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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오피스의 쌍두마차,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9기 이지연



공유오피스, 많이들 들어보셨죠? 


출처 = 위워크 홈페이지 사진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위워크가 서울 강남역 인근에 공유오피스를 내면서 한국에서 공유오피스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 현재, 이제는 공유오피스를 경험해본 소비자 및 새로 문을 여는 공유오피스의 이름을 듣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공유오피스는 기존 오피스와 달리 개인 업무를 위한 전용공간 외에 회의실, 라운지, 바 등 활용도 낮은 공용공간을 다른 임차인과 공유하는 형태의 오피스를 의미한다. 1인 사무실 등의 책상단위부터 수백 명이 상주할 수 있는 중대형 면적 단위까지 임대 규모 및 기간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워크 vs 패스트파이브  


국내 공유오피스 '쌍두마차'는 미국계기업 '위워크'와 토종 업체 '패스트파이브'이다. 물론 글로벌로 비교하면, 패스트파이브는 위워크가 상대가 안 된다. 위워크는 공유 오피스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만든 회사이자 글로벌 코워킹 스페이스 시장 최대 기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21510393651976


위워크가 여러가지 요인으로 주춤하고 있을때, 패스트파이브는 공격적으로 지점 수 확대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2015년 2월 1호점을 연 이후 현재 서울 주요 지역에 27개 지점(계약 기준)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패스트파이브의 전체 공유오피스 지점 수는 위워크(20개)를 제쳤다고 알려져있다. 


패스트파이브가 지점수 확장 등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아직 '압도적인 1위'라며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위워크의 실패 요인에 대해서 분석하고, 위워크가 선두에 자리매김하는 전략에 대해서 제안해보고자 한다. 




위워크 위기 요인   


위워크는 스타트업 성공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기업 중 하나였다. 임대업이라는 전통적인 시장에 협업,공유라는 키워드를 녹여내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IPO에 실패하면서 기업가치가 곤두박질 쳤고 '위워크의 실패가 공유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소프트뱅크가 3조원(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였으나, 이후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56조원(470억원)에서 10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워크의 위기가 요인 중 첫째, 위워크 사업의 본질을 잃었기 때문이다. 위워크의 성공 DNA는 임대업이 아닌 네트워킹, 협업, 새로운 형태의 기업 문화이다. 실제로 위워크는 유사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끼리 묶는 특화 사무실 전략으로 기업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2019년에 들어오면서 기업 공개에 초점을 맞춰 과도하게 지점 확대를 추진하였다. 이로 인해 위워크의 성공 DNA가 점차 없어지고 임대 사무실의 이미지로 바뀌게 되었다. 


둘째, 무리한 지점 확대로 인해서 적자의 폭을 키웠다. 한국에 위워크는 2019년 당시 선릉889빌딩에 '위워크 선릉 3호점'을 오픈하며 지하 1층부터 19층 건물 전체에 입주하였다. 당시 위워크 관련 기사를 보면, "2019년에도 위워크는 빠른 속도로 지점을 오픈하며, 프리랜서,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 멤버까지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이라는 내용과 같이 무리한 확장을 단행하였다. 이로 인해 위워크의 재무 정보를 담은 서류가 2019년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도달하면서 위워크는 ‘요란한 빈 수레’ 였음이 온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2016년부터 2019년 9월까지 순손실액은 무려 48억3970만 달러. 현재의 현금 손실 속도(분기당 7억 달러)로 볼 때 2019년 6월 기준 위워크가 가진 현금(25억 달러)은 2020년 1분기에 동이 나는 상황에 이르렀다. 성장잠재력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인지조차 불투명해진 것이다.


셋째, 경쟁자들이 위워크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경영으로 위워크의 고객들을 빼앗았다독점적인 시장 점유 시절에는 합리적이라고 평가받았던 비용도 경쟁자들이 대폭 낮추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더불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실패하면서 여러 장점을 내세운 새로운 경쟁자들에게 점유율을 빼앗겼다.




앞으로 패스트파이브의 전략은? 

첫째, 과도한 지점수 확대 지양


최근 한국거래소에 패스트파이브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였다. 이에 일부에서는 위워크의 사례를 들며 공유오피스 자체에 대해서, 그리고 패스트파이브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위워크의 문제일 뿐 공유오피스의 실패가 아니다"라고 평가하지만, 위워크의 위기 요인을 잘 곱씹어서 리스크를 줄여야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고 본다. 


우선, 과도한 지점수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 작년 위워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 을지로 지점의 일부를 정리하며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다운사이징에 돌입하였다. 반면, 패스트파이브는 26,27번째 지점인 광화문점과 선릉 2호점을 오픈하는 등 새로운 지점을 개척하며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출처 = 코람코자산신탁 ,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로나19 사태에도 외형 성장세가 이어진 것은 창업붐이 지속된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지난해 스타트업 등 신설 법인 수는 전년(10만9000개)보다 4000개 늘어난 11만3000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대기업과 IT기업의 분산 근무 수요, 중소·중견기업들의 사옥 임대 수요까지 더해져서 패스트파이브 또한 트렌드에 맞게 빠르게 지점수 확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패스트파이브의 외형 확대를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이는 선두업체라는 지위를 유지하여 매출이나 투자 등에서 격차를 벌리기 위한 것으로, 업체의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공격적인 외형 확대로 볼 수 있다. 위워크의 IPO 진출 역시 외형적으로 급성장한 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하지만 사실상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이 공급 면에서 과포화 상태에 가깝기에 과도한 지점 확대는 오히려 위기에 봉착하게 될 수도 있다. 



앞으로 패스트파이브의 전략은? 

둘째, 공유오피스 이외 다른 가치를 둔 확대 시도 필요


공유오피스라는 가치 외에도 다른 가치를 둔 확대를 시도해야 한다.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기존 오피스 시장의 고급화 시장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고급화 시장으로 간다는 점에서 향후 패스트파이브의 공유오피스 자체에 대한 확장세를 계속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특히나 외형적으로 일정 이상 성장한 공유오피스 기업의 경우, 기존의 임대료 등만으로는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패스트파이브 대표 인터뷰를 보면, "패스트파이브는 플랫폼을 구축해 수만 명을 모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표적인 예로, 패스트파이브는 실무 교육 스타트업 '패스트캠퍼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뒤에,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입주사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패스트캠퍼스는 누적 고객 48만명, 매출 420억원을 돌파하면서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 패스트캠퍼스


패스트캠퍼스와 같은 교육 콘텐츠 전략과 같이, 파이브파이브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층에게 다른 가치를 더해서 줄 수 있는 확대가 필요하다. 프리랜서, 1인 사업자, 스타트업 고객들과 더불어 대기업 고객들까지 그들에게 공유 오피스 외에도 다른 가치를 둔 외형적인 확대를 적극 검토하여, 기존 공유오피스에서 보다 더 확대하는 시도를 해야할 것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공유경제의 신화였던 위워크가 위기를 맞으며 공유오피스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패스트파이브가 "위워크만의 위기!" 라고 얘기하기 위해서는 앞서 제시한 위워크의 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전보다 업그레이드 해야한다. 


패스트파이브는 임대업과 부동산업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강하기에, IPO 상장이나 투자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설득하고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기에 앞서 제시한 전략들을 통해서 '한국판 위워크'가 아니라 '패스트파이브만의 서비스'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연세대 정치외교 이지연

jiyeon110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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