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BIT 29기 이지연
추위가 지나가고 어느덧 '맥주의 계절, 봄'이 성큼 다가왔다.
현재 국내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업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2011년 이후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업계의 추정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을 50% 중반대, 하이트진로는 30% 초반대로 추정한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초록병 맥주 ‘테라’가 지난 2019년 3월 첫 출시된 이후 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는 요동치고 있는 현실이다.
국내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 →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 → 오비맥주로 이어지고 있다. 즉, 오비맥주의 1위 재탈환의 효자상품은 '카스'이다.
'카스'의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1) 첫째 ‘비열처리 맥주’ 차별화이다. '카스'는 제조 마지막 단계에 열로 살균하지 않고, 저온에서 살균한 비열처리 기술을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카스'는 특유의 톡 쏘는 맛과 갓 뽑아낸 생맥주나 다름없는 시원한 맛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2) 둘째, '젊은 맥주'라는 이미지를 각인하였다. '카스'는 젊은 소비자가 음용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마케팅을 지속하였다. 2017년 칸타 밀워드 브라운(KMB,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업)이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맥주 브랜드’에서 카스는 1위(43.3%)를 기록하였다. 모든 연령층(전국 만 19세 이상 55세 이하 성인 2,405명 대상)에서 선호도 1위를 차지하였으나, 특히 20대에서 전 연령층 선호도보다 1.5%P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 크게 비열처리, 젊은 맥주라는 차별화 전략을 거치며 '카스'는 2012년부터 부동의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야심작 ‘테라’에 의해 1위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맥주는 갈색 병'이라는 공식을 무너뜨리며 출시된 ‘테라’는 20~30대를 공략한 젊은 맥주로서의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다. 과거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처럼 ‘천연과 깨끗함’을 주 이미지로 내세우며 ‘청청라거’의 브랜딩 전략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기 시작하였다.
'카스'와 '테라'만 놓고 비교하면 여전히 '카스'가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닐슨코리아의 ‘2019년 국내 맥주 소매 시장 통계’에 따르면 '카스'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6.6%로서 '테라'의 점유율은 6.3%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테라'는 2020년 1분기 코로나 19 에 따른 비우호적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월 200만 상자를 상회하는 판매 규모를 기록하였다. 또한, 출시 한 달만에 3,193만 병 판매(330ml 기준) 기록은 과거 맥주 신제품들과 비교 시 매우 빠른 속도임을 고려했을 때 하이트진로의 성장 행진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의 턱밑까지 추격을 하고 있는 지금, 오비맥주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1) 첫째, 잦은 브랜드 이미지 변화이다. 현재는 '카스'는 ‘부딪쳐라! 더 짜릿하게!’ 라는 슬로건으로 EXO-SC가 새롭게 리뉴얼된 카스 캔을 부딪치는 광고를 사용하고 있다.
20∙30세대를 잡기 위해 '카스'는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며 소통을 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오비맥주의 마케팅 슬로건 표방에는 2019년 이후로 빈번한 교체 주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건 니 생각이고’ → 'YAASS’ → ‘JUST MADE’ → ‘캬~~카스' → '부딪쳐라! 더 짜릿하게' 로의 변화가 있었다. 잦은 마케팅 슬로건의 변화로 브랜드 정체성과 시장의 인지도 면에서 약해질 수 있다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2) 둘째, 타겟층 호응도 부족이다. 일례로 테라가 출시된 초기부터 1년까지 SNS 플랫폼에 기반한 데이터를 보자.
소비자 선호도를 파악하였을 때, '테라'와 '카스'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일평균 150-200개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테라'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구매 후기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는 카스가 한국의 20, 30대가 소셜미디어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에서 테라 대비 부진한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컨셉 적용에 대해서 젊은 소비자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셋째, 오비맥주가 2년여 만에 선보인 신제품 '한맥'의 판매 부진이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한맥'은 최소 2019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라는 취지 하에 연구 개발이 시작되어 약 2년여 끝에 탄생한 라거 맥주이다. '한맥'은 100% 국내산 고품질 쌀만을 사용하고, 실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한층 맛이 높아졌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테라’가 출시되자마자 보인 맥주 시장의 '녹색 바람'에 맞서기에는 ‘한맥’은 다소 초라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테라’와 유사한 초록병 특징에 '호주산 청정 맥아'를 강조하는 ‘테라’에 대비한 '한국산 쌀'을 내세우는 등 오히려 하이트진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평가절하할 수 있다. 즉, ‘한맥’은 ‘테라’의 상품성을 견제하는 맥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오비 맥주의 굳건한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일만한 매력적인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카스'를 통해 밀고 '한맥'을 통해 당기는 '밀당 전략'이다.
우선, '카스'가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한국 1위 맥주로 공고히 하기 위한 '밀기 전략'이다. 1)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각인이 필요하다. '카스'의 장점과 그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이미지 및 영상을 통한 시장친화적인 연구 및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2) '카스'는 유흥 및 업소용 매출의 비중이 가정용보다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서 이전까지 5대 5 정도의 가정용 시장과 유흥 시장 비중이 현재는 6대 4 정도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외식업보단 집밥을 먹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업소용 재고 문제로 인해 '카스'를 생산하는 청주공장 생산이 4주간 중단된 상황이 있었다. 코로나 상황을 대비하여 '홈술족', '가정 채널' 공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카스'의 유흥시장에서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가령, 테라와 진로이즈백, 참이슬과 연계한 '테진아, 테슬라' 마케팅을 차용하여 수도권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의 모색도 필요하다고 본다. '카스'가 2010년대 초반부터 1위를 달성하던 시기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마케팅이 흥행했었다. '카스'와 섞어 마시는데에 어울릴만한 다른 주류 혹은 음료 제품에 대해 연구를 하며 트렌드를 반영한 이름을 생각해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다음은 '한맥'이라는 신제품을 통해 흥미를 끄는 '당기는 전략'이다. '한맥'의 판매 부진에는 '한맥' 출시 시점과 연관이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늘어난 '홈술족'을 노리고 출시했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고객들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맛을 보고 새 브랜드를 인지해야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영업장에서의 판촉 행사가 어려운 것이 현실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대한 홈술족들이 '한맥'을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및 홍보 공간에 노출 노출이 필요하다.
'한맥'은 묵직하고 목 넘김이 매우 부드러운 특징이 있다. 청량감과 탄산이 특징인 '테라'와 맛의 차이가 명확하다. 개인적으로 '한맥'은 매운 안주와 함께 먹었을 때, 매운 맛을 달래주며 부드러운 목 넘김이 있어 잘 어울렸다. 홈술족이 맥주를 많이 구입하는 곳은 편의점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매운 안주류와의 콜라보 마케팅 전략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처럼 오비 맥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로 고객에게 각인시키는 것과 더불어 세련된 마케팅 전략을 기반한 도전적인 변화이다.
국내 주류 업계에서는 ‘10년 주기로 시장 1위가 바뀐다’는 말이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맥주가 등장하며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바로 '테라'의 초록빛 무서운 질주가 이어지고 있는 2021년 지금, 오비맥주는 중대 기로에 선 시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맥' 출시 두 달 만에 ‘올 뉴 카스’를 출시하며 카스를 리뉴얼한 바 있다. '테라'와 수제 맥주의 위기감을 반영한 선택이라고 해석된다. 앞으로 '카스'로 시장 1위 제품을 지키고, '한맥'으로 '테라'를 견제하는 ‘밀당 전략'을 기대해본다.
연세대 정치외교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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