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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대체육, 20억 할랄 인구를 잡아라!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9기 김희지


고기 없는 제육볶음, 우유 없는 치즈, 당류 없는 설탕...


이게 무슨 모순일까 싶지만, 현재 다수의 푸드테크 기업들은 이러한 대체식품을 개발하는 데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대체육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남다르다. 빌 게이츠부터 손정의, 제프 베조스, 최태원 회장 등 투자계의 큰 손들이 주목하고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최근 대체육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에는 비욘드 미트나 임파서블 푸드와 같은 거대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역할이 크지만, 역사적으로 따져보면 한국이 대체육에 대한 이해도 또한 낮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60년 후반대부터 '콩고기'나 '밀고기'라는 이름으로 식량 부족 및 자원 낭비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다만 그 당시에는 콩고기가 단순 "대체품"의 색이 강했다면, 지금의 식물성 고기는 "푸드테크"의 핵심으로 '진짜 고기'의 맛을 내기 위해 국내외 대기업들이 거대 자본을 투입하며 개발에 힘 쏟고 있다.


출처: pwc

작물, 농업 및 토지 이용에 대한 VC의 투자금액과 건수를 살펴보면 50% 이상으로 "대안 식품 온실가스 저감 단백질" 산업으로 자본이 모이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특히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의 성공경험으로 인해 더 많은 투자자들이 대체육에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의 대체육 시장에도 점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자본의 흐름을 통해 시장의 전망을 예상해본다면, 대체육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산업이라고 감히 예측해볼 수 있겠다. 









국내의 LEADING 대체육 기업 : 바이오믹스테크 (viomix tech)


필자는 현시점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유의미한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국내 대체육 기업들 중 총 두 곳을 선정하였는데: 1) '언리미트'라는 곡물 기반 대체육 브랜드로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지구인 컴퍼니와 2) '고기대신' 시리즈 상품을 연구/개발하고 판매하는 푸드테크 기업 바이오믹스테크다. 지구인 컴퍼니는 현재 이미 홍콩, 유럽 등으로 수출을 하고 있는 반면에 바이오믹스는 아직 국내 시장에서 머물고 있다.


바이오믹스테크는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는 푸드테크 기업으로 대두, 완두, 밀 등 식물성 단백질 원료를 활용하여 실제 고기의 맛과 식감, 향을 가장 가깝게 구현해내며 실제 고기와 견주었을 때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맛과 향, 식감 등이 모두 뛰어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출처: 중소기업뉴스). 지금까지 출시된 '고기대신' 제품들은 다음과 같다 : 비건 양념갈비살, 비건 궁중떡볶이, 비건 제육볶음, 베지 치킨너겟, 비건 돈까스, 비건 떡갈비, 그리고 베지 오징어링으로 도저히 식물성으로 구현해낸 제품이라고 믿기 힘든 라인업이다. 또한 해당 기업은 위 제품들과 같은 식물성 대체육의 주원료인 분리대두단백 조직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생산시설을 보유한 국내 유일한 업체"로서, 앞으로 더욱 커질 대체육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처럼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고, 국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수출 경험이 없는 바이오믹스테크가 해외에서도 가능성이 있을지,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접근을 해야 할지 등 필자가 생각하는 성장 전략을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이쯤 되면 생길 수 있는 궁금증 하나 :

Q: 진짜 고기는 놔두고 가짜 고기에 이렇게 까지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 필자는 이에 대해 수요 측면에서 크게 2가지로 1) 가치에 의한 소비, 2) 신념에 의한 소비로 나누어 보았다.


우선 가치에 의한 소비환경, 동물 복지, 건강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비욘드미트의 패티와 일반 소고기 패티를 비교해 보았을 때 비욘드미트 제품의 수자원 사용량은 무려 99%, 토지 사용량은 93%, 온실가스 배출량은 90%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University of Michigan, CSS). 따라서 친환경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대체육은 매력적인 옵션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공장식 축산의 비윤리적 측면이 조명되며 채식주의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소비자층이 이에 반응하였다. 건강적인 측면에서는 성장호르몬, 포화 지방 등의 염려로 육류 섭취를 줄이거나 간헐적으로 채식으로 지향하는 플렉시테리안( flexitarian) 또한 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신념에 의한 소비이다. 우선 신념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종교로 꼽아보자면, 이슬람교만큼 먹는 것에 대한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 종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슬림은 무려 인구의 1/4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종교는 생활의 일부가 아닌 생활 그 자체로 코란을 (이슬람 성서) 일상의 계율로 삼으며 살아간다. 대표적으로, 이슬람 사회에는 율법에 따라 할랄 음식과 하랄 음식으로 나누어 허용, 금지되는 음식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아랍어로 '할랄 (halal)'은 '허용할 수 있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인다. '하람 (haram)'은 이와 반대로 허용되지 않은 음식을 가리키며, 넓게는 율법상 금기시되는 모든 것을 뜻한다 (출처: 교육부). 육류의 경우, 돼지고기는 엄격히 금지되어있으며, 야생동물을 제외한 가축의 경우 이슬람식 도축 방법인 "다비하(Dhabuhah)"에 따라 도축했을 경우에만 섭취할 수 있다. 이렇게 육류에 대한 기준이 타 식품 군에 비해 까다로운 만큼 비건 (vegan) 식품에 대한 할랄 인증 수요가 늘어나게 되었다. 특히 무슬림이 먹지 못하는 돼지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수출할 경우 현지에서 많은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대체육 시장의 새로운 접근법 :


이미 많은 대체육 기업들이 타깃하고 있는 가치소비 시장이 아닌, 신념에 의한 소비를 하는 무슬림 소비자를 겨냥한 할랄 시장에 진출한다면?


사진 출처: Trazy

할랄 인증 기준에 부합하려면 여러 단계의 인증 절차와 까다로운 원료 검사를 거쳐야 한다. 동물성 원료가 함유된 식품을 제조할 경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돼지나 돼지로부터 파생된 것들, 또는 "비할랄적인" 방법으로 도축된 육류를 사용하지 아니하며, 피나 부유물 또한 사용 금지 대상이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처럼 동물성 제품에 대한 제약이 많은 만큼, 식물성 제품으로 인증을 받는 것이 수출에 더 유리하다. 이후 성공 사례로 다시 언급할 수출용 불닭볶음면 또한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제품으로 할랄 인증을 받아 해당 국가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거치면서까지 할랄 시장에 진입을 해야 하는 이는 무엇일까?


1) 세계 할랄 시장 규모

할랄 시장은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무슬림 소비자를 보유하고 는 유망한 시장으로, 이들이 먹고, 바르고, 쓰는 할랄 시장 규모는 2조를 넘어 곧 3조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출처: foodtoday). 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에서 두 번째로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은 바로 식품이다. 심지어 할랄 제품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비무슬림 소비자들의 수요가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무려 1조 7000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할랄푸드 시장은 국내 식품 기업에게는 그야말로 긁지 않은 복권이 아닐 수 없다.


2) 말레이시아 할랄 시장 현황

특히 세계 할랄 시장의 허브인 말레이시아는 8년 연속 이슬람 경제를 이끌어갈 정도로 경쟁력 있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kotra). 나아가, 말레이시아는 이슬람협력기구인 OIC(Organisation of Islamic Cooperation)의 회원국과도 무역 관계가 탄탄하며, 최고의 사업/투자 환경을 보유한 국가로 선정된 전적이 있다 (출처: 2019 CEO World Maganize).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할랄 인증인 JAKIM 또한 말레이시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할랄 무역의 주요 촉매제 역할을 하는 MIHAS를 개최하는 등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할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인구의 60% 이상이 무슬림인 만큼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다.


미국의 최대 정육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 타이슨에서 런칭하는 대체육 제품의 첫번째 아시아수출국으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만큼, 대체육에 대한 수요 또한 충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대체육 카테고리의 매출이 매년 5.3% 씩 성장을 보이며 팬데믹으로 인하여 더욱 성장하고 있다고 밝혀졌다 (출처: malaymail). 다만 타이슨의 대체육 제품들은 모두 할랄 인증을 받았지만, 대체적으로 버거 패티, 소세지, 치킨 너겟 등으로 구성되어있어 미국인들의 식습관에 맞춰진 반면, 말레이시아인의 식습관은 한국과 비교적 유사하며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말레이시아의 탄탄한 무역 관계 및 투자 환경, 높은 할랄 인구 비율, 그리고 대체육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는 현시점이 시장 진출에 적합하다고 본다.


[ 할랄 시장 진입 성공사례 ]

앞서 간단히 언급한 수출용 불닭볶음면의 경우 국내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동남아에서 대박을 터뜨리게 되었다. 2020년 기준 동남아에만 1,000억 원 규모의 불닭볶음면을 수출했으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물량만 해도 400억 원어치를 넘어섰다 (출처: KITA). 국내의 한 떡볶이 업체는 수출용 "컵볶이"를 할랄 인증을 받았으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동 및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떡볶이 열풍이 일고 있다. 떡을 상온 보관하려면 보통 주정 처리를 하는데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 이 과정을 생략하고 자체 기술로 상온 저장이 가능하게 했다. 자사 떡볶이 해외 수출 물량의 35%가 할랄 떡볶이”라고 밝혔다 (출처: 경향비즈). 이러한 케이스들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할랄 시장을 이해하고 공략하여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상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 출처: 인사이트



"할랄 시장 진출? Ok, but how?"

'바이오믹스테크'는 어떻게 할랄 시장성공적인 진출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진출 및 성장 전략을 크게 세 가지 스텝으로 나누어 : 1) 할랄 시장 초기 진입 방법과 2) 말레이시아의 할랄 시장 공략법,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대입하여 3) 바이오믹스테크만의 전략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1) 할랄 시장 초기 진입 방법

가장 먼저, 할랄 시장이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만큼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다소 뻔하게 들릴 수 있지만, 새로운 문화권에 진출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리서치와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사업적 실패는 물론 문화적 갈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할랄 시장 진입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이슬람 윤리관에 대한 이해와 무슬림에 대한 신뢰 구축, 그리고 할랄 인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2) 말레이시아의 할랄 시장 공략법

필자는 성공적인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 국내 수출 여건 및 현지 시장 여건을 분석해보았다.


[ 국내 수출 여건 ]

[강점]

- 한류 문화의 확산으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냄

- 2013년에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할랄 인증 JAKIM의 동등성 인정 획득

[약점]

- 높은 생산 원가로 현지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 열세


[ 현지 시장 여건 ]

[강점]

- 한국 문화 및 상품, 음식에 대한 관심도 증대

- 건강 및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인해 건강식으로 인식되는 한국 식품의 인기 상승

[약점]

- 가격에 민감한 소비패턴을 가져, 저가격 제품 선호

- 할랄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식품 기업들 간의 경쟁 심화


필자는 위와 같은 요소들을 고려하여 말레이시아 수출 전략을 아래의 단계별로 도출해보았다.

1. 할랄 인증

2. 말레이시아의 식문화에 맞는 제품 개발 및 맛의 현지화

3. 시장 세분화


3) 바이오믹스테크만의 현지 진출 전략

마지막으로 앞서 설명했던 내용들을 종합하여 도출된 바이오믹스테크만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할랄 인증

바이오믹스테크의 '고기대신' 제품들은 대두단백이 주원료가 되는 만큼 하람(금지) 식품에 해당되는 GMO 콩을 사용하지는 않는지 정확한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Non-GMO 콩을 사용할 경우 해당 인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알코올이 사용되지 않는지도 꼼꼼히 확인하여 할랄 인증을 획득하는 데에 문제없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2. 말레이시아의 식문화에 맞는 제품 개발 및 맛의 현지화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말레이시아에서 자주 소비하는 육류 종류는 무엇인지, 어떤 형태으로 많이 조리하는지 등에 대해 현지 조사를 진행하여 어떤 제품을 수출할지, 또는 어떻게 변형할지를 고려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또한 삼양의 수출용 불닭볶음면 사례처럼 R&D를 통해 "메가브랜드"를 형성하여 현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군 확대를 통해 폭넓은 소비자층을 확보하는 방향도 있을 것이다 (출처: 푸드뱅크).


3. 시장 세분화

지역별 소비 수준 및 유통 채널 분석 후 선택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한국 식품 특성상 현지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인구가 밀집되어 있으며 현대적 유통매장들이 집중되어있는 도시 위주로 판매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시에는 쿠알라룸푸르, 수방 자야, 다만사라, 방사르, 페낭 및 조호바루, 쿠칭과 같은 대도시를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특히 '고기대신'의 대체육 제품은 건조 콩고기와는 다르게 냉동으로 유통되고 판매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최신식 유통 환경이 필수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마무리하며...

바이오믹스테크가 과연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 있는지, 없는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혹여나 관계자분이 이 글을 발견하게 되신다면 동남아의 할랄 시장을 꼭 한 번 고려해 보셨으면 좋겠다. 가치 소비의 트렌드를 이끄는 미국, 유럽 등의 흔한 선택지가 아닌, 해마다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며, 할랄 식품의 소비량이 가장 많은 말레이시아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경험이 향후 바이오믹스테크가 20억 인구의 할랄 식품 시장을 점유하는 대체육 기업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지 않을까?




연세대 문화디자인경영 김희지

heeji24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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