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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토익, 나보다 나를 잘 아는 토익선생님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김태연

 피터 디아만디스는 그의 저서 [BOLD]에서 미래를 예측하며 '기하급수'라는 키워드를 주로 삼는다. 기존의 산술적이고 자본 집약적인 기업들이 굼뜬 움직임을 보일 때, 작고 민첩한 기하급수 기업들은 변화를 주도하며 전통적인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네트워크와 센서, 무한 컴퓨팅, 인공지능, 로봇공학 그리고 합성생물학 등의 강력한 '기하급수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저자의 관점에 꼭 들어맞는 기업이 한국에 있다면 어떻겠는가. 오늘 필자가 소개할 기업은 바로 '산타토익' 서비스로 유명세를 탄 기업, 뤼이드이다. 뤼이드는 인공지능 기반의 학습 콘텐츠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며, 샘플 문제를 통해 사용자의 점수를 예측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문제와 강의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주 동력으로 삼는다. 입소문을 타며 현재 '산타토익'은 2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이다. 단순한 스타트업의 성공으로도 볼 수 있는 이 사례를 [BOLD]에서 제시하는 6D 관점으로 분석해본다.


AI 기반 에드테크 기업 뤼이드. 출처 : 시그널



6D 관점으로 바라본 산타토익


1. 디지털화(Digitalization)

 디지털화는 6D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계로써, 정보 전달의 수단이 디지털로 바뀌었음을 뜻한다. 오래전 문명의 초기 단계에서 우리는 서로의 말을 통해서만 소통할 수 있었지만 문자의 발명에 맞춰 그 양이 많아졌고, 이후 컴퓨터의 발명을 통해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 생산과 교환이 가능해졌다. 산타토익의 경우 기존의 종이 문제집을 통해 문제를 풀고 선생님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서만 이뤄지던 교육 과정이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화가 일어났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2. 잠복기(Deception)

 잠복기는 기술적 성장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사람들이 이를 눈치채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필자는 이미 산타토익이 잠복기의 과정을 지났다고 생각하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 산타토익의 기술적 배경인 인공지능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스탠퍼드대의 ‘인공지능 인덱스 2019’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3, 4개월마다 2배씩 향상된다. 이는 컴퓨터 칩의 연산 능력이 2년에 2배씩 향상된다는, 기하급수적 상승의 표본인 ‘무어의 법칙’보다도 무려 7배나 빠른 속도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폭발적 성장, 잠복기에서의 거대한 전환이 일어날 때쯤 시작된 것이 바로 ‘산타토익’이다. 산타토익은 서비스 초창기이던 2018년 4월 25만 건 다운로드, 풀이 데이터 3천만에 그쳤지만,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이용 유저 110만 명, 누적 문제학습 데이터 1억 건을 넘어갈 정도로 수많은 데이터가 기하급수적 속도로 쌓이고, 또 이를 통한 더욱 정교한 튜터링 서비스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AI시스템의 컴퓨터 사용량. 기존 무어의 법칙을 추종하던 상황을 뛰어넘어 기하급수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 OPEN AI


3. 파괴적 혁신(Disruption)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기존의 것을 소멸시킨"다는 뜻이자, 현재 필자가 생각하는 산타토익이 속해 있는 단게이다. 산타토익은 인공지능 교육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인공지능’이라는 미래 기술을 통해 기존 시스템이 공고히 유지되던 교육 시장에 침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행보에 누적 투자금액 약 840억원, 매년 매출 성장 200% 이상의 마일스톤을 세워가며 이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기존 교육 시장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후술하겠지만, 더 저렴한 가격에 더 효율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대중의 확신이 함께할 때, 기존 사교육 시장이 산타토익의 서비스에 대체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4. 후반기 3D : 무료화, 소멸화, 대중화(Demonetization, Dematerlization, Democratization)

 후반부의 3D인 무료화, 소멸화, 대중화는 각각 '제품과 서비스에 지불하던 돈이 사라지고', '제품과 서비스 그 자체가 사라지며', '필수적으로 지불하여야 하는 비용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

 이는 아직 인공지능 교육 시장에서 일어나지 않았지만, 뤼이드가 지향하는 목표와 비슷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장준영 뤼이드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파괴하고 대체해야 할 상대는 인터넷 강의와 어학원, 사교육 시장의 선생님들이다.”라고 이미 언급한 바 있다. 2018년 기준 19조 5천억원(통계청 2018 한국의 사회지표)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비현실적인 사교육 시장의 규모를 생각해볼 때 현재 산타토익의 서비스가 상당히 저렴한 가격임은 자명한 사실이고, 훗날 인공지능을 통한 온라인 학습 시스템이 더욱더 대중화된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기존의 사교육 방식의 소멸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더하여, 다양한 서비스 업체들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온라인 교육 서비스 자체가 무료화될 가능성도 생각해봄 직하다. 최종적으로 산타토익을 이용할 때 필수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스마트폰의 구입 비용, 통신 요금 등의 '경성비용'이 누구나 지불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짐으로써 6D의 마지막 퍼즐인 대중화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뤼이드는 산타토익의 성공을 바탕으로 SAT, 공무원/자격증 등의 다양한 시험 분야로 분야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얼마 전 미국 에듀테크 전문지 ‘에듀케이션 테크놀로지 인사이트(Education Technology Insights)’가 선정한 ‘아·태지역 10대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린 만큼, 뤼이드가 앞으로 펼쳐나갈 기하급수적 성장을 기대해보자.


*커버 이미지 출처 : SOPHOS HOME


연세대 문화인류 김태연

naty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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