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9기 정승훈
프라이머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 및 멘토링을 진행하는 액셀러레이터이다. 지난 2020년 4월 22일 진행된 18기 프라이머 데모데이(스타트업을 홍보해 투자, M&A, 구매, 채용, 홍보로 이어지는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에서는 프라이머 측에서 투자하고 멘토링한 총 9개의 스타트업들이 피칭을 진행하였다. 스타트업에 대해 다루는 유튜브 EO 채널을 통해 프라이머 데모데이를 접한 필자는 카메라 기반 리뷰 검색 서비스 'Ainbr'의 위스키 검색 서비스에 관심이 갔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와 폰트로 쓰인 위스키의 라벨을 사진 촬영 한 번으로 검색할 수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이후 가격 및 구매 가능 장소까지 제시하여 해당 위스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는 점에서 기술성과 수익성 측면의 확실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EO 대표 김태용은 피칭 이후 피드백에서 'Whizzky'라는 서비스를 언급하며 Ainbr의 디자인과 성능이 더욱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이에 어떤 측면에서 차별점을 가지는지 궁금해진 필자는 Ainbr와 Whizzky를 각각 사용해보고 둘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Ainbr와 Whizzky의 공통점은 두 서비스 모두 사진을 기반으로 위스키 라벨을 스캔하여 정보를 도출해 내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 위스키에 관한 정보를 구글링할 때 있어 너무 많은 정보와 너무 긴 글의 양을 처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를 잘 짚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해당 기술은 위 사진에서 보듯 다양한 디자인과 폰트를 사용하는 위스키 라벨들을 반복적인 머신러닝을 통해 인식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구현하기 쉬운 단계의 기술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 기업 모두 사용자들의 촬영 데이터를 활용하여 점점 더 검색 정확도를 높여가고 있다.
또 다른 공통점으로는 리뷰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리뷰의 유형은 이후 차이점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기본적으로 리뷰 기능을 두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해당 위스키를 처음 경험해보는 사용자가 사용을 결정함에 있어 타 사용자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inbr와 Whizzky는 서비스 범위, 스캔 직후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기능, 스캔 처리 과정에 있어 차이점을 보인다. 이상의 차이점들은 Ainbr의 프라이머 피칭 자료 및 Whizzky의 개인적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되었음을 밝히며, 그렇기 때문에 실제 타 사용자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Ainbr는 2명의 한국인으로 이뤄진 국내 기업이지만,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IOS 어플리케이션 기반 서비스만을 제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Android기반의 갤럭시 유저인 필자는 Ainbr를 사용해 보지 못했다. 반면 Whizzky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고 했기 때문에 IOS와 Android 어플리케이션을 모두 제공하며, 웹페이지(https://www.whizzky.net/index)를 통해 위스키 관련 뉴스 제공 및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리스트업한 정보를 제공한다. Android 사용자로서 접근성은 Whizzky가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한다.
Whizzky는 Android 기반 어플리케이션 기준 스캔 직후 nose-taste-finish의 단계에 따라 위스키의 맛을 판단한 결과가 포함된 개인적 시음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한다. 맛을 주관적 기준에 따라 맛있음~맛없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그 맛을 Barley sugar, Fresh Fruit, Plum, Vanilla, Sweet, Floral 등으로 레이블링할 수 있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Official Notes를 통해 객관적 정보 또한 제공하며 위스키의 '맛'에 대한 정보를 중요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Whizzky에서는 해당 위스키를 Collection, Wish List, Favourites 리스트에 각각 포함시킬 수 있는 버튼을 UI 내에 포함하고 있어 나만의 위스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inbr는 사진 스캔 이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가격과 특징이다. 해시태그 형식으로 해당 위스키의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또한 Ainbr도 타 사용자들의 리뷰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 리뷰는 맛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사용 경험'에 추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해당 위스키가 포함된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종의 소셜 미디어와 비슷한 역할을 리뷰를 통해서 행하고 있으며 맛에 대한 주관적 레이블링보다는 위스키와 함께한 경험과 위스키 자체에 대한 주관적 리뷰를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차이점은 해당 위스키를 살 수 있는 판매처와 해당 판매처 당 가격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Ainbr가 위스키를 새로 사려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Whizzky 측의 자료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Primer Demoday 피칭에 따르면 Ainbr는 사진 촬영 시 위스키 잔여량에 따라 구매 상황과 소비 상황을 구분하여 다른 정보를 제공해 주고자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둔 서비스를 제공하는 Ainbr가 고객을 세분화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Ainbr와 Whizzky를 비교하며 양측이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Ainbr는 위스키를 소비하는 경험 자체에, Whizzky는 사용자 경험 중 맛에 초점을 두고 있다. 위스키 또한 기호 식품이기 때문에 Ainbr 측에서 Whizzky의 장점을 받아들여 레이블링을 통해 맛에 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리뷰 기능을 구체화한다면 Ainbr를 통한 정보 검색량과 구매 전환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Ainbr에서 커머스 기능을 추가하거나 판매처와 파트너십을 맺는다면 수수료 및 광고 수익을 통한 추가적 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IOS만 서비스하고 있는 Ainbr가 가능하다면 Android 및 Windows 등 다양한 OS에 호환이 되는 서비스를 구축한다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폰 사용과 위스키 소비 간에 상관관계가 존재하는지는 조사를 통해 검증할 일이지만 유의미한 결과가 없다면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미국 시장 뿐만 아닌 인도, 유럽 시장을 공략해 볼 것을 추천한다. 글로벌 시장 조사 및 컨설팅 업체인 입소스(IPSOS)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위스키 소비량 1위 국가는 인도, 2위 국가는 프랑스라고 한다. 인도 위스키가 '위스키'이냐 '럼'이냐(유럽에서는 당밀을 주로 활용한 인도 위스키를 럼으로 취급한다)는 차치해 두고 Ainbr에서 인도와 유럽 시장에 맞춰 UI 튜닝이 적용된 서비스를 수출할 수 있다면 수익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O의 김태용 대표가 언급했듯이 Ainbr는 UI 측면에서 판매처마다 다른 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고 해당 판매처의 위치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위스키 잔여량에 따라 상이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등에서 Whizzky에 비해 뛰어난 점이 있다. 이는 2명의 창업자가 완성했다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는 수준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위스키 계의 Vivino가 아닌 Ainbr 그 자체로서 비교불가한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100조의 위스키 시장을 이끌 수 있는 Ainbr로 성장하면 좋겠다.
연세대 경영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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