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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도 좀 살자~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BIT 28기 최진우


아오.. 코로나!!!


        코로나 19는 우리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대면 접촉이 곧 감염으로 이어지는 시국에, 사람들이 직접 모이고, 체험하는 것을 주 수입원으로 꼽는 산업들은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2020년 중순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에버랜드, 롯데월드, 이월드 같은 대형 종합 유원시설의 매출은 급감했다.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주요 워터파크 5곳의 2020년 6월 15~21일 1주간 입장객은 작년 동기 85.3%나 급감한 수치를 보였다고 한다. 이 특정 기간을 매출 감소의 규모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5014억원에 달한다. 국내 종합 유원시설 367곳 중 2020년 6월 기준 코로나로 휴업 조치를 한 곳은 29.4%를 달했고, 평균 휴업일 수도 반년동안 74.4일을 기록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종합 유원시설들의 재정 상태 악화는 곧 고용불안으로도 직결된다. 실제로, 디즈니는 2020년 9월, 약 직원 2만 8000명을 해고했고, 2021년 상반기까지 직원 약 3만 2천명을 해고했다.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월트 디즈니 (출처: 신한금융투자)

        대면 접촉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돌아가는 실물 테마파크 산업에 코로나 19라는 찬물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타격을 남겼다. 산업의 반이상이 날라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상황을 원망하고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국내 주요 테마파크들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과연 그들은 상황을 역전시킬 돌파구를 찾았을까? 



피해를 최소화하자


          위에 대한 대답을 내리자면, 현재로서는 유의미한 돌파구를 찾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내 테마파크, 에버랜드 역시 코로나를 피해가진 못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방문객의 약 60.8%가 감소했다. 작년 대비 수능 시기를 고려해봤을 때는 거의 80~90% 정도 방문객들이 줄었다. 이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고자 에버랜드는 2021년 6월부터 변동가격제의 시행을 예고 했다. 변동가격제란, 계절이나 요일에 따라 기준 요금이 달라지는 제도를 뜻한다. 기존의 요금이 대인 5만 6000원, 소인 4만 4000원이라면, 변동가격제가 적용될 시 요금은 A (대인 6만원, 소인 4만 8000원), B (대인 5만 6000원, 소인 4만 4000원), C (대인 5만원, 소인 4만원)으로 바뀐다. 이때 A요금은 23일 동안, B요금은 93일, C요금은 67일동안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가장 가격대가 높은 A요금은 9,10월 매주 주말과 11월 첫째주 주말, 그리고 추석 연휴에 적용된다. 가장 저렴하게 책정된 C요금은 6월 셋째주 평일부터 7월과 8월의 평일에 적용이 된다. 시기별 요금의 차등을 통해서는 에버랜드는 첫째, 테마파크 이용에 대한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코로나 19를 의식해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방지하고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질 것이다. 


        이랜드 계열사인 대구 이월드도 2021년 3월, 자유이용권과 입장권의 가격을 연령대별로 각각 3000원씩 인상했다. 6월부터는 연간회원권의 가격 역시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가격적 조정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진 않지만,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방문객들은 줄지만, 고정비용은 계속 지출이 일어나는 상황이니, 기존 방문객들에게 받는 돈을 늘려야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안타까운 상황인 것이다. 


        국내 테마파크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롯데월드는 실내이고, 더 비좁은 인상을 준다는 점에서 코로나 19이후 에버랜드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롯데월드는 직접적인 가격 인상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코로나에 맞서 수시 방역, 거리두기,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관람형 놀이기구의 운영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늘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방문객들이 모이게 해서는 안 되는 상황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비어있는 롯데월드의 모습 (출처: 서울경제)



방문객을 분산시켜라!


        물론 코로나 상황은 언젠간 끝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국민의 대다수가 백신 접종을 진행했고, 연말에는 우리나라 역시 백신 접종이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그 전에 테마파크들은 현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한다. 기존의 기구들을 이용하고, 실물 테마파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필자는 두가지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2021년 어린이날 때 몰려있는 인파로 많은 비판을 받은 에버랜드  

        첫번째 키워드는 분산이다. 2020년 중순쯤, 사람들이 코로나가 끝났다고 방심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에버랜드에 몰려 있는 관객들의 사진이 SNS에 퍼지게 되었고 사람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몰려있다”라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퍼부었다. 이 사건은 에버랜드가 돈에 눈이 멀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수용하고 거리두기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했다. 사실, 이는 합리적인 지적일 수 있다. 코로나 19시대에 모여있다는 것은 곧 감염되기 쉬운 상태를 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버랜드와 같은 대형 테마파크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되, 그들이 한 군데에 몰려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효과적인 분산을 위해서는 우선 간접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다. 에버랜드가 그랬 듯, 탄력적인 가격 운영제를 실시해 사람들이 많이 모일 것 같은 날에 더 높은 요금을,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을 것 같은 날에는 낮은 요금을 매기는 것이다. 또 하나의 간접적인 분산의 키는 어트랙션에 있다. 사람들은 주로 흥미진진한 이벤트를 경험, 신비로운 구조물을 보거나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테마파크를 방문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은 주말에 진행하는 이벤트를 줄이고 평일로 분산을 시킨다면, 이 역시 간접적으로 방문객의 파이를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는 테마파크의 운영 방식을 비대면 혹은 비접촉으로 바꾸는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장소는 매표소나 가장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 앞, 혹은 테마파크 안의 식당일 것이다. 이에 대한 주문, 결제 방식을 전면 모바일화 한다면,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적인 아이디어로는, 아예 인기있는 시간 별 입장 제한 인원을 설정해 사전 신청으로 진행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명시적으로 나와있는 인원 수를 보고, 그 시간대를 피하거나 특정 시간대를 미리 사수해 입장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키워드는 재미이다. 사실 테마파크의 가장 큰 유입 요인은 재미이고, 이는 주로 평소 경험해보기 힘든 롤러코스터나 사파리, 혹은 퍼레이드 등에서 온다. 이를 급진적인 메타버스 시스템이나 기존의 모형물들을 활용해 새로운 AR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리스크가 커보인다. 코로나 19의 시대도 백신의 등장으로 인해 점차 끝이 보이고 일부 미국의 지역에서는 노마스크도 허용되고 있다. 따라서 첫번째 키워드인 ‘분산’에 맞춰 앞으로 다가올 몇 개월간의 ‘재미’도 능동적으로 바꾼다면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가령, 인기가 있는 놀이기구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벤트 혹은 퍼레이드를 진행하는 것, 혹은 철저한 예약 시스템을 통한 놀이기구 탑승이 있을 것이다. 



글을 마치며


         모두를 지치게 하는 코로나 19는 유독 테마파크 산업을 더 못살게 굴었던 것 같다. 실물로 다가오고 많은 인파와 같이 이를 즐기는 것이 테마파크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기에, 코로나는 산업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기 보다는 매출에 피해를 줬다라고 평가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2022년에는 테마파크 산업이 다시 살아나, 필자 역시 마스크를 끼지 않고 에버랜드에 방문하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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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언더우드학부 경제학 최진우

jimmy08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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