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윤지영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그렇다. 우리는 “배달의 민족” 이다. 이름에 알맞게 2020년 국내 배달 앱 시장은 17조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 12월 기준 배달의 민족 월 사용자 수는 1715만명에 달했다. 실제로 한 통계에 따르면 배달음식 서비스를 활용하는 한국 소비자는 약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무려 전세계 평균인 약 27%의 두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반면 이런 통계도 있다. 2020년 전세계 배달 시장 규모가 약 1113억 달러 중 중국의 시장 규모는 약 515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큰 배달 시장 규모에 해당한다. 단순히 중국의 인구가 많아서라기에는 기업의 성장 속도가 심상치 않다. 중국의 대표 배달 플랫폼 美团点评(메이퇀 디엔핑) 은 상장 2년만에 시가총액 약 288조원에 달하여,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에서 시가총액 3위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중국에서 교환학생을 지내던 때, 친구가 알려준 첫번째 필수앱은 바로 “메이퇀 와이마이(美团外卖)”었다. 파격적인 할인률, 저렴한 배달팁, 다양한 종류 등등 "중국은 배달앱도 정말 크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메이퇀 와이마이는 중국 소셜커머스 회사 메이퇀과 음식점 평가 앱 1위인 디엔핑이 2015년에 합병한 “메이탄 디엔핑”의 배달앱 플랫폼이다. (여기서 와이마이(外卖)는 중국어로 배달을 의미한다.) 현재 메이퇀 와이마이에는 약 600만개가 넘는 상점이 입점해 있으며 이용자 수는 약 5억명, 라이더 수만 약 399만 명, 일평균 2000만 건 주문으로 남다른 규모를 보여준다. 메이퇀 와이마이, 배달의 민족과 무엇이 다르길래 그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
다음은 메이퇀 와이마이 앱 구동화면이다. 좌측에서부터 음식, 디저트, 마트, 야채과일, 의약품 카테고리가 있다. 메이퇀 와이마이는 일찍이부터 단순히 음식 배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배달 서비스에 추가하였다. 1년 전 배달의 민족에서도 “비마트”를 도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배달이 단순히 포장 음식만에 국한하지 않기 시작했다.
메이퇀 와이마이가 배달의 민족보다 앞서 다양한 품종을 도입한데에는 그 기반에 차이가 있다 생각한다. 메이퇀 와이마이는 메이퇀의 자회사로, 메이퇀은 배달서비스 이외에도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음식점 예약, 항공권, 숙박권 예약부터 공연 표까지 다양한 상품을 아우른다. 이외에도 공유자전거, 승차 공유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소셜커머스 회사를 기반으로 한 배달 앱인만큼 일찍이부터 다양한 종류를 배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메이퇀은 배달 이외에도 소셜커머스와 공유자전거 등등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메이퇀 내에는 자체 페이가 존재하는데, 이 페이를 개설할 경우 할인률이 더 적용되고, 연동하여 다른 앱에서도 해당 페이를 사용가능하다. 일종의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처럼 쓰이는 것이다.
그럼 배달 플랫폼 내에서 자체 페이가 활성화될 경우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 우선,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메이퇀 와이마이에서는 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어떤 음식을 선호하는지, 언제 배달을 시키는지, 그럼 이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쿠폰을 언제 발송해야 할지를 판단한다. 나아가 메이퇀 와이마이는 이 페이를 기반으로 최근에 전용대출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금융상품 등 다양한 사업으로도 확장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다.
배민 또한 자체 페이가 존재하지만, 활성화가 잘 되었느냐에는 의문이다. 배민 페이 또한 일찍이부터 출시되었으나 눈에 띄는 할인혜택이 없어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했고, 최근 들어 배민 현대카드를 출시하여 이목이 집중되었으나 차라리 네이버 페이 혜택이 더 좋다는 등 소비자들의 냉철한 평가를 받았다.
배달의 민족과 메이퇀 와이마이의 공통점이라 하면, 둘다 AI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 직원 1400여 명 중 30%가 엔지니어라는 기사도 있을만큼 AI 기술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배달앱 골칫거리인 가짜 리뷰를 걸러내는 등의 기술을 개발해 내 배달의 민족을 테크 기업이라 칭하는 경우도 있다.
메이퇀도 마찬가지이다. 메이퇀은 AI 연구 인력을 1만명이나 두었는데, 이들은 고객이 구매/검색한 제품을 플랫폼 상단에 노출하여 자연스럽게 추가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평균 약 2000만 건의 주문과 배달을 더 효과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AI 기술을 활용해 편의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이외에도 메이퇀은 무인기기 배달 전략, 조달 알고리즘, 자율주행 차량 배달,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 등을 개발 중이다. 특히 2~3년 안에 무인 배송 시스템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메이퇀은 보다 다양한 배달 상품군, 자체 페이 활성화, AI 기술 투자 등을 통해서 배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물론 이들의 성장 속도와 능력은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 배달 시장이 결코 뒤쳐지지는 않는다. 위 세가지는 배달의 민족도 메이퇀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 중이며, 빠르게 서비스를 도입해 나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전체 60%가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는 “배달의 민족”이기 때문에 그 발전 가능성은 그 이상일 것이다.
연세대학교 중어중문 윤지영
12judy@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