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8th BITor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누구에게나 '섹스할 권리' 있다, EVE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정운채

   성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제품을 만들며,모든 사람의 성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사업을 이용한다.


 누구나 '성적 건강'을 지키며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우리는 평소에 얼마나 생각할까? 위 따옴표 속의 문장은 섹슈엘 헬스케어 브랜드 'EVE'의 미션이다. 건강, 자연, 평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인스팅터스의 스타트업 EVE는 나이, 성별, 성적지향, 장애, 지역, 직업에 구분 없이 모두가 성적 권리를 건강하게 행사할 수 있는 피임용품과 여성용품 등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EVE, 무엇이 BOLD 한가?


이브콘돔의 상품 이미지(출처: 이브 공식 홈페이지)

 그냥 성인용품도 아니고 '섹슈얼 헬스케어'라니, EVE의 제품은 다른 회사의 제품들과 무엇이 그렇게 다른 걸까? 이는 EVE의 3대 핵심 가치인 건강, 자연, 평등을 통하여 보다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우선, EVE의 콘돔/젤/생리용품 등은 여성의 신체에 건강한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4년 창립된 이브는 기존 콘돔의 제조과정에서 3등급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이 나온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이브는 천연 라텍스를 사용해 생식기에 해가 가지 않도록 콘돔을 제조하며, 자연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젤을 만들고, 유기농 원단으로 생리팬티(피팬티)를 제작하고 있다. 인스팅터스 공동대표 박진아의 여성동아 인터뷰에 따르면, 이브의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 1순위는 '건강한 성분'이다. 사용자들의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기업정신의 효과라고도 볼 수 있다.


 EVE는 '자연' 즉 제품의 '지속가능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여 소비자들의 성적 건강을 위할 뿐 아니라,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기업을 운영하여 자연에 가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산림관리협의회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용기로 제품 포장을 제작하여, 제품 사용뿐 아니라 발송, 수령의 과정에서도 친환경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브의 청소년 프렌치레터 프로젝트(출처: 이브 공식 홈페이지)

 가치 중심적인 기업으로 EVE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은 이브의 '평등함'에도 주목한다. EVE는 사업 과정에서 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하고자 하며, 소비자들이 어떠한 이유로든 안전하게 성을 접근하도록 지향한다. 이브의 이러한 '평등' 정신을 보여주었던 대표적인 사례는 청소년을 위한 이벤트이다. 이브는 청소년의 성을 향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과, 재정적/사회적인 이유로 콘돔 구매를 어려워하는 청소년을 위하여 우편을 통해 콘돔을 2개씩 보내주는 '프렌치레터 프로젝트,' 70% 할인된 가격으로 울트라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10대들의 성적 권리에 대하여 당사자성 있는 이야기를 듣기 위한 10대 인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나아가 EVE는 퀴어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유튜브/뉴스레터를 통하여 평등한 성적 권리에 대한 담론을 확장하는 등 모두를 위한 섹슈얼 웰니스에 앞장서고 있다.

이브의 생리컵 '이브컵(출처: 이브 공식 홈페이지)

 위 세 가지 외에도, EVE는 '월경' '여성'관련 사업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콘돔과 젤 사업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을 위한 생리컵 '이브컵'과 위생팬티인 '피팬티' 등의 월경용품을 제작한 것이다. 구매한 여성을 위하여 가이드 책자와 이브젤, 소독보관컵을 무료로 제공하고 유튜브를 통해 월경용품 사용을 낯설어하는 여성을 위한 콘텐츠 역시 제공하고 있다. 안전하게 섹스할 권리를 넘어, 평소에 자신의 신체 건강을 챙기며 안전하게 월경할 권리 역시 제공하는 것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인만큼 최근 '핫'하다고 표현되는 스타트업처럼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비물질화' '폐화' '디지털화' '파괴'등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브의 등장으로 기존에 비가시화되던 '성'이라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소비자들의 안전과 권리를 생각하지 않던 스타트업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고, 소수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섹스하고 월경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브는 분명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온 BOLD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EVE, 앞으로는?


 그렇다면 브랜드 EVE는 앞으로 어떻게 시장을 개척해나갈까? 2014년 런칭 이후, 이브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기업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2014년 문을 열어 연 매출 5천만원으로 시작했던 스타트업 이브는, 5년만인 지난 해 매출 49억원을 달성했다. 나아가, 일본과 베트남 등 국제 시장으로도 판매를 넓혀가며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주 요소 중 하나로 삼는 브랜드 답게, EVE는 계속 사회적 활동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최근 코로나19를 위해 노동하는 여성의료진에게 생리컵 3천개를 제공하고, N번방 사건 이후에는 디지털 성범죄 법제화 연구 단체에 1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정보출처: 여성동아) 작년 여름에는 연세대학교 제3회 인권축제 EVER에 콘돔을 후원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행보에 힘입어 작년 이브의 기부금 총액은 4300만원 이상을 달성했다.


 EVE는 새로운 제품 개발을 멈추지 않고, 최근 국내 최초의 핑거콘돔(레즈비언 섹스 및 기타 성관계에 사용되는 손에 착용하는 콘돔)에 대한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또한 박진아 공동대표에 따르면 실리콘 성분의 윤활제를 새로 개발중에 있고, 인스팅터스는 이브에서 벗어난 새로운 브랜드 역시 준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소비자의 건강, 친환경적인 지속가능성, 사회적 가치와 평등은 모두 최근 들어 굉장히 강력하게 주목받고 있는 가치들이다.  섹슈얼 헬스케어 업계에 새로운 돌풍을 가져온 EVE, 지금의 가치를 이어나가며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연세대 경영 정운채

woonchae0625@yonsei.ac.kr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시작, 마켓 컬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