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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 와인의 세계에 빠져봐!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9기 김희지

"You can't buy happiness but you can buy wine, and that's kind of the same thing"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외식 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의 상황에 놓였다.

레스토랑, 공장, 경매장 모두 문이 닫았다.

그럼 와인 산업은 망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오히려 성장하고 있으며 더 부흥할 것이다.


1987년에 처음으로 국내 와인 시장이 개방된 이후로 작년 처음으로 인당 연간 와인 소비량이 한 병 (750ml)를 넘었다. 물론 일본 (인당 3L 이상)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해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에 근미래에 국내 와인 시장은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코로나 19 이후로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으며, 와인바 돌풍이 일어날 정도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와인 수입사들에 의하면 작년 한 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20-5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19 이후 와인 시장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1) 집에서 머무는 시간 증가 : 혼술, 훔(home)술 트렌드 확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외식 산업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이른바 혼술족들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dl 길어지다 보니 사람들은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거리들을 찾게 되었는데, 그 결과 혼술, 혼술 등이 트렌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의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주류 음용 장소 변화’ 설문에 따르면 '집'에서 마신다고 응답한 비율이 46.4%에서 87.3%로 급증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혼술, 혼술을 넘어 홈바(bar)까지 인테리어나 분위기에 더욱 신경 쓰게 되었다. 그런 만큼 소주나 맥주보다 분위기를 더 챙길 수 있는 주종을 구매하게 되는 경향이 생겼다.

출처: FORTUNE KOREA


2) 와인에 대한 인식 변화 : 대중화, 일상화

기존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프랑스어가 섞인 생소한 와인 용어를 논하며 진입 장벽을 높였다면, 이제는 마냥 어렵게 생각했던 와인이란 존재가 점점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와인을 다양하게 판매하는 만큼 와인은 어렵고 낯설다는 이미지가 많이 희석되었다. 특히 주류 특화 매장이 별도로 있는 편의점 이마트 24의 경우에는 작년 월별 와인 매출이 10% 이상씩 성장하였으며 5월에는 2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이맘때쯤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이 편의점 와인 매출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국내에 초저가 와인이 많이 출시되어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하기 어려웠던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도 와인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한 이마트 관계자는 지지난해 "4900원짜리 초저가와인 '도스코파스'를 출시한 후에 유사 유통 업계에서도 저가 라인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렇게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상품의 구매 장벽을 현저히 낮춘 것이 와인의 대중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3) 다양하고 독특한 와인에 대한 수요 증가

가성비 좋고 인지도 높은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은 물론 꾸준히 많지만, 내추럴 와인이나 '제3세계 와인' 등 새롭고 희소가치가 있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ㄴ늘었다. 내추럴 와인은 이름처럼 '자연적이게' 옛날 방식을 사용하여 제조하는 와인을 뜻한다. 보존제를 따로 넣거나 불순물 여과 공정을 거치지 않아 다소 탁한 색감을 띠지만 이 또한 내추럴 와인의 매력이라고 한다.

 

또한 신대륙 와인 (칠레, 미국, 호주)에 이어 '제3세계 와인' (조지아, 아르헨티나, 남아공 등)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와인의 종주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산 와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지에서 생산된 와인을 유통하며 점차 고도화되고 파편화된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또한 술을 마시고 취하는 목적이 아니라 맛있게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해 주는 와인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4) 주세법 개정안 시행 : 온라인 판매 개시

O2O 플랫폼의 성장이 코로나19로 가속화되어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한 상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언택트 쇼핑이 일상화 되었는데, 절대 건드릴 수 없을 것 같았던 주류 판매까지 온라인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신분 확인을 위해 구매 및 결제만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수령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와인 구매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쇼핑몰 내에서 자체적으로 발급하는 쿠폰, 카드 할인 등으로 오프라인 구매에 비해 10 %, 많게는 15%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비대면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대면 결제보다 온라인 결제에 더 익숙해져있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실제로 신세계 백화점은 올해 4월부터 개정된 주세법이 시행된 후 SSG에서 진행한 이벤트와 온라인 판매를 모두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5.9%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했다. 매출만 별도로 살펴보면 온라인 판매를 통해 발생한 일 매출이 대형 백화점 오프라인 와인 매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와인,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앞으로도 와인 시장이 지속 가능한지 파악하기 위해 아래의 몇 가지 요소를 먼저 살펴보겠다.


1) 대형 유통사의 온라인 판매 진출 : 접근성 증가

앞서 언급한 신세계 온라인 몰 이외에도 편의점 주류 앱 서비스인 GS25의 THE POP 와인 25 플러스, 세븐일레븐의 와인/주유 예약 주문, CU 편의의 포켓 CU 와인숍샵, 이마트 와인 포인트와 스마트 오더 등 주요 편의점에서도 온라인 판매를 본격적으로 개시하게 된 것을 보아 앞으로의 온라인 주류 판매의 확장 가능성은 충분히 기대할만하다.



2) 오프라인 셀프 테이스팅을 대체하는 와인 콘텐츠

사실 와인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테이스팅 하거나 매장 직원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본인에게 맞는 와인을 찾아나가는 것이 와인 쇼핑의 묘미라고들 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이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와인 구매의 핵심 키인 '추천'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면, 답은 바로 콘텐츠다. 유튜브나 기타 SNS에서 와인 전문가, 혹은 아마추어들이 와인 관련 지식 및 추천 콘텐츠를 만들면 이 정보들을 통해 소비자들은 오프라인과의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온라인으로도 믿고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 콘텐츠가 업로드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재생산될 가능성도 높으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와인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어 와인의 대중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 우리가 남이가? : 조직 사회에서 개인화 시대로

코로나 시대에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며, 조직에 대한 막연한 충성심보다 개인의 취향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인 만큼 주류 시장 또한 개인 및 가족 단위에 맞춰지고 있다. 또한 이미 한차례의 팬데믹을 겪으며 혼술/홈술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오히려 더욱 자연스럽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


4) 외식 산업의 침체를 이겨낸 와인바

뿐만 아니라 현재 외식 업계가 위태로운 상황임은 맞지만 와인바만큼은 지금도 핫플레이스 오브 핫플레이스로, 특히 성수동, 한남동, 을지로 등을 중심으로 분위기와 맛 두 가지를 모두 누리고 싶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다. 


따라서 필자는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성장하는 와인 산업이 근미래에도 꾸준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본다.



시장은 그저 변화할 뿐 그에 유연하게 대처할 방법만 찾아낸다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와인 산업의 생존이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연세대학교 문화디자인경영

heeji24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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