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9th BITor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Private Brand, 투-트랙 전략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8기 이상민

  PB(Private Brand)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저렴하게 받아 유통업체가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붙여 파는 상품을 말한다. 해당 점포에서만 판매된다는 점에서, 전국 유통채널 구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제조업체 브랜드 NB(National Brand)와 반대된다. 말이 다소 어려웠다면, 이마트의 ‘노브랜드’,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그리고 3사 편의점들에 구비되어 있는 값싼 과자를 떠올리면 된다. 이 예시들의 교집합은 ‘가성비’로 추출된다.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최근에는 심지어 온라인 쇼핑몰까지 우후죽순 PB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모두가 뛰어든 가성비 출혈 경쟁으로 일부 유통업체들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프리미엄 PB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성비와 함께 NB 수준의 품질과 가격을 갖춘 제품을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이다. 



왜 PB일까? 


 1. 온라인과의 경쟁

 PB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성장 정체기에서의 탈출구였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인건비, 임대료 등이 적기에 기존 오프라인 유통회사는 같은 제품을 두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PB는 가격경쟁에서 온라인을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일반적인 제조상품인 NB의 유통구조는 제조업체가 상품을 기획, 생산 그리고 마케팅까지 담당하며, 중간 업체가 상품을 납품하고 최종 유통업체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다. 반면 PB상품의 유통구조는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하여, 제조업체에 상품 생산을 직접 의뢰한다. 제조업체는 유통업체의 요구에 맞춰 상품을 생산하고 납품한다. 유통을 기반으로 제조를 강화하는 것이다. 유통업체는 마케팅 비용과 중간 유통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직거래를 통해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의 제반비용을 낮춰 가성비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원하는 가격을 설정할 수 있고, 제조업체에 안정적인 판매망을 제공하여 마진율 협상에 유리한 포지션을 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PB 제품이 NB에 비해 약 24~29% 저렴하다.  


2.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이윤을 위해 양적, 질적 성장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양적인 측면이라면 점포 수를 늘려 유통망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는 대량 구매로 물품을 납품 받는데 있어 가격 협상력을 가질 수 있고, 물류와 재고관리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으며, 소비자와의 물리적인 거리를 좁힐 수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포화상태를 이루고, 골목 상권에 대한 보호를 위한 규제, 영업 시간 제한 등의 조치로 더 이상 양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 이에 질적으로 성장 전략을 다변화하여 우리 점포에 와야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든 것이다. 다른 유통 채널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고, 제품 차별화는 기업 브랜드 차별화로 이어진다. 이에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매출 중 PB의 비중이 2010년 10%에서 2019년 36.2%로 성장하여 기존 제품들을 위협하고 있다. 


3. 경제 불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

 사회 전반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저비용 고효율의 ‘가성비’ 소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다. 대량의 무한리필 가게의 등장과 비슷한 결로 PB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다. 또한 소비라는 행위를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지만, 적은 가격으로 부담을 적게 느끼게 하는 심리적인 기제도 작용했다. 노브랜드 PB 제품 자체를 보았을 때는 제품의 본질적인 부분만 갖추고 필요 없는 부분은 줄임으로서 품질 만족, 가격 인하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반면 어떤 성분과 특징을 빼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는지 명시함으로써 품질에 대한 신뢰는 유지할 수 있었다. 게다가 포장 디자인에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에 PB 상품이라면 ‘싸구려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PB 제품을 한가득 담기에는 눈치를 보던 소비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노브랜드는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에만 투자한다는 브랜딩에 집중하여 PB 소비에 대한 인식을 ‘스마트한 컨슈밍’으로 포지셔닝하였다.



 왜 PB 투-트랙 전략인가?


  PB 투-트랙 전략은 가성비에 초점을 둔 제품뿐만 아니라, 기존과 다른 고가 그리고 프리미엄 품질의 상품을 함께 만들어 파는 것이다. 너도나도 뛰어들어 지나친 초저가, 가성비 경쟁으로 소비자 또한 PB 상품에서 좋은 품질을 찾기 시작했다. NB 수준과 비슷한 품질을 제공해야 선택받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기존 PB를 만들 때는 먼저 가격을 설정하고 개발을 도입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가성비에 초점을 두었다면,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에는 ‘체감 품질’을 먼저 설정하고, 적절한 가격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대해 ‘싸구려’ 제품만 판다는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프리미엄 PB 브랜드임 ‘시그니처’(Homeplus Signature를 런칭하였다. ‘Selected with Pride’라는 슬로건으로 품질, 차별성, 지속적인 사용 만족도를 고려하여 엄선한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다. 또한 포장재에 판매자가 상품을 추천하는 이유도 기재했다. 프리미엄 상품과 고객의 접점을 이루고, 추천할 수 없는 상품이라면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현대홈쇼핑 또한 프리미엄 패션브랜드 ‘라씨엔토’와 실용성 그리고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밀라노 스토리’를 투-트랙 전략으로 내세워 P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두 라인에 대한 방송 편성을 강화하여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연세대학교 노어노문 이상민

peter950904@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나이키, 아마존 떠나고 D2C로 승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