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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이 무슨 학회야!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윤재이

한 학기 동안의 BIT 활동도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3개월이 어떻게 지나갔을지 모를 정도로 바빴고, 또 정신없었다. 며칠 전만 해도 나뭇잎이 초록색이었던 것 같은데, 학회 조모임 하러 나가니까 나뭇잎이 다 떨어져 있더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느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다가, 직접 능동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보며 피부로 느낀 것들은 어느 곳에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3개월 동안 내적으로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Insight Journal이다. Insight라는 단어, 알고는 있었지만, BIT에 들어와서 가장 많이 사용해본 말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의미에서, Insight의 의미를 일깨워준 BIT에서 얻은 insight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진정으로 이번 한 학기 내가 가장 크게 얻은 insight를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듯싶다. 물론 너무나 당연한 말들일 수도 있지만, 내가 가장 크게 느꼈던 insight들을, 주니어의 시각에서 공유하고자 한다.



1. Flow & Logic

조모임을 하다보면...


총 세 번의 큰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PUBG, LaundryGo와의 산학협력을 끝마쳤고, 현재 Tech Business Project를 진행 중에 있다. 세 프로젝트 모두 주어진 과제를 바탕으로 팀의 방향성과 목표를 잡고 이를 향해 3주간 달려나간다. 모든 프로젝트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쏟았던 부분은 발표의 flow,  흐름을 잡는 부분이었다. 머릿속에선 멋있어 보였던 아이디에이션도, 막상 본격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하면 허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미 나 자체적으로 결론까지 예상을 하고 생각 중이었는데, 하나의 생각을 다음 생각으로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부실함이 발견되는 것이다. 첫 프로젝트에서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분명 내 생각 상으론 이게 맞는데, 왜 그런지를 설명해보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설명할 수 없었다. 생각은 많은데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아마 나도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였을 거다. 그렇기에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마음을 비우고 나니 생각하는 게 한결 편해졌다. 내가 나만의 논리를 준비해 가는 데에 있어 계속해서 Why?라는 질문을 던졌던 것 같다. 계속해서 내 논리에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했고, 세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지금은 좋은 습관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고 자부한다. 물론 아직도 피드백을 통해 몇몇 허점이 있음을 알아차리지만, 오히려 이를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모든 프로젝트에서 Why? 대한 답으로 뒷받침되는 Logical Flow 중요하다는 ! 당연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크게 간과했고, 크게 알아차린 insight다.



2. "나는 문과라서..." 하지 말기


당연한 말이지만, 경영은 문과만의 것이 아니다. 내가 오판했던 것 중 가장 큰 것은 기술과 경영은 분리되어 있다는 것! 극단적으로 '안 배워도 되겠지!' 라고까지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단순히 경영자의 업무와 개발자의 업무는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이브한 생각이었다. 다수의 스타트업이 AI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되고 있으며, 직접 이를 다루는 직종이 아니더라도 기술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이를 가장 크게 실감했던 부분은 알럼나이 세션에서였다. 모든 알럼나이 세션이 기술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다. 기술이 메인인 스타트업을 운영하시거나 그곳에서 근무하는 선배님이 계셨고, 이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VC에 계신 선배님도 계셨다. 학술적으로 기술이 경영에 쓰이는 방안에 대해서 배우기도 했다. 기술이  경영이오 경영이  기술이다! 더불어 직접 Tech Business Project를 하면서, 더 능동적으로, 더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내게 더 큰 자산이 된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이전에는 머리로만 알았다면 이젠 진짜 그 필요성을 느낀 단계에 왔다고 말할 수 있다. 문과라서 기술 모른다고 뒤로 빠지지 말아야지.



3. 그렇다고 문과 버리지도 말기!


그렇다고 문과로서의 내 정체성을 버려서도 안된다! 사실 문이과가 통합된 지금, 문과 정체성, 이과 정체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도 웃긴 일이지만, 말의 요는 사회 관념적으로 문이과적 요소를 구분해봤을 때 둘 모두를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나 또 당연한 말이지만!)  말을 상대가 쉽게 이해할  있게 전달하는 것도 능력이다. IJ 활동에서 이를 가장 많이 느꼈다. 첫 IJ에서 공격적인 댓글을 다수 접하고 화 아닌 화가 많이 났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현실적으로 어려울지라도,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납득할 수 있게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번의 발표에서도, 발표가 끝나고 '아 이 얘기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한 적이 종종 있다. 결국 '전달에 아쉬움이 생기지 않게 고민하고  고민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4. Show yourself!

제목 수정해야 하는데...


어릴 적 나를 돌이켜보면, 중학교 때까지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꿨고 고등학교 때는 스포츠 구단 경영인을 꿈꿨다. 그 영향인지 자동차와 스포츠에 매우 관심이 높다. 그런데 높은 관심도를 평소에 경영학과 학생으로서 딱히 활용하지 않았다. 아마도 학창 시절 그 관심사를 딱히 공유할 곳이 없어서 혼자서 생각하던 습관이 이어진 것 같은데, 그 관심사들은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얘기를 파생시킬 수 있는 주제들이었으며 나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주제들이었다. 두 편의 IJ를 자동차 주제로 작성했고, 한 편의 IJ를 스포츠를 주제로 작성했다. 작성하면서 따분한 과제를 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아는 분야를 글로 풀어내는 게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 IJ로 BITor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경험을 하며,  관심사를 당당하게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활동이  재미있어진다는 을 크게 느꼈다. 사실 꽁꽁 숨길 관심사도 아닌데 왜 그동안 수업에서 활용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물론 더 다양한 분야에 대해 IJ를 써봤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 아쉬움은 다음 활동에서 채우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관심사를 계속해서 공유해 온 것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5. 나는야 우물 안 개구리


나는 정말 깊은 우물  개구리였다. 세상을 너무 좁게 봤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것만이 가장 좋은 길인 줄 알았는데, 정말 큰일 날 소리였다. 다양한 알럼나이 분들의 말씀을 들으며 창업의 매력을 정말 크게 느꼈다. VC도 마찬가지. 사실 그런 기업이 있는 줄도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정말 멋있다. 기업도 단순히 기업이 아니다. 정말 다양한 직무, 다양한 업종이 있고 세상에는 멋있는 일들이 가득하다. 프로젝트를 하며 알게 되는, 감탄사 나오는 기업들도 많다. 시야의 줌을 빼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보인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번 학기 가장 크게 느낀 점일지도 모르겠다. 우물 밖으로 나가자!



6. BITtor Is Teacher


가장 크게 느낀 점 다음에 가장 크게 느낀 점이라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이다.(?) 정말 멋진 사람들이 많다. 뭘 하고 있어서 멋있는 것보다, 그냥 BITor들의 생각이 멋있다. 이따금씩 나오는 질문들을 보면, '... 저런 포인트...'하고 내적으로 감탄하고, 공감하고 메모한다. 겉으로는 무표정하지만 속으로는 감탄 중이다.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크게 느낀다. 팀원들이 새롭게 제시하는 것들이나, 문제 제기 포인트를 보며 '어떻게 저런 생각을?'하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생기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옆에서 자극도 많이 받고, 내가 어떻게 붙었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든다. 그런 포인트들을 배우려고 나름 노력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포인트를 보려고도 노력한다. 나름대로 3개월 전보다는 확실히 발전한 것 같다... 확실히! 사실  어떤 것보다 BITor들로부터 가장 많이 배운다. 바램이 있다면 멋있는 선생님들을 계속 만나는 것!



7. Just do it


"아 형 근데... 2학년이 학회 해도 돼요?" 실제로 내가 했던 말이다. 막연히 학회란 뭔가 어렵고, 학술적이며, 진지한 그런 집단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2학년이 학회에 들어간다? 좀 어색했다. 그런데 웬걸 이번 연도 제일 잘 한 결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동시에 많이 배웠고, 평소라면 하지 못했을 돈 주고도 못 살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아 다음에 하지 뭐' 하고 포기했다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이었다. 비단 학회를 넘어, 무언가 지금 꽂히는 게 있다면 이것저것 재지 말고 도전해보자는 것이 내가 얻은 Insight다. 물론 당연히 책임질 각오는 되어있어야 한다. 각오만 있다면 외부 조건에 두려움 느끼지 말고 일단 그냥 해보자. 성공 실패 여부를 떠나 도전에서 오는 경험들은 아무 때나 가지고 싶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이며, 1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이 지점에서 가장 크게 발전한 것 같다. 그냥 해!



I'll be back.

I'll be back. [출처 : 중앙일보]


3개월을 숨 가쁘게 달려오며 정말 많이 배웠다. 다양한 Insight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요즘 가장 크게 체감하는 Insight는 BIT에서 배운 Insight들이라 생각해 마지막 IJ를 이를 바탕으로 작성해보았다. 직접적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것도 충분한 Insight이고, 동시에 이를 공부했던 과정과 혁신 사례를 실행에 옮겼던 여정을 소개하는 것 역시, 공유할만한 충분한 Insight가 아닐까 싶다. BIT에서의 생활은 잠시 중단되지만,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I'll be back...!


연세대 경영 윤재이

jstud3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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