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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시작, 마켓 컬리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정다슬


세상에 없던 서비스, '샛별 배송'


출처 : 주식회사 컬리

2015년 마켓 컬리는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출시했다. '샛별 배송'은 소비자가 밤 11시, 잠에 들기 전에 주문을 하면 신선식품을 아침 7시에 배송해주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쇼핑몰 업계에 새벽 배송이라는 붐을 일으켰고, SSG닷컴, GS프레시 등 국내 대기업들이 따라 하게 만들며 새벽 배송은 이커머스 업계 최대 격전지로 불리게 되었다. 또한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장을 본다.’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내며 샛별 배송에서 시작된 새벽 배송은 대한민국에서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신선식품 유통이 다른 상품의 유통과 다른 점은 신선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매우 짧아서 재고를 쌓아둔 채 출고 시점을 조절할 수도 없고, 상품의 신선함을 지키려면 물류 과정에서도 포장과 냉장·냉동이 꼭 필요한 과제이다. 이로 인해 신선식품 유통은 주로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작은 스타트업이 이처럼 까다로운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을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 피터 디아만디스의 저서 <BOLD>에서 소개된 6D의 관점에서 마켓 컬리의 성공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6D관점에서의 마켓 컬리


'실리콘밸리의 마피아 두목'이라고 불리는 피터 디아만디스는 저서 <BOLD>에서 오늘날의 우리가 기하급수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빠른 변화에 대처하려면 기하급수 특유의 특징들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기술 진보의 과정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을 6D로 정의했다. 6D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잠복기(Deception), 파괴적 혁신(Disruption), 무료화(Demonetization), 소멸화(Dematerialization), 대중화(Democratization)를 말한다.


1) 디지털화(Digitalization)

디지털화는 물리적 형태였던 제품 또는 과정이 디지털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 기존의 고객들은 신선 식품을 구매하기 위해선 근처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다. 눈으로 보고 직원에게 물어가며 원하는 식재료를 고르고 구매하여 집으로 가져왔다. 마켓 컬리는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던 이 과정을 모두 온라인으로 옮겨왔다. 온라인으로 마켓 컬리에 접속하여 원하는 식재료를 자세한 설명을 보고 고르고, 클릭 한 번으로 구매하면 아침에 집 앞으로 배송이 된다.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하던 신선 식품의 배송을 온라인으로 가능하게 하며 마켓 컬리는 기하급수적인 성장 잠재력을 갖게 되었다.


2) 잠복기(Deception)

잠복기는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일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장을 눈치채지 못하는 시기이다. 마켓 컬리는 잠복기를 건너뛰고 파괴적 혁신으로 나아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5월, 마켓 컬리는 '샛별 배송'으로 신선식품 배달 시장을 개척하며, 대한민국 내 최초로 새벽 배송 시대를 열었다. 시작과 동시에 사람들은 기존에 없던 편리한 서비스에 열광하였고, 기존 시장의 지배자들은 서둘러 마켓 컬리를 따라 하였다.


3) 파괴적 혁신(Disruption)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혁신을 말한다. 마켓 컬리의 ‘샛별 배송’은 기존의 유통 패러다임을 파괴하고 새로운 배송의 시대를 열었다. 초창기 배송은 CJ 대한통운, 로젠 택배와 같은 택배사를 통해 이뤄졌다. 그렇기에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4~5일을 기다려 배송받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 시장에 쿠팡이 들어오면서 지각변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배송사를 거치지 않고 유통사가 배송까지 진행했기 때문에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1~2일로 크게 단축되었다. 이 상황에서 마켓 컬리는 주문 후 바로 다음 날 새벽에 수령할 수 있는 ‘샛별 배송’을 시작했다. 공급사로부터 상품을 100% 직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공급받는 상품을 자사 물류센터에 전량 입고 후 고객이 주문하면 배송 박스에 상품을 담아서 새벽에 출고한다. 이를 시작으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배송을 기다리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지 않게 되었고, 더 빠르게 배송이 되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많은 대형 유통사들이 배송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체 배송을 시작하였다. 쿠팡의 ‘와우 클럽’,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등 주문하고 빠르게는 몇 시간 안에 제품 수령이 가능해졌다. 마켓 컬리의 파괴적 혁신은 시장의 변화뿐 아니라 일상의 변화, 소비자들의 행동의 변화까지 일으켰다.


4) 무료화(Demonetization)

무료화는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지불하던 돈이 사라지는 현상이다. 마켓 컬리는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고 원하는 정보를 직원에게 묻고, 줄을 서서 상품을 구매하고 집으로 가져오는 이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력과 비용을 무료화시켰다. 물론 배송을 위해서 일정 금액 이상 지불되어야 하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는 데에 발생하는 물리적인 비용은 모두 무료화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의 편리함을 높였다.


5) 소멸화(Dematerialization)

소멸화는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사라지는 현상이다. 오프라인 구매가 온라인 구매로 대체되며 기존의 구매의 과정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서비스에 사람들이 더욱 익숙해진 만큼 오프라인 매장들은 어쩌면 소멸의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6) 대중화(Democratization)

대중화는 필수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이다. 이제 ‘샛별 배송’, ‘새벽 배송’, ‘오늘 드림’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바로 배송의 형태는 대중화되었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고 2-3000원의 소정의 비용을 추가하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제품을 일정 수준 이상 구매한다면 무료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이제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을 받는 시점까지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진 것이다. 소규모 업체들은 여전히 택배사를 이용하여 배송을 하겠지만 대규모 업체들은 자신들만의 유통망을 더욱 견고히 하여 더 빠르고 더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연세대 식품영양 정다슬

ektmf80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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