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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을 위해 리테일 비즈니스가 하는 노력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이수현

[ 제목 사진 출처: Pixabay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 온라인에서도 모바일의 확장에 힘입어 지금 이 시대에는 누구든지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판매자가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남지는 못한다. 이러한 시대에 리테일 비즈니스가 살아남는 비결은 고객 중심 사고를 가지고, 넷플릭스와 같이 개인 취향 기반 큐레이션이 필수가 된 콘텐츠 산업처럼 고객에게 최대한 개인화된 경험을 주는 것이다. 



개인화된 경험이 뭔데?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준다는 뜻이 무엇인지 ‘개인화’라는 용어 정의를 기반으로 알아보자. 한경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개인화(Personalization)는 특정 프로그램 내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으로 만들어진 알고리즘은 고객별 상품 추천에 활용되는데, 현재는 개인화에서 나아가 고객 경험이 ‘초개인화’ 되었다. 역시 한경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는 특정 프로그램 내에서 나아가 일상에서 특정 사용자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모두 파악해 기업이 개별적인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데이터 확보, 분석 기술의 빠른 발달로 개인화, 초개인화로 단계가 나뉘어지긴 했지만, 종합적으로 리테일 기업이 고객 중심 사고 바탕에서 최대한 ‘개인 맞춤형 경험’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며 살아남고 있는지 소비자가 광고로 제품을 접하는 단계와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단계의 맞춤형 경험 예시들을 통해 알아보려 한다. 



아까 검색한 건데, 여기서도 뜨네?

전세계 애드테크 랜드스케이프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원출처: 루마파트너스 ]

  어떤 물건을 사려고 포털 사이트에서 열심히 검색하다가, 친구들의 소식을 보려 인스타그램에 들어갔을 때 친구들의 인스타 스토리 사이에 침투한 ‘아까 찾아보던 물건’의 광고, 모두가 경험했을 것이다. 리테일 비즈니스에서도 역시나 이렇게 애드테크를 활용해 초개인화된 광고로 구매를 촉구하고 있다. 전세계 이커머스의 최강자 아마존은 고객 개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검색했던 상품 추천 메일을 보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마존처럼 자사의 데이터 분석 능력이 아니더라도 애드테크 시장의 여러 플레이어들끼리 계약을 맺고 한 사람만을 위한 실시간 제품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내 생각보다 더 빠른 고객 응대

인사이드 솔루션 사용 화면 [ 출처: The New York Times, 원출처: Powerfront ]

   구찌 온라인 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고객은 상품 구매 과정에서 궁금한 점, 불편한 점을 직접 고객 센터에 물어볼 필요가 없다. 고객센터에서 자동으로 개인의 정보를 파악하고 먼저 개인별 실시간 응대를 제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인 맞춤형 응대가 가능한 이유는 구찌가 온라인 몰에 접속한 개별 고객을 각각의 아바타 형태로 만들어 고객 등급, 구매 이력, 장바구니에 담은 제품,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주는 인사이드(Inside) 솔루션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제품 다른 색상으로는 없을까?’ 속으로 고민하면서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와중에 직원이 먼저 상담을 제안해 원하는 정보를 바로 가져다준다면, 고객은 매우 편리한 제품 구매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나를 정확히 알고 나만을 위한 상담, 추천을 해 주는 즐거운 경험을 할 것이다. 실제 패션, 뷰티 분야에서 고객 개인 상태에 맞게 적극적으로 온라인 채팅 응대를 하는 경우 구매 전환율이 16%에서 26%로 증가한다고 하니, 개인화된 채팅 경험이 고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함을 수치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초개인화는 왜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중요해졌나


  앞으로 주 소비층으로 성장할 MZ세대는 누구보다도 나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세대이자, 소유보다도 경험 자체에 중점을 두는 세대이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이들의 특성에 따라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취향 기반 큐레이션과 구독 모델로 발빠르게 변화한 반면 리테일 비즈니스는 아직까지 전통적으로 대량생산된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들이 생산 시스템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은 단시간 내에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품을 소유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 제품이 필요한 상황, 대상에 맞춘 광고와 고객 응대를 통한 ‘구매 과정’에서의 초개인화된 경험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편리함과 불쾌함의 사이


  수많은 애드테크 시장의 플레이어들과 글로벌 리테일 기업이 사용하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서 알 수 있듯이, 최종 판매자는 하나의 기업일지 몰라도 고객의 초개인화 경험을 위해서 그 기업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은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솔루션들을 활용해 초개인화 경험을 주는 만큼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가 수집될 것이다. 한 명의 소비자로서 맞춤형 광고, 제품 추천, 상담과 같은 응대를 받는 것은 매우 좋지만 기업이 수집하는 데이터에 따라 개인화된 경험이 불쾌함으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한다. 특정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한 내용이 다른 SNS 피드 사이 광고로 나타나는 것은 이제 익숙해졌을 것이다. 이렇게 무엇을 클릭했는지 등의 행동 정보만 수집한다면 ‘나에게 맞춰준다는 느낌’이 크겠지만 개인의 속성 정보까지 수집해 광고 문구 자체에 개인의 성별, 나이 등을 명시한다면 ‘누군가 나를 감시하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한 가지 사례로 구글의 '광고 개인 최적화 설정'에 들어가 보면, 내 계정에 대해 구글이 추정한 관심 분야가 뜬다. 여러가지 관심 분야 중에서 실제로 많이 접속했던 쇼핑몰이나 꾸준히 검색한 키워드인 '마케팅' 등은 나의 사이트 방문 기록 수집을 바탕으로 편리하게 딱 맞는 광고를 보내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키워드들이다. 반면 가계 수입 예측이나 반려견 유무, 학력, 회사 규모 등은 사용자에 따라 충분히 상반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키워드들이다. 따라서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명심할 것은, 개인화된 경험을 주려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솔루션을 시도해보면서도 어떤 데이터를 수집, 이용할 것인지 고객 중심 사고에 집중해 주의해서 결정해야한다는 것이다. 



*개인화, 초개인화 용어 출처: 한경 경제용어사전


연세대 경영 이수현

heatherlees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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