층 확대와 병행되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택배 회사 또한 기존 단가 위주 경쟁에서 탈피할 방법을 모색해야했다. 택배사들은 이미 구축해 놓은 택배 프로세스에 안일하며 적당한 서비스 수준과 최저 단가로 단합하듯 차별화를 주지 못했었다. 하지만 택배원(쿠팡맨)을 직접 고용하는 모델을 자랑하는 쿠팡은 타업체에 비해 친절과 속도도 강조할 수 있었다. 직접 수령이 아니면 배송장소 사진을 문자로 찍어주는 디테일, 직매입을 통해 운송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단순 배송에 가치를 더한 것이다. 이렇게 쿠팡이라는 운석이 오프라인 유통시장, 택배 시장 그리고 기존 온라인 쇼핑몰을 크게 강타했다.


 쿠팡 매출은 2018년 4조 4227억원, 2019년 7조 1530억원을 기록하는 고속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영업적자가 상당하다. 18년엔 -1조970억원, 19년엔 -725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고 이것이 바로 쿠팡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쿠팡이 전국적에 수 조원을 투자하여 만든 물류망을 활용하여 어떤 사업 영역까지 넘볼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Amazon’의 사업 확장에 의해 피해보는 기업들을 ‘Amazoned’ 되었다고 표현한다. 아마존 물류 모델을 한국에 차용한 쿠팡이 얼마나 ‘Coupanged’ 할 수 있을지 주목할만 하다. 또한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으로 소비자들을 Lock-In 시킨 것처럼, 쿠팡은 로켓와우클럽으로 회원들을 울타리 속에 가두었다. 19년 5월에는 음식 배달앱 ‘쿠팡이츠’를 선보이며 푸드 딜리버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20년 3월에는 로켓패션이란 의류 새벽 배송 서비스를 확대했다. 기존에 취약했던 패션 사업을 확대하며 PB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새벽 배송과 당일 배송 지역의 전국적 확대와 가전 및 신선식품, 쿠팡 PB, 실버스토어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은 2019년 5월 업계 1위였던 마켓컬리를 따라잡기도 했다. 단순 공산품을 넘어 신선식품으로 사업 확장은 특히 오프라인 마트의 디지털 전환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대형마트 온라인 주문의 50%가 신선식품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쿠팡 자체브랜드 (출처 : 머니투데이)

6D 관점에서 쿠팡 분석


1) 디지털화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인한 모바일 쇼핑의 급성장, 스마트폰 간편 결제의 활성화는 이커머스 산업의 가장 큰 성장배경이다. 이는 오프라인 구매 경험의 온라인 전환을 가속화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구매 행위 그리고 E-commerce가 제공하는 웹사이트/어플리케이션 UI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쿠팡에 쉽기 진입할 수 있었다. 


2) 잠복기 

쿠팡은 그저 수많은 E-commerce 중 하나였다. 하지만 보통의 온라인 쇼핑사이트와 구분되는 점은 택배 업체와 계약하지 않고 직접 고용하는 형태였다. 2014년 쿠팡 초창기에 쿠팡맨이 직접 소비자에게 손편지를 썼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가? 현재 쿠팡 물량으로는 상상도 못할 서비스지만 한때 감성 배송으로 고객 바이럴을 하던 단계가 있었다. 또한 로켓배송은 특정 품목에 제한 되어 있었다. 

(출처 : 미디어오늘)


3) 파괴적 혁신

앞에서 충분히 설명한 것 같다. 


4) 무료화

이전엔 쿠팡 주문을 위해 최소 주문 가격 19,900원을 충족해야했다. 하지만 로켓와우클럽으로 월회비 2,900원만 지불하면 주문 가격과 상관없는 배송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완전한 무료화는 아니지만 쿠팡의 핵심 서비스인 빠른 배송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5) 소멸화 & 대중화

쿠팡을 비롯한 E-commerce는 기존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서 경험하고 구매하는 행위의 필요성을 소멸시키고 있다. 이는 쿠팡이 진출한 사업영역의 오프라인 매장 감소를 가져올 것이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의류 및 가전 매장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먼 미래를 그린다면, 신선식품의 새벽 배송 혹은 정시 배송은 가정의 냉장고 크기를 줄이거나 대채할 수 있다. 더 이상 매장에서 큰 단위로 구매할 필요가 없이 필요한 만큼 필요한 시기에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구매가 익숙치 않은 장년, 노년층을 다른 세대가 대체하는 시기가 오면 전 세대를 포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더 대중화 될 것이다. 미래에 자율주행과 드론 배송이 가능해진다면 쿠팡맨을 대체할 수 있으며, 풀필먼트 센터 내 인력을 대체할 피킹 머신이 등장할 수 있다. 


연세대 노어노문 이상민

peter9509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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