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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Direct 2 Consumer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8기 최수연

약은 약사에게, 자동차는 딜러에게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사고파는 과정에 빠질 수 없는 단계가 있다. 바로 자동차 딜러들이다. 지난 100년동안 자동차의 유통구조에서 딜러들은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의 중간 다리의 역할을 해왔다. 자동차는 워낙 제조단가부터 높은 제품인데다가 디자인, 성능, 옵션 등 직접 보지 않고서는 구매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이런 관습을 깨고 직접 소비자들에게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가 있다. 유통구조 변화의 중심에 있는 테슬라의 '직접판매'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자. 



테슬라는 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까?


그 동안 딜러들이 제조사로부터 선구매한 자동차를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처럼 여겨졌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역시 각 지역마다 딜러 판매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협상 능력에 따라 같은 모델도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랐다. 또한 이러한 유통구조 속에서 프랜차이즈 가맹 자동차 판매점의 딜러들은 총 자동차 매출의 약 7%를 가져갔다. 


테슬라는 이러한 유통구조 판도를 거스르고 온라인 직접 판매를 추진했다. 전통적인 유통 구조를 뒤엎는 이러한 방식에 사회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따랐으나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시험운행으로 하고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등 노력 끝에 2013년에 직접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그렇다면 테슬라는 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려고 했을까? 

필자는 세 가지 이유를 추론해보았다. 

 

첫째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테슬라 디자인스튜디오, 테슬라

2013년 테슬라는 모델 S를 판매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 37개의 직판매장을 오픈하고 자동차를 정찰제로 판매하였다. 기존의 딜러 재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에 비하여 어딜 가나 동일한 가격과 딜러가 가져가는 수익을 제하니 가격적인 면에서 거품이 훨씬 빠졌다는 게 소비자에게도 체감이 된다. 뿐만 아니라 딜러와 옵션, 가격, 서비스 등으로 흥정해야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없애버렸다.  아예 매장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은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옵션을 적용한 목업 이미지를 보고 주문할 수도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 역시 동일하다. 

 

이는 이후 외국에 테슬라를 수출할 때도 똑같이 작용됐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외제차 수입업체가 현지가격의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추가 수익을 붙이는 것과 달리 테슬라의 자동차들은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한국의 가격과 미국의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둘째로, 직접판매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으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하남 스타필드의 테슬라매장, 동아일보

직판 매장 역시 기존의 대형 프랜차이즈 판매점의 형식에서 벗어나 쇼핑몰 내에 입점하여 꼭 필요한 매장 전시와 시험 운행에 대한 차량만 갖추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판매점에 차를 구매할 작정을 하고 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쇼핑몰에 방문했을 때 가볍게 매장에 방문해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이들이 모두 구매자가 되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실제 매출과 무관하게 잠재 고객들을 매장으로 불러일으키는 '콜투액션(Call to action)'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격 경쟁력이다. 

 중간 유통 과정인 딜러들이 빠지면서 테슬라의 모델들은 비슷한 성능의 다른 자동차 모델들보다 합리적인 가격처럼 느껴진다. 또한 마진율을 높이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로 다른 자동차회사들의 마진율이 10% 중반대인 것에 비하여 테슬라는 20%를 넘어섰다. 중간 유통 과정이 간단해지면서 제조사가 가져가는 파이가 커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테슬라의 뛰어난 성능에 비하여 구매비용을 기존 비-프리미엄 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언택트 판매에 적합한 직접판매 방식 


2013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테슬라는 직접 판매 방식을 고수해왔다. 물론 텍사스 주를 비롯한 몇몇 주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직접판매 방식은 금지이고 그간 이러한 직접판매 방식을 따라하는 제조사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흐름이 달라졌다. 자동차 역시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열풍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급감하자 자동차 제조사들은 너도 나도 온라인 판매 채널을 마련하기에 바쁘다. 작년 중국의 알리바바에서는 1초에 55대를 팔았고 국내의 11번가에서도 폭스바겐의 티구안 2500대를 완판하였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데에 더이상 심리적 장벽을 느끼고 있지 않다. 딜로이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60%는 온라인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다른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앤드설라반은 밀레니얼 세대가 자동차의 주 소비자층이되는 2025년쯤에는 세계적으로 온라인 차량 판매량이 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유리한 포지션 차지한 회사가 테슬라이다. 이들은 직접 판매 방식을 이미 2013년부터 고수해왔기 때문에 자체 온라인 판매 플랫폼(테슬라 디자인스튜디오)도 잘 구축되어있다. 이제와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판매채널을 만들고 있는 다른 회사들에 비해 테슬라는 작년부터 구매자 혼자 테스트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다. 처음부터 온라인 판매를 고려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동차가 '온라인으로 팔리지 않는 최후의 소비재'라는 것도 이제는 옛말


테슬라의 직접 판매 방식에도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판관비다.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닌 자체 매장이므로 매장 운영비용과 인력비용을 회사가 충당해야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마진에도 불구하고 실제 흑자가 크게 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향후 온라인 판매의 비중이 오프라인 판매를 앞지른다면 이러한 직접판매 방식의 고질적인 문제도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자동차 온라인 유통의 시대를 앞당겨온 것 같다. 전기차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된다면 온라인 구매는 물론이고 점검 역시 소비자가 알아서 셀프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자동차 딜러들의 역할은 영영 사라지는 걸까? 그렇다기보다는 이들의 역할이 구매 전 상담과 사후관리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언택트 시대에 자동차 유통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참고자료 : 딜로이트 <미래 자동차 유통의 혁명> 



연세대 산공17 최수연

csyeo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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