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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배달 시장, 우버이츠가 백기를 든 이유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9기 김희지




현대인의 흔한 주말 풍경 :


아침, 혹은 점심에 일어나 눈도 못 뜬 채 배달 앱을 켜서 한참 구경하다가 이러다가 평생 못 시키겠다 싶어 아까 꽤 괜찮아 보였던 베이커리를 들어가 본다. 일단 혼미한 정신을 깨워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제일 무난한 샌드위치 하나, 그리고 최소 주문 금액을 맞추기 위해 쿠키 두 개를 끼워 넣고 주문한다. 음식 좀 구경했다고 더 배 고파져서 굶주린 배를 잡고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열심히 염탐하다 보니 어느샌가 띵동!


이렇게 배달음식은 우리 삶에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어버렸다.


특히 코로나 19의 지속적인 감염 추세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배달앱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배달앱 시장은 예나 지금이나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라는 거대한 양대 산맥이 존재하기에 시장 진출 및 점유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버이츠는 이러한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야심 차게 한국 진출을 하였지만, 결국 2019년 10월 우버이츠는 2년 만에 한국에서 사업을 철폐한다는 보도를 냈다. 우버이츠는 한국 최초의 크라우드소싱 (공유물류) 기반의 배달 서비스이며, 미국, 일본, 여러 유럽 국가들 등 사이에서 꾸준한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왜 한국에서는 실패했을까?




우버이츠는 왜 사업을 철폐해야만 했을까?


필자는 이 기업의 사업 모델과 국내 배달 시장의 조사를 통해 크게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나누어 실패 원인을 분석해보았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우버이츠의 사업 진행 방식, 즉 내부적 요인에 조금 더 집중할 예정이다.


외부적 요인


외부적 요인을 간단하게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보자면, 모두가 알고 있는 배달 시장의 과도한 경쟁, 배민과 요기요의 높은 장벽, 쿠팡이츠의 등장 등이 있을 수 있다. 확실히 우버이츠는 업계의 후발 주자로서 점유율 확보에 불리했으며, 파격적인 서비스가 부재했음을 감안하면 기존 배달 시장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추후 출시된 쿠팡이츠는 우버이츠와 시장 접근 방식이 유사하다 못해 거의 동일하여 직접적인 경쟁 대상이 생겨버린 셈이다. 초기에는 이 둘이 유일한 크라우드소싱 기반 플랫폼이었지만 이후 배민커넥트, 부릉프렌즈와 같은 서비스들도 출시되며 우버이츠는 점점 잊혀지기 시작했다.


출처: 뉴시스


위의 차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식품 배달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는 업계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철수한 데에는 사업상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자, 그런 의미에서 우버이츠 실패의 내부적 요인을 한 번 들여다보자.



내부적 요인

   

1. 비즈니스 모델의 결함


우버이츠 코리아가 수익화를 하는 데에 있어 굉장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익 모델에 있다. 알려진 바로는 우버이츠가 가맹점으로부터 20%~30%의 수수료를 받고, 소비자로부터는 2000원 내외의 배달 팁을 받는다. 하지만 우버이츠는 배달 파트너(자전거를 기준으로)에게 4000원 정도의 배달 팁을 지급하는데, 여기에 여러 프로모션 요금 또한 고려한다면 최소 1만 7500원 이하의 주문 금액에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초기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중단기적으로 적자를 낼 수밖에 없지만, 손실을 보더라도 유저에게 돌아가는 명백한 베네핏이 있어야 하는데 우버이츠는 그게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소비자의 페인 포인트를 해소해 주는 요소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이후에 출시된 쿠팡이츠는 초기에 파격적인 2無 프로모션 (최소 주문비 無, 배달비 無) 을 통해 많은 유저들을 끌어모았다. 또한 빠른 배송을 내세워 타사 대비 평균 1.5배에서 2배까지 빠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비자가 배달앱 사용을 망설이는 가장 큰 두 가지 요소: 배달팁소요 시간에 대한 직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2. 현지화 실패


또한 우버는 미국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시킨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한국의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에서의 우버이츠 사업은 장점이 꽤 많다. 우버 교통망이 이미 다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 네트워크를 사용한다면 훨씬 더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우버 앱과의 상호 촉진 광고를 통해 프로모션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우버가 활성화되어있기 때문에 '우버'라는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우버 이츠가 한국 진출 후 내놓은 차별화 전략이라는 것이 유명 맛집, 새로운 한식 음식 배송이 다다. 한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배달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우버이츠의 전략은 새로울 것이 없다. 또한 출시 당시 (2017)에도 이미 많은 국내 배달앱도 맛집 배송을 시작한 터라 차별화 전략으로서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니 회사는 회사대로 적자가 나고, 고객은 고객대로 실망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3. 미흡한 UI/UX


밑에 배달의 민족, 그리고 우버이츠의 카테고리 화면을 보면 어느 것이 더욱 직관적으로 느껴지는가?

적어도 국내 사용자에게는 왼쪽 화면이 더욱 익숙할 것이다. 한 눈에 모든 선택지가 다 보이며, 카테고리가 분명하게 나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오른쪽의 우버이츠 화면을 보면 우선 직관성이 떨어지며 한 페이지에 모든 카테고리가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Sushi", "Ramen","Japanese"라고 적혀있는 카테고리가 보이는가? 스시와 라멘은 일식에 속하는 요리들인데 하위 카테고리도 아닌 메인 카테고리 페이지에 함께 표시되니 너무 산만하다. 또한 실제로 사용해보았을 때도 카테고리와 매칭이 안되는 음식점들이 많아 앱 개선이 시급해 보였다. 이러한 앱 설계는 유저를 고려했다고 할수 없다.

배달의 민족 홈 화면                                                                우버이츠 카테고리 화면



그럼 우버이츠의 실패를 막으려면?


물론 '이렇게만 하면 우버이츠는 망하지 않았을 거야!' 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필자가 실제로 이 앱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함과 비즈니스 모델의 분석을 통해 도출한 결론들을 바탕으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유저 확보와 유지에 더 많은 힘을 쓸 것.


배달앱을 포함한 많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유저 확보가 우선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초기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과 기존 고객들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 유출을 막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모바일 플랫폼의 경우 사용자 경험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버이츠의 기존 앱 인터페이스는 익숙하지도 않을뿐더러 불필요하게 많은 카테고리 때문에 줄어든 사용자 수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데이터 출처: App Ape   |    경쟁사였던 쿠팡이츠와 비교했을 때 식사용자 비율이 굉장히 낮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음


(위 데이터 참고) 70% 이상의 유저들은 월간 실행 일수가 0이라는 것은 그만큼 앱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뜻하는데, 서비스 만족도의 기본이 되는 UX가 사용자에게 불편감을 준다면 이미 레드오션인 배달 시장에서 굳이 우버이츠 곁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다.


둘째, 현지 상황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 재구성.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한국에서의 자영업자들의 상황에 맞춰 수수료를 조정하고,

한국의 배달 산업의 특성에 대해 더 많은 리서치와 배달 앱 유저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그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할 것.



셋째,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고객이탈 경로를 파악하여 유저가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모바일 UX에 수정하고,

직접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지 않아도, 사용자의 흔적과 데이터로 니즈를 발굴하여 적극적으로 반영하자.


뿐만 아니라 타사의 불만 접수 사항에 대하여 자사에 그와 비슷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폭리 문제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배민은 오픈 리스트 시스템을 개편하며 자영업자들을 위해 수수료를 낮추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 발생하였다. 만약 우버이츠가 이런 경우를 노려 수수료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해 줄 수 있다면 타앱을 사용하던 점주들과 소비자들에게도 어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제 2의 우버이츠가 되기 싫다면...


우버이츠에 대한 사업 개선 방안을 적다 보니 유저의 니즈에 대한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는데, 이는 플랫폼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위의 사례와 같이 해외 플랫폼을 국내로 가지고 온다면 특히 유저에 대한 리서치와 테스트 과정을 거쳐 피드백을 충분히 받길 바란다. 결국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도 유저, 수익 창출의 원천 또한 유저라는 것을 기억하길.




연세대 문화디자인경영 김희지

heeji24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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