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0기 김민지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컨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동시에 소비할 수 있다. 이는 컨텐츠 생산의 벽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사실을 의미하는데, 실제로 높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과 '보람튜브 채널', '소련여자 채널' 등을 통하여 나이와 성별, 국적 등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컨텐츠 생산자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다.
유튜버의 영향력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실제 지상파 채널을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는데, 이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던 그들이 시사, 연예,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출현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tvN 놀라운 토요일 방송에서 '입짧은 햇님'의 고정출현을 통해 이를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유튜버들의 진출분야는 컨텐츠 산업 뿐만 아니라 식품 산업부터 의류 산업까지 유튜버들의 손을 거치는 산업군들을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점점 더 커져가는 유튜버의 영향력에 대한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유튜버들의 수입 창출은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하나의 이슈로 작용한다. 유튜버들의 수익은 사람들의 추측에 따라 백만원이 되기도, 십억원이 되기도 한다. 이는 해당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어떤 분야의 영상을 제작하느냐에 따라 조회수이외에도 PPL, 광고료, 라이센스비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수익 창출 방식은 유튜버들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높은 변동폭을 지닌 수익이라는 점에서 불안정성이라는 문제점을 초래한다.
실베로 2018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크리에이터 250명을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통하여 큰 수입 편차와 낮은 만족도가 확인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한 달 5000만 원의 수입을 창출하는 유튜버가 있는 반면, 유튜버를 주업으로 삼고 있음에도 한 달 5만 원의 수입을 창출하는 경우 또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유튜버들의 월평균 소득은 536만원이었지만 중간값은 150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통하여, 높은 소득을 올리는 일부 유튜버가 전체 평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수입 창출의 유형 또한 참고해볼 필요가 있는데, 조사 결과 광고 수익이 전체의 43.9%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시청자들의 후원(24.2%), 홍보·판매(20.7%), 임금(11.2%) 순으로 이어졌다. 해당 지표들을 통하여 유튜버라는 직업에 대한 불안정적인 수입 창출 현황을 알아볼 수 있다.
그렇기에 유튜버들은 더 이상 변동하는 조회수와 불규칙적인 PPL과 광고료에 의존하여 수익창출을 이루지 않는다. 여기서 강조되는 부분은 바로 유튜버만의 아이템을 판매하는 커머스 산업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유튜브에서 상품기능이 추가될 정도로 유튜버의 캐릭터성을 강조하여 이뤄지는 상품 판매가 이들의 큰 수입창출의 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동시에 이는 채널이 보유한 팬덤을 공고히 하며 유튜버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도 볼 수 있어, 이들로썬 놓칠 수 없는 중대한 자원이다. 실제 국내의 다양한 유튜버들이 의류부터 이모티콘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의 캐릭터성을 부여한 아이템을 자체생산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사례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해당 과정을 서포트하고 세계 어디서든 편리하고 빠르게 상품구매를 지원하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유튜브는 영상 컨텐츠에서 상품 구매 항목을 추가하는 이커머스 기능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실제로 이번해부터 유튜브 내 쇼핑 기능이 추가되었고, 현재까지 많은 유튜버들이 해당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 현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2021년 샌드박스측에서 국내 최초로 유튜브의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되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맞춤형 커머스 플랫폼인 ‘머치머치(Much Merch)’ 플랫폼을 정식으로 선보였다. 이는 유튜브 상품 기능을 활용하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플랫폼을 주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머치머치를 활용할 경우 상품 기획 의뢰부터 상품 디자인 및 제작, 고객 서비스 응대까지 기획부터 수입정산까지의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브랜드적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해당 서비스는 소량 상품의 맞춤제작이 가능하며, 주문과 함께 실시간 제작이 이뤄져 재고처리가 간편하다는 점에서 1인이나 소규모의 유튜브 채널 또한 커머스 산업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진입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머치머치의 편리성을 강조한 서비스는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큰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머치머치는 157명의 유튜버와 28개의 브랜드와 협업하여 자체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아래 사진과 같이 신비아파트부터 문명특급까지 다양한 유튜브 컨텐츠 생산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상품에 대한 다양성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머치머치의 편리성과 유용성이 가장 극대화될 수 있는 나라로 어디일까? 필자는 아래의 근거들을 통하여 일본의 진출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일본은 유튜브 컨텐츠 생산이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이다. 해당 현상의 원인으로는 전문 방송인들이 유튜브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사회적 상황을 들 수 있다. 일본에서는 1980년경 만담 개그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의 지상파 개그 채널은 심각한 포화상태에 빠졌고 이후 유튜브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학자 오타 쇼이치는 ‘과거 일본에서는 개그맨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꼭 TV에 출현해야만 했다. 하지만 현재도 유명 개그맨 3인방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등 시간이 지나도 개그계의 구조가 바뀌고 있지 않고 있다. 신인 개그맨은 설자리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일본 유튜브는 구독자 1010만명을 보유한 '히카킨', 구독자 957만명을 보유한 '하지메사쵸' 등 경쟁력 있는 유튜버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는 현황이다.
동시에 살펴보아야 할 점은 일본의 ‘버츄얼 유튜버’이다. 최근 메타버스의 성행으로 3D 모델링을 통해 이뤄진 버츄얼 캐릭터를 바탕으로 온라인 활동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그 중 일본은 버츄얼 유튜버로써 해당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버츄얼 유튜버의 시초라 불리는 ‘키즈나 아이’의 경우 2016년 활동을 개시하였고, 현재는 약 30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그녀는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2018년 일본정부관광국의 공식 홍보대사로 임명된 바 있다. 이외에도 100만 구독자을 보유한 ‘카구야 루나’, 50만 구독자를 보유한 ‘네코미야 히나타’ 등 일본의 버츄얼 유튜브 시장은 점점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본은 컨텐츠 생산자를 성별, 나이, 국적에서 더 나아가 비인간 존재까지 포괄하는 방식으로, 유튜브 내의 내수시장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굿즈 문화는 1980년대 일본의 ‘오타쿠’문화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애니메이션, 게임, 비디오 등의 대중문화에 몰두하며 취미를 공유하는 문화를 통하여 해당 분야를 전문가 이상으로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의 포스터나 사진, 캐릭터 상품 등을 수집하는 소비문화가 성행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상품 전개가 현재의 굿즈 문화의 시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오타쿠’는 ‘특정 분야에 이상할 정도로 열중하는 반면 사회 소통과는 단절되어 있다’는 의미로 통용되며 부정적인 이미지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굿즈 문화는 연예인, 스포츠, 음악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가며 대중화되었다. 현재에는 일본의 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취미 활동 전반을 ‘오타쿠 활동’으로 파악하며 ‘오시’문화라는 이름으로 해당 문화생활 유형이 긍정화되고 있는 현황이다. ‘오시’란 ‘추천한다’라는 의미로 남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문화생활로 해석할 수 있으며, 국내의 ‘최애’라는 신조어와 유사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일본의 ‘미디어환경연구소’에서 실시한 컨텐츠 팬들의 굿즈 소비 행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팬들은 평균 4.2개의 장르에서 평균 7만 4,502엔의 굿즈를 소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시에 다양한 산업에서도 이러한 '오시'문화를 반영한 마케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에서도 '推し活(오시상품)' 카테고리를 따로 마련하는 등의 모습을 통하여 일본 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몰입하고, 해당 과정에서 굿즈를 구매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소비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다.
일본은 높은 경제 수준과 반대로 낮은 디지털화가 이뤄진 국가 중 하나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600명 규모의 디지털 전담 조직인 디지털청을 신설하는 등의 노력을 기하고 있다. 일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지원은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에 큰 영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재팬의 e커머스 소매업 영업 본부장 스즈키 타이카이는 ‘코로나 재난으로 인해 소비자의 생활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제품의 구매뿐만 아니라 정보수집, 동영상까지 모든 활동이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하며 일본의 디지털 소비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음을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일본 소비자들 또한 디지털 환경에 대한 높은 적응성을 보이며, 전자상거래에 대한 디지털 사업 환경이 빠르게 정착되어 가는 추세이다. 추가적으로 일본의 조사업체에서 진행된 소셜 미디어별 구매 영향력 현황을 살펴볼 경우, 매체별로 정보를 찾는 방법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유튜브의 경우 대부분의 분야에 있어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을 바탕으로 알아봤을 때, 해당 컨텐츠에 등장한 아이템을 소비로 직결할 수 있는 커머스 서비스의 도입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머치머치는 다양한 유튜버와 브랜드 등과 협업하여 이들만의 디지털 거래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버츄얼 유튜버를 위한 개별 페이지 운영은 이뤄지고 있지 않은 현황이다. 이들은 브랜드 페이지 한 켠에 ‘버츄버 샵’이라 포괄하여 다양한 버츄얼 유튜버의 상품을 일괄적으로 판매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국내에 아직 대중화되지 않는 버츄얼 문화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일본 컨텐츠 크리에이터를 타겟팅하기 위해서는 버츄얼 유튜버에 대한 개별적 서비스 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서비스가 해외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가장 강조되는 사항은 바로 해당 국가에 대한 문화,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이 가지는 문화적 특징점은 ‘신뢰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감정적 교류를 이뤄가는 문화로 단시간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 인상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머치머치’는 일본 진출 과정에서 장기적이고 주기적으로 해당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정책과 사회적 상황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분야의 온라인 컨텐츠가 빠른 속도로 생산되고 동시에 소비되고 있는 현황이다. 하지만 아직 해당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일본 디지털 소비시장은 과도기적 단계를 거쳐가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은 머치머치를 비롯한 IT기업의 일본 진출에 있어 가장 적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감성을 두드리는 친근한 이미지와 클릭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편리성은 분명 일본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연세대 사회복지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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