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기 서수민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술전시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컨버전스 아트란 기존에 캔버스에만 그려져 있던 그림을 첨단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한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 사용되어 왔는데 미술 전시에 이 개념이 도입된 것은 지난해 열린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이 최초.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이 전시회는 '고흐의 명화를 미디어 아트 기법으로 재해석해 관객과의 소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만 관객 돌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손의 터치로 미디어 캔버스 위에 고흐의 붓 터치를 구현할 수 있는가 하며, 패드를 조작해 관객이 직접 작품의 밝기를 조절해볼 수 있었던 것이 인기 비결이었다.
'반 고흐: 10년의 기록 展'
이 전시가 갖는 특징 중 눈여겨볼 사항 중 첫 번째는 개최 전부터 중국에 판매되어 사천성도, 상해, 광저우, 북경에 연이어 오픈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본다빈치㈜의 IT 기술을 중국이 인정했다는 것이며, 원작의 저작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작품을 제2차 생산물로 재창작하면서 차세대 한류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의 콘텐츠라 할 수 있겠다.
'모네의 빛을 그리다 전'에 다녀왔다. 약 60여 개의 프로젝터와 4M 높이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인상주의의 웅장함이 눈앞에 재현되었다. 모네가 있던 당시의 그 순간으로 시간여행을 한 느낌이었다. 모네의 걸작 수련과 그가 살았던 1800년대 파리로 여행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설치를 경험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개인적으로는 원조 미술작품을 보는 게 좋지만, 이러한 전시 기법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작품들도 더욱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전시를 많이 찾지 않는 사람들이나, 미술이 좀 따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적격의 전시일 것이다.
글 ∙ 19기 서수민 | 검토 ∙ 18기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