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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아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9기 박준현


사라진 언더아머 로고 

성장하는 애슬레저 시장 (출처: 중앙일보)/꾸준히 하락하는 언더아머 주가 (출처: nba mania)

 많은 사람들이 점점 가벼운 조깅에도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지 않는다. 츄리닝을 대신해 애슬레저룩을 구비하고 있다. 운동(athletic)과 일상(leisure)의 합성어인 애슬레저룩은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스포츠 의류를 의미하는데, 글로벌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가 2020년도 글로벌 애슬레저룩의 가치를 437조로 평가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속에서 언더아머는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데, 실제로 밖에서 볼 수 있는 언더아머 제품의 빈도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주가도 2016년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아디다스에게 다시 스포츠 브랜드 2인자 자리를 내주었고, 창업자의 실언까지 더해져 대내외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왜 언더아머는 부진하고 있을까?


(출처: 룰루레몬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출처: 언더아머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1. 트렌드를 무시한 기능성 의류 집중 전략

  창업자이자 2020년까지 브랜드의 CEO였던 케빈 플랭크는 언더아머는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브랜드임을 계속해서 강조해왔다. 이는 언더어머가 새로운 트렌드를 읽지 못하게 되는 포지셔닝 전략이 되고 만다. 서론에도 언급했듯이 애슬레저룩이 의류 시장의 트렌드로써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요가복 브랜드인 룰루레몬이 10년간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보일 수 있던 것도 그들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더아머의 홈페이지에서 살펴봐도 알 수 있듯이 언더아머는 일상적으로 입기엔 무리가 있는 기능성 의류들이 대부분이다. 언더아머는 브랜드 전체 순이익의 72%를 의류 매출이 기록할 정도로 의류의 비중이 높은 브랜드다. 의류는 신발에 비해 충성도도 낮고, 다양한 브랜드를 구매한다는 점에서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언더아머에겐 이런  포지셔닝 전략은 매출에 있어 치명적이다. 


스테픈 커리와 커리 브랜드 (출처: 하입비스트 코리아)


2. 전략 없는 시그니처 시리즈

  우리는 스포츠 브랜드를 떠올릴 때, 동시에 브랜드가 후원하는 스포츠 스타를 떠올린다. 이들 브랜드는 자신들의 스타 플레이어를 상업 광고의 최전선에 사용한다. 언더아머도 공격적으로 후원하는 스포츠 스타가 있는데, 바로 NBA의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다. 농구를 잘 몰라도 무한도전의 커리 특집은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 특집도 언더아머의 커리 내한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을 정도로 커리가 언더아머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하지만 2020년 언더아머의 신발 매출은 분기마다 30%가량의 매출 하락을 보일정도로 좋지 못했고, 커리 시그니처 신발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더해 커리는 디자인과 마케팅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여러번 불만을 표출했고, 창업자의 정치적인 실언까지 더해져 계약을 재검토해보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여덟번째 시리즈가 나온 지금에서야 언더아머는 커리를 독자적인 브랜드로 독립시켜 주었다. 언더아머는 스테판 커리라는 2010년대 최고의 농구선수를 가지고도 수뇌부의 감으로 일관하며 시그니처 시리즈를 좌초시키고 말았다. 


3. 이상한 가격 전략 

 앞서도 언급했듯이 언더아머는 지금껏 기능성과 퍼포먼스를 브랜드의 가치로 선정했다. 그리고 이에 걸맞게 프리미엄 가격대에 브랜드를 위치시켰다. 미국에서의 유통 채널도 선별된 스포츠 전문점으로 국한시켰다. 그렇다면 브랜드도 프리미엄한 위치에 올라섰을까? 구글에 언더아머를 검색해보면 '언더아머 싸게사는법' '언더아머 아울렛'이 연관검색어로 나온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언더아머의 제품을 정가에 구매할 의향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미새, 나이키매니아 등의 패션 커뮤니티에서 언더아머를 검색해보면 제품의 발매 소식보단 대규모 할인 소식뿐이다. 고객의 기대보다 훨씬 높은 정가 탓에 오히려 아울렛 소식만 기다리는 역효과가 발생됐다. 미국에서도 노선을 바꾸어 중저가 할인매장으로 입점을 시켰지만 소비자들에게 스스로 브랜드 가치의 하락을 인정하는 모습만 보여준 꼴이다. 


결국 지금 언더아머의 부진은 자신들을 너무 믿은 이사진에게 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본인들의 이미지는 분명히 있어야한다. 하지만 고객의 반응을 적절히 여과시켜 적용해야한다. 고객이 시시각각 원하는 것은 변하고, 그게 트렌드기 때문이다. 그것을 읽지 못하는, 또 읽으려고 하지 않는 브랜드가 살아남기란 어렵지 않을까 


브랜드에 필요한 신선함


언더아머 x 에이셉 라키 (출처: 하입비스트 코리아)/뉴발란스 x 노리타케 (출처: 뉴발란스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요즘 스포츠 브랜드와 전혀 다른 분야의 셀레브리티가 협업하는 것은 전혀 생뚱맞은 일이 아니다. 나이키와 트레비스 스캇, 아디다스와 칸예 웨스트는 패션시장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여겨진다. 이런 협업은 브랜드에 어색함이 아니라 신선함을 주입시켜 줄 수 있다. 언더아머도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바로 에이셉 라키와의 협업이다. 구찌의 모델이었을 정도로 이미 패션의 아이콘이었던 라키와의 협업은 상당히 신선했다. 이 당시 나에게 언더아머의 이미지는 헬스와 런닝뿐에 국한돼있었기에, 라키와의 보드화 협업은 언더아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라키와의 협업은 그것이 마지막이었고, 더 이상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언더아머의 결과물은 더락과의 기능성 의류 협업뿐이었다. 셀레브리티와의 협업에서 더 나아가 브랜드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브라이스 하퍼, 김연경 등 국내외의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언더아머의 소속인 만큼, 그들을 좀 더 활용한 커머셜을 펼쳐도 좋을 것이다. 직관적이고 귀여운 그래픽을 넣은 협업도 브랜드에게 신선함을 불어 넣을 것이다. 뉴발란스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노리타케와의 협업이 좋은 예시이다. 제품들의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고, 티셔츠와 에코백은 리셀로도 사기 힘들었다. 언더아머의 로고를 비튼 디자인같은 단순한 변화라도 고리타분해진 언더아머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미러 공식 홈페이지)/(출처: 네이버 블로그 '부자되는 경제공부')

 코로나가 장기화되자 홈 트레이닝(홈트)을 도전해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을 알려주는 유튜브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맞춰 룰루레몬은 홈 피트니스 기업 '미러'를 인수했는데, 미러는 거울을 통해 사용자에게 운동 프로그램을 서비스해주고 있다. 또, 터치스크린이 달린 자전거를 통해 실시간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펠로톤'은 미 대통령 바이든의 자전거로 이름을 알리며 홈트계의 넷플릭스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언더아머도 현재 자사 런닝앱이 있는데, 여기에 홈트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추가한다면 소비자에게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중간에 추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언더아머의 트레이닝 액세사리를 자연스럽게 광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게임 체인처가 될 수 있을까?


 위에서도 언급한 코로나 19의 장기화, 홈트족의 증가로 언더아머의 2020년 3, 4분기의 매출은 호실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단순한 매출이 장기적인 언더아머의 위치를 보장해주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언더아머는 기능성 의류의 성공에 힘입어 나이키를 위협할 정도의 게임 체인저였다. 하지만 그 다음의 스텝을 보여주지 못하며, 언더아머는 헬스장 밖을 나서지 못하고 있다.  퍼포먼스와 데일리함이 여전히 공존하는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연세대학교 영어영문 박준현

juunyeon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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