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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천국 토이저러스,왜 천국으로 가버렸나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8기 최승연


아이들의 영원한 단짝친구, '장난감'

https://www.pymnts.com/news/retail/2020/why-toys-are-making-a-2020-comeback/

포근한 곰인형. 알록달록한 숫자 블럭. 노란색 고무 오리.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우리 모두는 수 많은 장난감들과 함께 자라왔다. 장난감이 가지는 힘은 엄청나다. 재미를 주기도, 때로는 친구가 되어 주기도, 더 나아가서는 또래의 친구들과 공유를 가능케 해주는 사회적 기능으로도 작용한다. 형태가 계속해서 변화할지라도 이러한 장난감의 존재는 인류가 사라질때까지 계속해서, 어린이들의 곁을 지킬 것이다. 아이들의 지속적 니즈와 발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확장해서 생각해보자면, '장난감 산업'은 미래에도 꾸준하게 성장할 블루오션 이다. 실제로 2015년에는 273억 달러 규모였던 미국의 장난감 시장이 2025년에는 무려 1312억 달러로, 5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20세기 장난감 산업의 중심에는 미국의 토이저러스(Toys "R" Us)가 있었다.


https://www.grandviewresearch.com/industry-analysis/toys-games-market



장난감 천국, '토이저러스'

https://knowledge.wharton.upenn.edu/article/the-demise-of-toys-r-us/

토이저러스는 1957년 미국에서 찰스 라자러스에서 의해 설립된 세계적인 장난감 체인 기업이다. 레고 블럭부터 인형까지 수 많은 장난감을 집대성한 완구계의 백과사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토이저러스는 전 세계 30여개의 국가에 진출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나갔다. 세계 완구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며 호황을 누리던 토이저러스는 2000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아마존과의 잘못된 만남, 70년의 마침표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1097768468?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2000년, 토이저러스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과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독점 계약을 통해,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모든 장난감이 토이저러스로부터 공급되도록 결정한 것이다. 토이저러스는 별도의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하지 않는 조건이였다. 그러나 2003년 아마존은 타 기업의 완구류도 판매를 하며, 계약을 위반하게 된다. 토이저러스는 소송을 걸어 승소하였으나, 이미 늦어버렸다. 변화해버린 이커머스 흐름 속, 완구 산업의 주도권은 아마존이 쥐게 되어버렸고 이와 맞물려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토이저러스는 월마트에 크게 밀려버렸다. 또한 줄어드는 신생아의 수로 인해 장난감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아이들은 기존의 장난감이 아닌 디지털 장난감을 찾기 시작하는 불상사는 토이저러스를 나락으로 이끌었다. 아마존과의 이 계약 하나가 토이저러스라는 롤러코스터를 끝없는 낭떠러지로 추락시키는 시발점이였던 것이다.


이후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어, 토이저러스는 2005년 사모펀드에 인수가 되어 비상장기업으로 변화하였고, 결국 2017년 파산을 거쳐, 2018년에는 미국 내의 모든 토이저러스 매장을 철수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그들은 70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앞을 보지 못한 자, 미래도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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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되었던 것일까? 토이저러스가 순식간에 '망해버린' 이유는 크게 한 줄로 요약 가능하다. "지금 당장에 눈이 멀었다".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기업에게는 미래가 없다. 토이저러스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그 순간의 달콤함에 현혹 되었기 때문에 망해버렸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보자. 그 당시 가장 잘 나가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자신들의 제품만 '단독적으로' 팔아준다는 제안. 그 당시 토이저러스의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으로 들렸을 것이다. 큰 노력없이 1등 플랫폼에서 자신들의 제품만 팔린다니 말이다.

그러나 토이저러스는 앞을 내다보았어야한다. 파트너십을 체결한 2000년은 이커머스가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이다. 국내에서는 '다나와'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기업들도 자사 자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몇몇 기업들은 10년전부터, 2021년의 가장 '핫'한 세일즈 방식인 이커머스와 그 중에서도 D2C (Direct 2 Customer) 판매 방식에 대비를 한 것이다.

https://propellergroup.com/wp-content/uploads/2020/09/D2C.png

DC2는 말 그대로 기업이 중간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업이 직접 타겟 고객을 파악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해, 제품을 판매한 후 반응을 검증하는 사이클을 반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리고 자사의 '단독 온라인 쇼핑몰'이 이 모든 과정의 필요 충분 조건이다. 그러나 토이저러스는 온라인 판매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아마존에 맡겨버리면서 미래에 대비하지 못해, 자신들의 비참한 추락에 불을 지핀 것이다.



온라인 채널을 만들어 놓지 그랬어,


그렇다면 토이저러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했어야 할까? 정말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자사 단독 온라인 판매 채널'을 미리 구축해 놓았어야한다. '장난감'을 판매한다는 기업 특성을 고려했을 때 더욱 온라인 판매 채널은 필수적이였다. 일례로, 이는 효과적인 제품 판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 경험의 확장으로까지 이어지며 토이저러스의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시켜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자사 쇼핑몰이 있었더라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살펴보자.


1. 고객 경험 확대를 통한 포지션 유지

https://miro.medium.com/max/11750/1*U7FXyYbmvkcAY_4Xsf8ZvQ.png

만약 토이저러스가 계속해서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확장해왔다면, 이들은 세계 최대가 아닌 '최고'의 장난감 백화점의 타이틀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많은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구매로 방식을 옮겨감에 따라, 기업들은 자사 온라인몰에서 다양한 기능들을 도입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 몬스터는 AR기술을 활용한 가상 안경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여 편안한 쇼핑 경험과 직접적인 구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토이저러스도 AR 기술을 비롯한 기능들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미리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면, 보다 구체화된 고객 경험의 제공이 가능하였을 것이다. 아이가 미리 토이저러스 앱 / 웹을 통하여 관심이 있는 장난감을 체험해보고 '찜'해두면, 실구매자인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가 어떠한 장난감을 원하는지 보다 자세하게 파악하여, 실구매가 증폭되는 사이클이 활발해지는 기대 효과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2. 온라인 완구로의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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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완구의 수요는 꾸준하게 존재하지만, 온라인 게임과 같은 전자완구의 성장세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만약 토이저러스가 계속해서 온라인 판매 채널을 고도화했더라면, 게임 플랫폼 '스팀'과 같이 다양한 온라인 완구또한 집대성하여 판매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이는 단순 완구가 아닌 게임의 영역으로까지 토이저러스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연세대학교 문화디자인경영학과 최승연

seungyeon96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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