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8th BITor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지금 보시는 앵커는 사람이 아닙니다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7기 김다원


이제 뉴스도 AI가 합니다


AI 방송의 시대가 열렸다. MBN(매일방송)이 10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 앵커를 도입하여 ‘MBN 종합뉴스’에서 실제 방송을 진행했다. 


AI 앵커는 MBN과 AI 전문업체, ‘머니브레인’의 공동개발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모방의 대상이 되는 실제 김주하 앵커를 10시간 동안 촬영하고, 딥러닝과 컨벌루션 신경망(CNN) 기술을 통해 AI가 이를 학습하도록 했다. 발음의 정확성, 앵커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김주하 앵커의 목소리 톤 손동작, 눈빛, 얼굴 각도 등 아주 세밀한 요소까지 정확히 구현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AI앵커를 활용하면 최대 1000자 분량의 텍스트를 1분 안에 영상으로 합성할 수 있다. 


https://tv.naver.com/v/16652523

[MBN AI 뉴스] 출처: MBN 네이버 TV

변해가는 프레스룸의 풍경


보편적으로,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송에는 PD, 작가, 부조정실 스튜디오 감독, 카메라 감독, 조명 감독 등 많은 스태프가 투입된다. 5분 남짓한 뉴스 전달을 위한 핵심 인력만 추려도 10명 가까이 되는, 많은 비용이 드는 작업이다.  그런데 AI 앵커를 활용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AI 앵커의 최대 장점은 기존의 제작 인원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소 인력만 투입되면 언제든 뉴스를 송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일각을 다투는 뉴스 속보가 생기거나 실제 앵커가 현장에 자리할 수 없는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AI 앵커를 활용하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요컨대 위와 같은 이유로 방송사 입장에서 AI 앵커의 도입은 이점이 크다. 인력, 시간과 비용 모두를 절감할 수 있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뉴스를 만들어 내보낼 수 있기에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한 확실한 대책 하나를 갖게 되는 셈이다.



가까운 미래인간 앵커가  자리는?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인간 앵커가 설 자리는 없는 것일까?


개인의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는 뉴스 전달자의 직무 특성상, 필요한 상황에서는 인간 대신 AI를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기존의 뉴스 앵커들을 가까운 미래에 모두 AI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묻는다면, 나의 답은 ‘아니요’다. AI 앵커의 한계점 또한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주하 인간 앵커가 직접 원고를 읽으면 AI앵커가 곧바로 따라서 읽는 테스트에서, AI앵커는 발음이나 외형적인 부분에서는 바로 옆에 서 있는 실제 앵커와 구분이 어려울 만큼 유사했다. 하지만 하나로 통일된 평이한 어조가 계속 이어져서 듣는 입장에서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졌다. 현재의 AI방송 기술로는 아직 인간의 감정 표현을 정확히 구현하는 것은 어렵다.


https://tv.naver.com/v/16640544

[아직 인간 앵커의 감성을 구현하지는 못하는 AI 앵커] 출처: MBN 네이버 TV


AI는 스스로 궁금해하며 질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인간 뉴스 진행자와는 다르다. 서울의대 김주한 교수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킬 것은 분명하지만 인간을 대체하는 수준까지는 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인간과 AI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인간은 여러 현상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질문을 할 수 있지만 AI는 절대 먼저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AI는 인간의 질문에 답을 해줄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궁금해서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AI를 소비하는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뉴스 앵커는 단순히 주어진 대본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아니라 기자들이 취재해 온 원고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뉴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진행자라는 점에서 직업적인 전문성을 갖는다. 그리고 뉴스 방송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인터뷰, 현장과의 실시간 소통, 이슈에 대한 논평 등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앵커의 직무 중 ‘텍스트를 읽기’만을 대신해줄 수 있는 AI 앵커가 등장했다고 해서 인간 앵커들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AI의 도입에 따라 방송 진행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언제나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며 어떤 소식을 마주하더라도 감정에 흔들림이 없는 AI 앵커와의 경쟁 속에서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일지 고민해보아야 하겠다.



인터뷰 인용 출처: 

<AI 도입했더니 야근 줄어… 전문가들 "AI는 인간 대체할 수 없다">

https://www.fnnews.com/news/201611091414511874

표지 이미지 출처:

https://tv.naver.com/v/16640544


연세대 경영학과 김다원

dawon1547@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AI 아이돌 : 과욕일까, 최선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