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8th BITor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도록" 오늘의집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이동현

표지 사진 출처: 오늘의집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도록"


원스톱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가구, 인테리어 시장에서 누구나 쉽게 집을 꾸미고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컨텐츠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의 가구, 인테리어 시장은 아이템 중심의 판매 및 유통업이었다. 이들은 의자면 의자, 침대면 침대 이렇게 하나의 가구나 소품에 집중하여 쇼룸을 구성하고 카탈로그를 채워나갔다. 반면 오늘의집은 가구 회사나 인테리어 회사가 아니다. 이들은 단지 가구와 인테리어에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이해관계자에는 가구를 사려는 소비자, 가구를 팔려는 가구업체나 인테리어업체가 있다. 여기에 오늘의 집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데 바로 자신의 인테리어와 공간을 찍어 보여주고 공유하는 컨텐츠 메이커들이다. 이들은 소비자일수도, 판매자일수도 있다. 한 소비자가 자신이 산 소품이 너무 잘 어울려서 사진을 잘 찍어 공유한다면 이것이 곧 컨텐츠가 된다. 한 판매자가 홍보를 위해 찍은 사진들을 계정을 만들어 오늘의집에 올린다면 이것 또한 컨텐츠다. 사람들은 온라인과 모바일로 손쉽게 이러한 인테리어 컨텐츠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스크랩하고, 나아가 자신도 이렇게 집을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가 예쁘게 꾸며진 집을 보고 싶지 않겠는가?

오늘의집은 가구, 인테리어 시장에 플랫폼 비즈니스를 도입했다. (출처_오늘의집)


SNS인가? 쇼핑 사이트인가?


오늘의집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그냥 충족시키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들어내고 충족시킨다. 소비자들이 가구를 구매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한 20대 대학생 경찬이는 자취생이다. 의자를 하나 사려고 하는데 기존의 방법대로라면 네이버나 여타 쇼핑 사이트에서 "의자"라는 키워드를 검색하고 원하는 가격대, 브랜드, 디자인 등을 필터링 하는 방식으로 맞춰나갈 것이다. 꼭 가구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을 이렇게 한다. 그러나 오늘의집이 지향하는 서비스는 다르다. 오늘의집은 우선 우리의 일상에 침투하려고 한다. 이들은 SNS와 쇼핑 사이트 사이 그 어딘가를 표방한다. 오늘의집이 표방하는 소비 패턴은 다음과 같다. 평소에 방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경찬이는 오늘의집 "커뮤니티"에서 수많은 유저들이 올린 사진을 볼 수 있다. 잘 꾸며진 인테리어 사진 중 하나에 꽂힌 경찬이는 '나도 이렇게 집을 꾸며보고 싶다'는 강한 니즈가 생긴다. 사진 속의 집 처럼 꾸미려면 저 의자가 핵심 포인트인 것 같다. 경찬이는 사진 속의 의자를 눌러 구매를 결정한다. 구매 후 사진을 찍어 올리면 또 다른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스크랩해간다. 이렇게 소비는 순환한다.

오늘의집에서는 게시물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구매가 이루어진다 (출처: 오늘의집_xyloto)


이렇듯 오늘의집은 인테리어 컨텐츠 중심의 커뮤니티로 가구와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와 판매자들을 끌어 모으고, 이들이 서로 사진을 공유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게 한다. 오늘의집은 이미 사람들이 SNS에서 잘 찍은 사진들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들은 유저들이 블로그처럼 자유롭게 자신이 구매한 가구를 활용한 사진을 업로드 하고 자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보는 다른 사람들이 가진 '자신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알고 있다. 필요한 것은 사진을 탭해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뿐이다. 기존의 쇼핑 사이트에서는 이러한 컨텐츠와 맥락이 없다. 원하는 아이템을 검색하고 소재, 브랜드 같은 수많은 필터를 거쳐 좁힌 선택지는 마음에 안 들기 십상이다. 다시 말해, 기존의 쇼핑몰에서는 상품 검색 후 가격 등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마지막에야 상품 상세에 들어가 인테리어 등 사진을 보고 결정을 내린다. 오늘의집에서는 SNS와 유사한 사진 컨텐츠를 먼저 접한다. 그 속에서 갖고 싶은 것을 고르는 것으로 기존의 쇼핑몰에서 했던 수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네이버의 가구 쇼핑 UI (출처: 네이버 쇼핑)




6D 관점에서 오늘의집 분석


놀랍게도 오늘의집은 대형 가구나 인테리어 업체에서 런칭한 서비스가 아니라 스타트업이다. 오늘의집처럼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피터 디아만디스와 스티븐 코틀러의 저서 <<BOLD>>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았다.


BOLD에서 저자는 '6D'라는 개념으로 기업이나 기술, 새로운 산업이 기존 시장의 질서를 깨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6D의 과정은 각각 디지털화, 잠복기, 파괴적 혁신, 무료화, 소멸화, 대중화로 각각을 오늘의집에 적용시켜보겠다.

BOLD의 6D 그림 (출처: Singularity University)

디지털화(Digitalization):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 가구를 사려면 오프라인 가구점에서 구매해야했다. 인테리어 또한 인테리어 업자와 일정을 잡고 사무실에 방문하여 상담하고, 자재를 고르는 등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많은 부분들이 자동화 되고, 오늘의집은 일련의 과정을 휴대전화 속의 앱 하나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을 올리고 자유롭게 공유하는 시스템, 온라인 전자 거래 시스템 등 여태까지 쌓여온 기술을 잘 조합하고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잠복기(Deception):

오늘의집은 바로 성공한 것이 아니다. 2014년 베타 서비스 런칭 이후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진 기반 SNS가 발전하기 전까지 오늘의집은 빛을 보지 못 했다. 또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누적되어 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관심이 많은 사람들만 이용하던 커뮤니티에서 대중화 될 때까지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오늘의집은 가구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고관여자들을 중심으로 손쉽게 상품과 서비스를 확인하고 공유하는 'SNS 같은 홈퍼니싱 쇼핑 사이트'의 역할을 해나갔다.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시장에서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파괴적 혁신(Disruption):

2010대 중후반 홈퍼니싱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많은 유저들이 오늘의집과 같이 편리하게 가구와 인테리어를 알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찾게 되었다. 이들을 타겟팅하여 오프라인으로 보러가기 귀찮아 하는 고객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와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등 고객 중심 서비스를 선보인 오늘의집은 많은 유저들을 얻게 되었다. 오늘의집은 드디어 원스톱 인테리어 플랫폼 서비스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서비스가 되었다. 구매, 판매, 공유, 상담 등이 하나의 웹사이트 혹은 앱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은 기존의 가구, 인테리어 업체들이 해왔던 프로세스를 완전히 하나로 통합시킨 것이다. 이제는 기존의 가구 인테리어 업체들이 오늘의집에 입주하기 위해 노력하는 실정이다. 또한 오늘의집에선 구매 후 소비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은 구매한 물품 혹은 시공한 인테리어를 오늘의집 "커뮤니티"에 업로드 하고 공유한다. 이를 본 다른 많은 사람들이 다시 구매한다.


무료화(Demonetized):

오늘의집은 기존에 가구 업체나 인테리어 업체에 방문할 때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이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바로 물건을 보고, 비교하고, 구매하거나 판매자나 다른 커뮤니티 사용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의견을 무료료 나눌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쇼룸 임대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기존의 많은 중소 가구, 인테리어 업체들은 입지가 좋은 쇼룸의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 했고 쇼룸을 구하지 못 한 업체는 마케팅 측면에서 성장하지 못 했다. 오늘의집에선 경쟁력만 있다면 누구나 수많은 유저들의 눈에 띌 수 있다. 이들은 오늘의집에서 무제한 온라인 쇼룸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소멸화(Dematerialized):

이 부분에서는 오늘의집의 경쟁자 들을 언급하려한다. 이젠 온라인화 되지 않은 홈퍼니싱 업체는 몇몇 영세 업체를 제외하면 거의 사라졌다. BOLD에선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필름 카메라의 강자였던 코닥의 매출이 점점 감소하다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홈퍼니싱 시장에서 오늘의집의 경쟁자들은 사라지지 않고 성공적인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시장에서 꽤 선전하고 있다. 기존의 가구와 인테리어 강자는 한샘, 리바트, 일룸 등이 있다. 특히 한샘은 오늘의집과 시공 제휴를 맺어 고객층을 다양화하고 온라인 패키지 판매 전략을 세웠다. 오늘의집처럼 태생부터 플랫폼은 아니지만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대중화(Democratized):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도록" 이는 오늘의집의 핵심가치다. "누구나" 오늘의집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2016년 12.5조 원에서 2023년 18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수요가 늘어난다. 4인 가구일 때는 가구를 공유하기 때문에 인당 팔 수 있는 가구 수가 적기 때문에 1인 가구와 대비된다. 1인 가구는 또한 자기 마음대로 공간을 만들거나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의집에 더 많은 수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현재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예쁜 집"을 보기 위해 오늘의집을 수시로 방문한다. 이렇게 일상 속에 오늘의집이 자리잡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오늘의집이 '국민 앱'이 되는 날이 올 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출처: 통계청]


연세대 영어영문 이동현

paul3ldh123@gmail.com

매거진의 이전글 누구에게나 '섹스할 권리' 있다, EV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